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세 쏟아부은 앱, 폐지되거나 외면받거나
[KBS 춘천] [앵커]
코로나19 이후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들은 앞다퉈 여러 서비스를 담은 앱을 내놓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단 만들고 보자' 식의 사업으로 돈만 쓰고 사라지거나 외면받는 앱들이 수두룩합니다.
이현기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코로나 19가 한창이던 3년 전 강원도가 시작한 배달 앱 '일단시켜' 입니다.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을 없애겠다며 앱 홍보와 할인쿠폰 지원 등에 29억 원을 쏟아 부었습니다.
하지만 가입한 음식점은 강원도 전체의 10%도 안 됩니다.
주문 건수도 8월 3만 4천여 건으로 한 달 내내 한 곳당 10건에 불과합니다.
이용자로부터 외면받으면서 결국, 지난달 앱 자체가 사라졌습니다.
[조성근/원주시 우산동 : "친구들도 그걸로 (음식을) 시켜본 적, 그런 거는 들어본 적 없는 것 같아요."]
평창군 관광 안내 앱입니다.
3억 9천만 원을 들였지만 이용자는 하루에 한두 명, 관리가 부실해 일부 휴대전화에선 내려받기도 안 됩니다.
지역 문화행사를 안내하는 이 앱은 인터넷 홈페이지와 거의 똑같습니다.
[박유진/원주시 단계동 : "취지나 의도는 좋은 것 같은데, 세금으로 만들 필요성이 있을까, 의심이 살짝 듭니다."]
2021년까지 정부나 지자체가 만든 공공앱은 408개.
세금 609억 원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4개 중 1개가 폐지됐습니다.
상당수가 민간 서비스를 따라 하거나 시군 이름만 빼곤 차별성이 없어 경쟁력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송경재/상지대학교 사회적경제학과 교수 : "민간이 하고 있는 서비스를 대체한다는 의미로 진행이 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사용자도 많지 않았고, 그렇게 이용자가 활성화되지 않았을 (것 같습니다.)"]
더욱이 지자체 관련 앱이어도 민간이 참여하면 공공앱으로 분류가 안 돼 정부의 관리조차 받지 않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전국 공공부문의 앱 제작과 운영에 얼마나 많은 세금이 투입되는지는 제대로 파악이 안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현기입니다.
촬영기자:홍기석/영상편집:김진호
이현기 기자 (goldm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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