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더 코미디"지만..부활한 '개콘', 뉴페이스가 전할 웃음 (종합)[현장의재구성]
[OSEN=장우영 기자] 지상파 공개 코미디의 자존심 ‘개그콘서트’가 돌아왔다. 약 3년 만에 부활한 ‘개그콘서트’가 대한민국에 건강한 웃음을 선사하며 전성기의 영광을 재현하길 기대해본다.
‘개그콘서트’는 1994년 첫 방송을 시작한 이후 21년 동안 수많은 스타 희극인과 유행어를 배출하며 시청자들의 주말 밤을 책임졌지만 2020년 종영했다. 하지만 예능계 인재 부족 등의 이유로 공개 코미디의 필요성이 꾸준히 회자됐고, ‘개그콘서트’가 그 기대에 부응하고자 새롭게 정비해 돌아왔다.
박성호, 정태호, 정범균, 송영길, 정찬민, 신윤승 등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배 개그맨들과 홍현호, 김시우, 임선양, 임슬기, 오정율 등 패기로 똘똘 뭉친 후배 개그맨들이 지난 5월부터 약 6개월 동안 트렌디하면서도 전 세대가 함께 웃을 수 있는 다채로운 코미디를 준비했지만 현실은 녹록치 않다. 수위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는 지상파 공개 코미디는 늘 보다 자유로운 케이블 코미디 프로그램, 유튜브 콘텐츠와 비교됐다. 특히 보고 듣기에도 놀라운 사건들은 “현실이 더 코미디”, “‘개콘’이 망한 이유” 등의 말을 낳았다.
이 때문에 ‘개콘’이 부활한다는 소식은 기대도 있었지만 우려도 컸던 게 사실이다. 특히나 웃음에 대한 기준, 보는 눈높이는 ‘개콘’의 전성기 때보다도 높아졌기에 아무리 부활한 ‘개콘’이라도 이를 따라가고, 잡을 수 있냐는 걱정이 많았다.
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별관에서 진행된 ‘개그콘서트’ 제작발표회에서도 개그맨들의 설렌 마음과 긴장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제작발표회에 앞서 ‘금쪽 유치원’, ‘니퉁의 인간극장’, ‘데프콘 닮은 여자 어때요’ 등의 코너가 시연됐고, 무대에 오른 개그맨들은 설렘 반 긴장 반으로 코너를 꾸몄다.
시연을 한 세 코너를 통해 ‘개콘’의 고민을 엿볼 수 있었다. 저출생 시대에 귀한 ‘금쪽이’들이 다니는 전교생 2명의 유치원 이야기 ‘금쪽 유치원’, 필리핀 며느리 니퉁과 알콩달콩 살아가는 남편이 니퉁을 구박하는 시어머니와 함께 하는 코미디 ‘니퉁의 인간극장’, 적극적인 여자 조수연과 이성적인 남자 신윤승의 소개팅 스토리를 담은 ‘데프콘 닮은 여자 어때요’는 전 세대가 공감할 수 있는 요소들을 넣어 웃음을 이끌어내고자 했다.
시연 후 진행된 질의응답 시간에 김상미 CP는 “조금 식상할 수 있지만 주말 밤에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게 없다. 유튜브, OTT에 재미있는게 많지만 껄끄러운 부분이 있다. 같이 시청하기 어렵기에 세대 간의 단절이 생기는 것 같다. 모든 세대가 같이 봐도 어색함 없이, 서로 설명도 해줄 수 있게 되면 대화가 생기면서 세대 갈등이 줄어들 것 같다. 센 코미디와 다른 부분은 온 가족이 함께 봐도 어색함이 없고 어렵지 않다는 부분”이라고 새로워진 ‘개콘’을 소개했다.
이와 함께 신인 개그맨들이 전면에 나선다는 게 새로워진 ‘개콘’의 포인트다. 22기 개그맨으로 ‘개콘’과 함께 전성기를 누렸던 김원효는 “신인 때 열심히 한 만큼 혜택을 주셔서 신인임에도 무대 주인공일 수 있었다. 예전엔 선배님들이 주축이 되고 후배들이 작은 역할들을 많이 해왔는데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선배들이 받쳐주고, 신인들에게 기회가 많이 갈 것 같다. 신인들이 처음부터 잘 할 수는 없지만 같이 웃으면서 키워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고 설명했다.
신인들이 전면에 나서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경험 많은 선배들이 이 아이디어를 보완하고 이들이 무대에서 잘 보일 수 있도록 받쳐주면서 시너지를 내는 게 부활한 ‘개콘’의 이상적인 형태다. 그리고 그 형태를 잘 만들어 가고 있다는 개그맨들이다. 이수경은 “온라인에서 개그맨 군기가 엄청 쎄고, 군기가 심하다고 하는데 나는 무대를 하는 건 처음이지만 그런 게 없다. 같이 있어서 그렇게 말하는 게 아니라 선배님들이 노력해주셨다고 생각한다”며 “시그널 음악만 나와도 웅장한 기분이 내게는 있다. 부활했으니 ‘개콘’의 음악으로 일요일을 만들고자 한다”고 말했다.
주인공이 된 만큼 열정도 가득하다. 조수연은 “11년차인데 아직도 신인처럼 느껴진다. ‘개콘’에서 보여준 게 많이 없기에 무대에 대한 갈망이 크다. 그때 놀지 못했던 걸 풀어보겠다. 다양한 캐릭터 검사 받으면서 준비하고 있는데, 아직도 얼굴을 알리지 못했으니 이번을 계기로 다양한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새로워진 ‘개그콘서트’는 그 시절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개콘’이 대한민국을 다시 웃음 바다로 만들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KBS2 ‘개그콘서트’는 오는 12일부터 매주 일요일 오후 10시 25분 방송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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