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이지 않은 명가의 자존심···전북, 인천에 3-1 완승, 2년 연속 FA컵 결승행
이번 시즌 한껏 구겨진 명가의 자존심이지만, 대한축구협회(FA)컵에서는 달랐다. 전북 현대가 인천 유나이티드를 꺾고 FA컵 최다 우승 기록 달성에 한 걸음 다가섰다.
전북은 1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과의 2023 하나원큐 FA컵 4강전에서 3-1로 이겼다. 5번의 우승으로 수원 삼성과 함께 FA컵 최다 우승 기록을 공유하고 있는 전북은 오는 4일 열리는 결승에서 승리하면 통산 6회 우승으로 단독 최다 우승 기록을 가질 수 있다. 또 지난해에 이어 FA컵 2연패에 도전하게 됐다. 전북의 결승 상대는 제주 유나이티드-포항 스틸러스전의 승자다.
K리그 최다 우승(9회), 최다 연패(5연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전북은 이번 시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시즌 초반 강등권으로 처지는 등 좀처럼 경기력이 올라오지 않았고, 결국 김상식 감독이 자진사퇴하는 일까지 일어났다. 이후 김두현 대행 체제를 거쳐 단 페트레스쿠 감독이 부임했지만 경기력은 여전히 지지부진했고, 시즌 종료를 향해 가는 현재 4위로 처져 있다. 2014년 이후 리그에서 늘 1위 아니면 2위였던 전북에게는 다소 치욕스러운 순위다.
이런 전북에 FA컵은 자존심을 지킬 수 있는 무대였다. 2024~2025시즌부터 새롭게 출범하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티켓이 K리그에는 조건부 3장이 주어지는데 2개 팀이 ACLE로 직행하고 1팀이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방식이다. 그 조건부에 해당하는 3팀이 K리그1 1~2위와 FA컵 우승팀이다. 울산이 리그에서 조기 우승을 확정지은 가운데 순위로 2위 확보가 쉽지 않은 전북 입장에서 FA컵 우승은 아시아 최상위 리그 진출권을 확보하는 것, 그리고 FA컵 단독 최다 우승 기록 등의 이유로 중요했다.
경기 내내 주도권을 쥐고간 전북은 전반 23분 문선민의 골로 포문을 열었다. 페널티지역 중앙 부근서 이수빈이 왼쪽의 문선민을 보고 패스했고, 문선민이 한 번 접으며 드리블을 하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을 날려 인천의 골망을 흔들었다.
이후에도 인천의 역습을 잘 버텨내며 추가골을 노리던 전북은 전반 39분 일격을 맞았다. 중원 왼쪽 측면에서 벌어진 혼전 상황에서 인천이 공을 따냈고, 이후 왼쪽 측면을 파고들던 제르소가 단독 돌파한 뒤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왼발로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을 1-1로 마친 전북은 후반 들어 인천의 공세에 잠시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후반 17분 ‘부주장’ 백승호의 한 방으로 다시 리드를 가져왔다. 페널티지역 안에서 공을 잡은 박재용이 왼쪽에 있던 백승호에게 패스를 내줬고 백승호가 논스톱 슈팅을 때려 골을 넣었다. 전북은 경기 종료 직전 박재용의 페널티킥 골까지 터지며 승리를 자축했다.
전주 |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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