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클 수비수’ 김민재 겹경사! 발롱도르 22위+AFC 국제선수상
[포포투=가동민]
김민재가 이틀 사이에 2개의 경사를 맞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사무국 1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차지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냈고,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에 올해의 국제선수상을 수상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민재는 발롱도르 후보에 올라 많은 주목을 받았다. 발롱도르 후보에 수비수는 단 3명이었다. 김민재, 후벵 디아스, 요슈코 그바르디올. 김민재는 설기현, 박지성, 손흥민에 이어 발롱도르 후보에 오른 네 번째 선수가 됐다. 아시아 수비수가 발롱도르 후보에 선정된 건 최초였다.
AFC 올해의 국제선수상을 받기 전날(지난달 31일) 김민재는 발롱도르 22위에 오르며 지난 시즌에 최고의 활약을 보여줬다는 것을 한 번 더 증명했다. 김민재는 세계 최고의 센터백으로 평가받는 디아스, 그바르디올을 제쳤다. 디아스는 30위였고 그바르디올은 25위였다.
디아스는 맨체스터 시티의 핵심 수비수였다. 후방에서 든든한 수비와 빌드업으로 안정감을 줬다. 디아스의 활약 속에 맨시티는 트레블을 달성했다. 아스널에 오랜 기간 리그 정상 자리를 내줬지만 역전 우승에 성공했다. FA컵 결승에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를 꺾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결승에서 인터밀만에 이기며 빅이어를 차지했다. 맨시티는 잉글랜드 역사상 두 번째 트레블 팀이 됐다.
그바르디올은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크로아티아를 이끌고 4강까지 올랐다. 이번 여름 맨시티로 7760만 파운드(약 1290억 원)에 이적했다. 맨시티에서도 좋은 모습을 여전히 유지하고 있다. 왼쪽 풀백으로 나오며 공수 양면에 힘을 더했다. 좋은 피지컬과 빌드업을 바탕으로 맨시티의 중추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김민재가 ‘트레블’ 디아스, ‘월드컵 4강’ 그바르디올을 제친 것.
김민재는 AFC 올해의 국제선수상에도 뽑혔다. 올해의 국제선수상 2012년에 만들어졌고 유럽에서 뛰는 아시아 출신 선수들에게 수여하는 상이다. 김민재는 미토마 카오루, 메흐디 타레미를 제치고 수상하게 됐다. 한국 선수로는 역대 두 번째다. 앞서 손흥민이 2015년, 2017년, 2019년 받은 바 있다.
김민재는 연세대 재학 중 경주 한수원에 입단했다. 이후 전북현대에 입단하면서 대중들의 관심을 받았다. 김민재는 데뷔 때부터 압도적인 피지컬로 신인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줬다. 첫 시즌에 리그 29경기를 소화했고 K리그 클래식 베스트11과 영플레이어상에 선정되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이후 전북 수비의 핵심이 됐고 2년 연속 K리그 베스트11에 뽑혔다. 2019년 베이징 궈안으로 이적했다. 당시 김민재의 이적을 두고 어린 선수가 꿈보단 돈을 쫒았다며 비판적인 여론도 있었다. 하지만 김민재는 충분히 중국에서 많이 배웠다고 밝혔다. 김민재는 페네르바체로 이적하면서 유럽 무대를 밟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에 데뷔하기도 했다. 김민재는 페네르바체에서 스리백의 중앙에 나와 전지역을 막아내는 넓은 수비 반경을 보여줬다.
김민재는 한 시즌 만에 나폴리로 팀을 옮겼고 최고의 수비수로 거듭났다. 나폴리는 칼리두 쿨리발리를 첼시로 떠나보내면서 그의 대체자로 김민재를 선택했다. 김민재는 2022-23시즌을 앞두고 페네르바체에서 나폴리로 이적했다. 쿨리발리는 최근 몇 년간 항상 최고의 센터백으로 거론됐다. 이적 당시에는 쿨리발리를 대체하는 것에 대해 의구심이 많았다.
쿨리발리 대체에 대한 걱정은 괜한 걱정이었다. 김민재는 이적하자마자 자신의 진가를 발휘했다. 단단한 수비를 보여줬고, 2라운드 몬차와 경기에선 득점까지 만들어냈다. 김민재가 수비를 책임지면서 나폴리가 돌풍을 일으켰고 리그 1위로 올라섰다. 김민재는 활약을 인정받아 9월 이달의 선수상을 받았다.
김민재는 시즌 내내 '벽'같은 수비를 보여줬다. 나폴리는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UCL 8강 진출에 성공했고, 마라도나 이후 33년 만에 스쿠데토를 차지했다. 우승의 주역이었던 김민재는 세리에 A 최우수 수비수, 세리에 A 시즌의 팀에 선정됐다.
당연히 빅클럽들의 관심으로 이어졌다. 실력도 출중한데 바이아웃 금액도 5000만 유로(714억 원)로 저렴한 편이라 많은 팀들이 김민재를 주목했다. 이적 시장 초반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가까워 보였다. 그러나 맨유가 주춤하는 사이에 뮌헨이 뛰어 들었다. 뮌헨은 적극적이었다. 뮌헨은 퇴소하자마자 곧바로 국내에서 메디컬 테스트를 진행했다.
결국 뮌헨의 유니폼을 입었다. 김민재는 나폴리 이적 한 시즌 만에 뮌헨 유니폼을 입게 됐다. 뮌헨은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뮌헨은 한국 국가대표 수비수 김민재를 나폴리로부터 영입했다. 계약 기간은 2028년까지이며 등번호 3번을 달고 뛰게 된다”라며 공식 발표했다.
뮌헨 팬들에게 김민재가 포부를 밝혔다. 김민재는 “몬스터라는 별명을 좋아한다. 내 스타일을 잘 설명해주는 단어다. ‘몬스터’라는 별명에 맞는 활약으로 팬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라고 전했다.
이어 “스스로에게 냉정한 편이다. 아직 팀원들과 더 친해져야 한다. 체력을 빨리 끌어올려서 최고의 컨디션으로 주전을 차지하고 싶다. 그리고 팀의 우승에도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김민재는 현재 센터백에게 요구하는 능력들을 고루 갖췄다. 190cm의 큰 키를 가졌고, 다른 공격수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는 스피드를 보유했다. 뮌헨처럼 라인을 높이 올려서 경기를 운영하는 팀 입장에서는 항상 수비 뒷공간을 조심해야 한다. 김민재는 빠른 발로 넓은 수비 커버 범위를 자랑한다. 뮌헨의 전술에 적합한 자원이다. 또한, 빌드업 능력도 좋다. 좌우 센터백을 가리지 않고 빌드업이 가능하고, 롱킥으로 반대 전환하는 것도 좋다.
김민재는 한 단계씩 밟으며 성장했다. 중국, 튀르키예, 이탈리아를 거쳐 뮌헨의 유니폼을 입었다. 김민재는 “중국에서 강한 공격수를 상대하면서 1대1 수비를 향상시켰다. 페네르바체에선 언제 물러나고 언제 붙어야 하는지 배웠다. 나폴리에선 이탈리아가 전술적으로 유연한 편이라 공격 역할까지 요구받았다”라고 말했다.
뮌헨은 김민재에게 일본 투어 일정에 맞춰 합류할 것을 권유했지만 바로 독일로 넘어갔다. 빠르게 팀에 녹아들기 위함이었다. 김민재는 뮌헨에서 입지를 다졌다. 기초군사훈련으로 몸 상태가 온전하지 않아 프리시즌 땐 많은 시간을 출전하지 않았다. 독일 슈퍼컵에서도 후반에 들어왔다. 하지만 분데스리가 개막전에선 선발 출장했고 이후 계속해서 선발로 나오고 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신뢰하고 있다. 투헬 감독은 “센터백에서는 자주 변화를 주지 않는다. 우리는 매일 모든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더 리흐트는 100%로 플레이할 수 있는 좋은 컨디션이다. 그는 팀 플레이어다. 매 순간 준비돼 있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동료들과 달리 김민재는 휴식 없이 뮌헨의 수비를 지키고 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은 김민재, 다요 우파메카노 조합의 센터백을 주전으로 구상했다. 백업을 지키던 마타이스 더 리히트가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김민재, 우파메카노는 매 경기 출전했다. 더 리흐트가 복귀하니까 이번엔 우파메카노가 부상으로 빠졌다. 김민재는 이번 시즌 DFB-포칼을 제외하고 모든 경기에 선발로 나왔다.
가동민 기자 syg100151@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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