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개월 만에 반등한 수출…경기회복, 아직은 ‘물음표’

박상영·김상범 기자 2023. 11. 1. 2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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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수출액 550억9000만달러…전년 동기보다 5.1% 증가
동기간 수입 9.7% 줄어…무역수지 5개월 연속 흑자 기록
예상보다 더딘 반도체 회복에 국제 에너지가 상승 ‘변수’

1년 동안 이어진 수출 부진에 따른 기저효과에다, 대표주자인 자동차 수출 호조로 월간 수출액이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하지만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있어 무역수지가 다시 악화될 가능성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수출액이 550억9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1% 증가했다고 1일 밝혔다.

전년 대비 월간 수출액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반도체와 대중국 수출 부진 여파로 월간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9월까지 12개월 내리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8% 늘며 16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선박(101.4%), 디스플레이(15.5%), 일반기계(10.4%), 가전(5.8%) 품목 수출도 늘어났다. 석유제품도 가격 상승과 휘발유·경유 수요 증가에 힘입어 8개월 만에 수출이 늘었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3.1% 줄며 2022년 8월 이후 가장 낮은 감소율을 기록했다. 반도체 수출 감소율은 올해 1분기 40.0%로 정점을 찍고 나서 2분기 34.8%, 3분기 22.6%까지 내려간 데 이어 10월 3.1%로 낮아졌다.

같은 기간 수입은 9.7% 감소한 534억6000만달러였다. 가스(-54.3%), 석탄(-26.1%) 등 에너지 수입이 감소(-22.6%)한 영향이다. 전화기(-13.7%), 자동차(-10.4%) 등 소비재 수입도 9.7% 줄었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6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무역수지는 올해 6월부터 5개월 연속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수출 증가를 두고 본격적인 경기 회복의 신호로 해석할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는 반도체 수출이 꾸준히 회복한 만큼 향후 수출이 증가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그러나 지난달 수출 증가는 지난해 10월 실적이 워낙 나쁜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고, 반도체 경기 회복세도 아직 더딘 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도 적잖다. 반도체 현장의 분위기도 아직은 ‘물음표’에 가깝다.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이 소폭 개선되는 등 올해 말 메모리 시황의 반등을 기대할 만한 신호가 하나둘 나오고는 있지만, 아직까지는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 치열한 ‘눈치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형국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메모리 구매 계획이 일절 없던 수요업체들이 ‘간을 보는’ 움직임이 있는 정도”라며 “그렇다고 주문이 확 늘어난 것도 아직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메모리 시장은 구글·페이스북 같은 빅테크 업체들의 대형 서버 증설 계획에 크게 좌우되지만 대대적인 서버 투자나 장비 교체 소식이 아직은 없는 현실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용 고대역폭 메모리(HBM) 같은 고부가가치 메모리 수요는 늘지만 아직 전체 매출에서 비중은 10% 수준이다. 무역협회 관계자는 “예상보다 더딘 반도체 경기 회복에다, 조업일수 영향으로 올해 수출이 상승세를 이어갈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오르는 점도 부담이다. 산업부도 “에너지 가격 추이에 따라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수 있어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상영·김상범 기자 sy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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