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착카메라] 집 뺏긴 멸종위기종…'대체서식지'마저 관리 허술
지금 보시는 금개구리와 맹꽁이, 모두 멸종 위기 생물입니다. 그런데 사람 욕심 때문에 살 곳을 잃어가고 있다고 합니다. 주택개발 때문에 계속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건데요, 대신 살라고 마련해준 곳도 관리가 엉망입니다.
밀착카메라 권민재 기자가 가봤습니다.
[기자]
등 뒤에 금색 줄이 두개 있습니다.
멸종위기종 금개구리입니다. 원래 이 땅에 살고 있었는데 곧 개발이 된다고 해서 대체서식지로 옮기기 위한 포획작업이 한창입니다.
맹꽁이도 보입니다.
모두 멸종위기 2급 생물입니다.
인천 청라지구에 살고 있었는데 LH가 개발을 시작하면서 근처 대체서식지로 옮겨졌습니다.
억새를 해치고 들어와 보니 바닥은 메말라서 육지화가 되어 있습니다.
또 아래에는 이렇게 모포나 플라스틱 같은 폐기물들도 그대로 널브러져 있습니다.
이쪽에는 풀어놓은 금개구리를 보호하기 위한 그물망이 있다고 하는데 이렇게 널브러져서 아예 바닥까지 달라붙었습니다.
안쪽으로 더 들어가 볼까요? 이곳에도 플라스틱 망으로 된 보호벽이 있는데요.
오래돼서 이렇게 구부리기만 해도 산산조각이 나면서 부서집니다.
금개구리는 습지에서 알을 낳기 때문에 습지가 사라지면 살기가 어렵습니다.
[노중선/인천 서구생태하천위원회 정책위원장 : 제대로 관리를 안 하다 보니까 물이 고갈된 상태죠.]
2007년부터 이곳에 금개구리 1500마리, 맹꽁이 453마리가 옮겨졌습니다.
하지만 지난 2021년에 조사해 보니 금개구리 18마리, 맹꽁이 129마리로 확 줄었습니다.
제대로 관리가 안되기 때문입니다.
LH는 "동면기가 시작되는 이달부터 한강유역환경청 허가를 받아 대체서식지를 정비하고 모니터링도 계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경기 파주 운정지구에 살던 금개구리들이 지금 이곳에 있습니다. 8년 동안 벌써 이사만 두 번 했다고 하는데요. 원래 살던 곳의 택지 개발이 아직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난 2015년에 김포로 옮겨진 금개구리는 올여름으로 부지 사용기한이 끝나 다시 파주의 한 습지로 왔습니다.
하지만 곧 세번째 이사를 가야할 지 모릅니다.
2026년 이후에 이 곳도 개발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2천 제곱미터 정도의 대체서식지를 만든다고 하지만, 넓이가 금개구리 1800마리가 사는 임시서식지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이승한/LH 파주사업단 차장 : 김포에서 운영했던 것들을 토대로 봤을 때 2000㎡가 적절한 면적인지 저희가 검토를 해볼 필요가…]
대체서식지를 어떻게 관리할지 법령이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입니다.
[정명희/DMZ 생물다양성연구소장 : (지금 지침대로면) 대체서식지 조성하고 사업모니터링 3년 하면 끝이거든요. 근데 인간이 인위적으로 조성한 대체서식지에서 관리를 안 하면 도루묵이에요.]
살던 땅에 아파트가 들어서면서 금개구리와 맹꽁이는 언제 끝날지 모르는 셋방살이를 시작했습니다.
개발을 피하기 어렵다면, 멸종위기종이 제대로 살아갈 곳이라도 마련해야하지 않을까요.
[작가 강은혜 / VJ 김진형 / 영상디자인 최수진 / 영상그래픽 김지혜 / 취재지원 황두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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