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원형 충격의 경질, 그러나 기회는 온다? KS 우승감독은 최고의 스펙…‘야인’ 이동욱도 관심집중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만 하루가 지났지만, SSG 랜더스의 김원형 감독 전격 경질은 충격적인 소식이다.
통합우승을 일궈낸 감독을 불과 1년만에 경질한 건 전례 없는 일이다. 2010년 삼성 라이온즈가 한국시리즈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선동열 전 감독을 뜬금없이 연말에 퇴진시키기는 했다. 그러나 이후 포스트시즌에서 패퇴한 감독의 교체는 대부분 계약기간 만료에 의해 자연스럽게 결정됐다.
2010년대를 보면 2016시즌 넥센 히어로즈를 맡던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당시 LG와의 준플레이오프서 패퇴하자 잠실구장 인터뷰실에서 휴대폰에 적어 놓은 ‘사퇴의 변’을 발표해 깜짝 놀라게 한 사례가 있었다. 당시 염경엽 감독은 넥센과 계약기간 1년이 남아있는 상태였다. 기자가 바로 앞에서 직관한 기억이 생생하다.
김원형 감독은 NC 다이노스와의 준플레이오프를 3패로 마친 뒤 2024시즌을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실제 가고시마 마무리훈련 준비를 하고 있다가 갑자기 경질 통보를 받았다. 결국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 잔혹사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그런데 김원형 전 감독이 너무 조급하게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역사를 돌아보면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 타이틀은 지도자 최고의 스펙이다. 이희수, 트레이 힐만, 김기태, 이동욱 전 감독을 제외한 모든 한국시리즈 우승 감독이 타 구단에서 최소 한 차례 지휘봉을 잡았다.
▲역대 한국시리즈 우승감독/이후(이전) 소속팀
김영덕 1982년 OB/삼성, 빙그레, LG 2군
김응룡 1983년, 1986~1989년, 1991년, 1993년, 1996~1997년 해태/2002년 삼성/한화
강병철 1984년, 1992년 롯데/한화, SK, 롯데, 히어로즈 2군
백인천 1990년 LG/삼성, 롯데
이광환 1994년 LG/OB(LG 이전), 한화, LG, 히어로즈
김인식 1995년 OB, 2001년 두산/한화
김재박 1998년, 2000년, 2003~2004년 현대/LG
이희수 1999년 한화
선동열 2005~2006년 삼성/KIA
김성근 2007~2008년, 2010년 SK/OB, 태평양, 삼성, 쌍방울, LG(이상 SK 이전), 고양 원더스, 한화, 최강야구 몬스터즈
조범현 2009년 KIA/KT
류중일 2011~2014년 삼성/LG
김태형 2015~2016년, 2019년 두산/롯데
김기태 2017년 KIA/KT 2군
트레이 힐만 2018년 SK
이동욱 2020년 NC
이강철 2021년 KT
김원형 2022년 SSG
이강철 KT 위즈 감독이야 현재도 지휘봉을 잡고 있고 연장계약까지 맺은 상태다. 김기태 감독은 1군은 아니지만, 이 팀의 2군 지휘봉을 잡은 상태다. 힐만 전 감독도 우승 직후 개인사정으로 미국으로 돌아간 케이스다. 결국 이희수 전 감독 정도를 제외하면 예외 없이 한 차례 더 기회를 얻었다고 봐야 한다.
김원형 전 감독은 SSG 뿐 아니라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에서도 투수 및 수석코치를 역임하는 등 지도자 커리어가 꽤 화려한 편이다. SSG에서 실적과 역량을 충분히 검증받은 지도자다. 향후 타 구단에서 러브콜을 받을 가능성은 충분하다.
비슷한 이유로, 현재 야인인 이동욱 전 NC 다이노스 감독의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에서 최근 코치 연수를 받는 등 활발하게 움직이는 편이다. 재취업을 할 수 있을지, 할 수 있다면 언제 어느 팀에서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그런데 또 흥미로운 건 김응룡 전 감독 외에 누구도 팀을 옮겨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이런 측면에서 롯데 자이언츠 지휘봉을 잡은 김태형 감독에겐 새로운 도전이다.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