서울 ‘지옥철’ 해소 고육책은 ‘좌석 없애기’
내년부터 4·7호선 출퇴근 시간대 가장 붐비는 열차칸 2곳
“불편 증가” 우려…서울교통공사 “효과 측정 후 고쳐갈 것”
서울교통공사가 출퇴근시간 혼잡도를 줄이기 위해 지하철 4·7호선 열차 일부 좌석을 들어낸다. 좌석 공간을 확보해 혼잡한 환경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더 불편한 승객 경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섬세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서울교통공사는 내년 1월 출퇴근시간대에 운행하는 지하철 4·7호선 일반좌석 일부를 제거한다고 1일 밝혔다. 주요 환승역의 출구 계단과 가까운 칸이 가장 붐비는 만큼 해당 위치에 있는 열차칸 2곳 의자를 들어낸다는 게 공사의 설명이다. 양쪽 끝에 있는 노약자석은 유지된다.
하지만 혼잡도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자리가 빈다고 해도 그만큼을 사람들이 채울 거라 결국 혼잡도는 똑같을 것” 등의 비판이 제기됐다. 공사는 의자를 없앤다고 승객들이 더 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자체 분석 결과 칸별 혼잡도가 최대 40%까지 완화된다는 것이다. 공사 관계자는 “출퇴근시간대에는 승객이 일정 위치와 일정 시간에 이용하기 때문에 이 조건이 그대로인 상태에서 공간이 새로 생기면 혼잡도를 줄일 수 있다고 보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교통공사 관계자는 “2005년 접이식 의자를 설치했는데 사람들이 다치거나 의자 고장 등으로 포기했다”며 “아예 두 칸 정도 의자를 없애보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호 서울교통공사 사장은 “시내버스도 출입문 부근 의자를 들어내고 등받이로 바꾸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승객을 많이 태우려는 것이 아니라 혼잡도를 줄이려고 하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의자를 없애는 것이 더 불편한 승객 경험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는 지적한다. 김진유 경기대 도시교통학과 교수는 “벽면까지 사람들이 들어차게 되면 위험할 수 있고, 내릴 때 더 많은 사람들을 제쳐야 해서 좋은 대안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민재홍 한국철도기술연구원 기획조정본부장은 “(정책 효과는) 출퇴근시간대 승강장에서 열차를 못 타고 보내는 승객이 없다는 것이 전제”라며 “워낙 혼잡도가 여의치 않으니 할 수 있는 걸 다 해본다는 차원으로 보이는데 시간대를 잘 선정해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공사는 장기적으로 열차 추가 투입도 추진할 방침이다. 4호선 3편성(30칸), 7호선 1편성(8칸) 도입을 계획하고 있다. 좌석을 없앤 칸은 시범 운영하면서 효과를 측정하겠다는 계획이다. 백 사장은 “출퇴근시간대 증회운행, 혼잡도 안전도우미 배치 등 혼잡도를 낮추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유경선 기자 lights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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