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 신고 전까지 ‘북 목선 남하’ 놓치고도…군, 경계 부대·장병 대거 포상 계획 ‘도마’
군이 지난달 24일 동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남하한 북한 목선 경계작전에 참여한 부대와 장병들을 포상하기로 했다. 군은 어민 신고 전까지 목선이 NLL을 넘어 내려오는 상황과 북한 선박이라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지자 경계작전 실패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작전 조치가 성공적이었다고 맞선 군은 오히려 대거 포상 계획을 공개하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10월24일 동해상 북한 소형 목선을 최초 식별하고 추적 및 감시하는 등 작전에 기여했다”며 총 4개 부대와 장병 15명에게 장관과 합참의장 명의 표창을 수여한다고 1일 밝혔다.
동해 NLL 인근 해안 감시를 담당하는 사단은 국방부 장관 명의의 부대 표창을, 해안 담당 여단과 부대 및 함대사령부는 합참의장 명의의 부대 표창을 각각 받는다. 레이더 운용 부사관(하사)을 비롯한 장병 3명은 국방부 장관 표창을, 열상감시장비(TOD) 운용병(상병) 등 12명은 합참의장 표창을 받는다.
어민으로부터 의심 선박 신고를 접수해 해경에 알린 속초어선안전조업국, 신고 내용을 전달받고 현장에 구조정을 급파한 해경 관계자들에게는 합참의장이 겸직하는 통합방위본부장 명의의 표창이 주어진다. 직접 신고한 어민 2명은 통합방위본부장 명의 감사장을 받는다.
군은 지난달 24일 오전 4시 이전 NLL 이북 지역에서 북한 함정들의 특이 동향을 포착했고 오전 5시30분쯤부터 육군 레이더, 오전 6시30분께부터 TOD로 NLL 이남 해상 미상의 표적을 식별해 지속적으로 추적·감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군은 목선이 NLL을 남하하는 상황을 인지하지 못했고 오전 7시께 어민 신고로 해경이 출동한 뒤 북한 선박이라는 것을 특정할 수 있었다. 이 때문에 통합방위작전은 성공적이었을지라도 군의 경계작전은 실패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합참은 동해가 서해와 달리 망망대해인 데다 평소 수없이 많은 미상 표적이 포착되는 만큼 북한 선박이라는 것을 일찍이 식별하는 것은 쉽지 않다고 항변했다. 이 같은 현실적인 제약에도 모든 작전은 잘 진행됐다는 입장을 이날 포상 계획 발표를 통해 재차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작전 실패의 핵심인 함대사령부는 징계를 받아야 하는데 표창 명단에 올랐다. (북한 목선이) 속초 앞바다까지 온 것은 군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장비 제한 사항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것을 극복하라고 군이 배치된 것”이라고 말했다.
박웅 합참 차장은 한기호 국방위원장이 “작전은 성공인가 실패인가”라고 묻자 “작전 성공이다”라고 답했다.
유새슬 기자 yoos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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