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너희 시장과 얼마나 친한데!"‥숨진 하남시 공무원, '민원' 압박 탓?
[뉴스데스크]
◀ 앵커 ▶
주민센터에서 일하는 경기도의 한 지방 공무원이 두 달 전에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벌어지면서, 경찰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해당 지자체도 외부 전문가들을 참여시켜서 진상을 조사했는데요.
일부 주민 단체들의 과도한 민원에 압박을 느꼈던 것으로 보입니다.
송재원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지난 9월 15일, 경기 하남시의 한 아파트에서 40대 남성이 투신해 숨졌습니다.
미사2동 행정복지센터 행정민원팀장이던 43살 이 모 씨였습니다.
당시 이 팀장은 시민행사 관련 축제와 체육대회 준비 업무에 한창이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축제 관련 주민자치위 간부들과 갈등을 겪었던 걸로 알려졌습니다.
'하루치 행사 비용으로 3일 동안 축제를 열어 달라'는 요구를 받았다는 겁니다.
[유족(음성변조)] "당일도 일어나자마자 출근하기 싫다고 얘기를 하더라고요. 그날 주민 자치 관련해서 일정이 있는지 전혀 그날은 몰랐고‥"
유족 측은 공무집행방해와 강요 등 혐의로 주민자치회장을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하남시도 부시장을 단장으로 하는 조사단을 구성해 경위를 파악했습니다.
오늘 결과를 내놓은 조사단은 '과도한 민원으로 인한 부담이 이 씨를 죽음으로 몰아간 걸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한병완/전국공무원노조 하남시지부장] "유관 단체장이 시장과의 친분을 강조하였고, 업무 수행 과정에서 유관 단체의 요구나 발언을 거절하거나 설득하기 어렵다는 내용의 복수의 진술이 있었습니다. "
숨진 이 씨는 여러 주민 단체로부터 민원에 시달려온 걸로 드러났습니다.
체육대회 준비를 위해 만들어진 단체대화방에선 체육회와 의견이 다르다며 강제퇴장 당하고 대신 개인전화로 사망 직전까지 수시로 민원 연락을 받았습니다.
이처럼 광범위한 압박의 가해자로 지목된 자치회와 체육회 관계자 등 3명은 하남시의 면담 조사를 거부했습니다.
자신과의 친분을 앞세운 '압박' 정황을 하남시장이 알면서도 묵인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지만, 조사단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유족 (음성변조)] "조금 미흡하고 이런 거는 다시 적극적으로 재조사를 한다든지.."
경찰은 하남시의 진상조사보고서를 검토하는 한편, 고인의 휴대전화 분석 결과를 토대로 주민자치회장을 조사할 방침입니다.
MBC뉴스 송재원입니다.
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박정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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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이준하 / 영상편집: 박정호
송재원 기자(jwon@mbc.co.kr)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2023/nwdesk/article/6539375_3619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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