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건 이름과 나이뿐인데”…이민 후 45년 만에 형제 상봉
[KBS 대구] [앵커]
이민을 간 뒤 가족과 연락이 끊긴 80대 재미동포가 45년 만에 동생과 재회했습니다.
단서는 동생의 이름과 나이뿐이었지만 경찰에 도움을 청한지 6시간만에 만날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45년 만에 상봉한 형제를, 박준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전기 기술자로 일하다 미국인 동료의 권유로 1978년 이민길에 올랐던 윤화식 씨.
바쁜 외국 생활과 잦은 이사 탓에 고국에 있는 누나, 동생들과 어느샌가 연락이 끊겼습니다.
그리움에 애만 태우다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한국에 온 건 일주일 전.
단서는 11살 터울 막냇 동생의 이름과 나이뿐이었습니다.
오래 살았던 대구로 와 경찰에 도움을 청했습니다.
[김태완/대구 중부경찰서 실종 전담팀장 : "주민등록을 모를 경우에는 특정조회라는 걸 활용하게 되는데, 일치되는 점이 있는지 그걸 확실하게…."]
실낱같은 기대를 안고 경찰서를 찾은 지 불과 6시간 뒤, 기적처럼 동생과 재회할 수 있었습니다.
헤어질 당시 30살 청년이었던 막냇 동생도 이제 75살 , 주름살이 깊게 패인 노인이 됐습니다.
[윤광식/동생/75살 : "(형님이) 살아 계시는지 변을 당하셨는지 궁금한데 실질적으로 올해 전혀 꿈도 못 꿨던 일이 벌어진거에요."]
강산이 네번 넘게 바뀌는 사이 여섯 형제 자매 중 셋은 세상을 떠났습니다.
어릴적 돌아가셨던 부모님의 묘소를 찾아 인사도 올렸습니다.
[윤화식/형/86살 : "(부모님 산소를 갔으니) '저승에 계신 분들도 반갑게 맞이했을 거다. 건강하게 둘이서 왔으니까….'"]
막냇동생과 함께 인천에 사는 다섯째 동생을 만나러 갈 생각에 들뜬 윤화식 씨, 동생들에 대한 사랑을 꾹꾹 눌러 담은 편지를 건넵니다.
["사랑하는 창식 그리고 광식아... 오랜 세월 동안 보고 싶었다."]
형제는 두 손 꼭 맞잡고 남은 여생, 함께 걸어가자 약속합니다.
KBS 뉴스 박준우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인푸름
박준우 기자 (joonw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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