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로 라면 못 먹던 막내딸 생각하며..." 김홍국 하림 회장의 도전 이번엔 통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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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 좋아하는 막내딸이 아토피 때문에 못 먹었거든요.
어릴 때 아토피 증상으로 라면을 못 먹는 막내딸이 안타까워 나트륨을 줄이고 인공 조미료를 없앤 라면을 만들고자 했다는 것이다.
하림은 2021년 프리미엄 HMR 브랜드 '더미식'을 론칭하고 라면, 즉석밥, 국물요리, 만두 등으로 품목 수를 늘리지만 점유율은 기대 만큼 높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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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미식' 이어 '푸디버디'로 어린이 HMR 시장 도전
나트륨·MSG 줄였지만…고가 전략 통할지 눈길
라면 좋아하는 막내딸이 아토피 때문에 못 먹었거든요. 어린이용 라면을 만들었습니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종합식품기업으로 체질 개선 중인 닭고기 전문 기업 하림이 가정간편식(HMR) 브랜드 '더미식'에 이어 '푸디버디'라는 이름으로 어린이 HMR 시장에 뛰어든다. 더미식이 공격적 마케팅에도 시장에 안착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푸디버디가 돌파구가 될 수 있을지 이목을 끈다.
하림그룹의 계열사 하림산업은 1일 기자간담회를 열고 4~8세 아동을 대상으로 한 새 제품 출시를 알렸다. △라면 4종 △즉석밥 3종 △국물요리 5종 △볶음밥 5종 △튀김요리 5종 △핫도그 2종 등 총 24종이 새로 나왔는데 대표 제품인 라면 한 봉지 가격은 1,700원으로 일반 라면(약 950원)보다 비싸다.
"건강하지만 맛있게"…나트륨 줄이고 MSG 없애고
푸디버디 출시에는 김홍국 회장의 목소리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어릴 때 아토피 증상으로 라면을 못 먹는 막내딸이 안타까워 나트륨을 줄이고 인공 조미료를 없앤 라면을 만들고자 했다는 것이다.
저출산으로 제조 분유 시장은 감소하고 있지만 프리미엄 영유아식 시장 규모는 매년 커지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많은 부모가 반제품·완제품을 구매해 아이들에게 먹이는 것으로 나타나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판단이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 따르면 2021년 어린이 식사 유형은 직접 조리가 36%였고 완제품이 30%, 반제품이 22%인 것으로 집계됐다.
푸디버디는 MSG를 넣지 않고 나트륨을 성인식 대비 20% 이상 줄였다. 라면은 기존 라면의 나트륨 수치(1,640mg)보다 최대 590mg 낮은 수준(빨강라면 1,080mg·하양라면 1,050mg)이다. 국물 요리도 성인 나트륨 권장량 대비 7.8~16.5% 낮다.
건강식이지만 풍미와 감칠맛은 성인식 못지않다는 설명이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김 회장은 "고기를 20시간 이상 저온에서 푹 고아 농축시켜 액상스프로 만들어 자연 그대로의 고깃국이 되는 것"이라며 "자연적이면서도 맛있게 만드는 게 목표"라고 전했다.
'서민식품 대명사' 라면의 고가 전략, 통할까
그러나 하림의 프리미엄 전략이 시장에서 먹힐지는 미지수다. 하림은 2021년 프리미엄 HMR 브랜드 '더미식'을 론칭하고 라면, 즉석밥, 국물요리, 만두 등으로 품목 수를 늘리지만 점유율은 기대 만큼 높지 않다. 업계에선 고물가 시대에 가성비 전략을 따라야 할 생활필수품을 높은 가격에 내놓은 것이 패착이라는 얘기도 있다. 하림은 더미식을 론칭한 2021년 영업 손실이 589억 원, 지난해는 868억 원으로 적자 폭이 커지고 있다.
그럼에도 하림은 푸디버디로 2024년 연 매출 3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하림 관계자는 "(일반 라면 시장과 달리) 영유아식은 시장이 프리미엄화 돼 있다"며 "푸디버디는 재료 구매부터 생산, 출고까지 회사가 도맡아 제조에 드는 추가 비용을 줄이면서 가격 경쟁력도 갖출 수 있었다"고 자신했다.
이소라 기자 wtnsora2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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