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더하기] 어려지고 잔혹해지는 ‘학교폭력’…피해자 70% ‘초등학생’

KBS 지역국 2023. 11. 1.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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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전]뉴스에 깊이를 더하는 시간 '뉴스더하기' 김현수입니다.

어제 소식 전해드렸었죠.

천안에서 벌어진 학생들의 집단 폭행.

현장에 있던 학생들이 촬영한 동영상이 SNS에 올라오기도 했는데요.

영상을 보면 초등학생과 중학생들이 한 중학교 1학년 여학생을 둘러쌌고요.

주변 학생들이 하나둘 폭행에 가담합니다.

"나처럼 때려봐라, 옷을 벗겨라, 재미없게 하지 말고 머리채 잡고 때려라" 이렇게 충격적인 말과 장면이 담겨있습니다.

이 피해 학생과 동행했던 초등학교 5학년 여학생 한 명도 함께 폭행당했는데요.

피해 학생들은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습니다.

[정재준/한국학교폭력예방연구소장 : "최근 학교폭력의 특징이 저연령화'라 해서 계속 낮아지고 있거든요. 또 다른 학교 폭력 특징이 '집단화'예요. 이번에 보면 20~30명이 그룹으로 몰려다니면서 한두 명의 학생을 폭행한 사건이잖아요. 그래서 최근 학교폭력의 특징이 가장 대표적인 현상으로 일어난 사건이 아닌가 생각돼요."]

지난해에는 하루 평균 120건의 학교폭력이 일어났습니다.

신고가 접수된 것만 이 정도니,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더 많은 폭력이 일어나고 있을지 모르죠.

특히 전체 학교폭력 피해자 중 초등학생이 70%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했는데요.

반면 경찰이 학교폭력으로 검거한 학생 중 초등학생 비율은 10%가 채 안 됐습니다.

또 지난해 학교폭력 피해신고는 2년 전보다 60% 넘게 늘었지만 경찰의 검거는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했는데요.

같은 기간 학교폭력 검거 증가율은 27%에 불과했습니다.

앞서 천안 집단 폭행에서도 경찰은 당일 5번의 신고 끝에야 그 진상을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4번의 출동에서는 범죄 혐의를 찾지 못해 주의만 준 뒤 발걸음을 돌렸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경찰이 폭행을 미리 막을 수 있지 않았냐는 비판의 목소리도 큽니다.

또 다른 문제는 학교폭력의 가해자 중 촉법소년이 많다는 겁니다.

천안 집단 폭행에서도 폭행에 가담한 가해 학생은 11명.

이중 대다수가 촉법소년이라고 경찰은 파악하고 있는데요.

촉법소년은 형사 처벌은 면하기 때문에, 그동안 학교 폭력 피해자 가족들이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학교폭력 예방은 어떻게 이뤄지고 있을까요?

[정재준/한국학교폭력예방연구소장 : "'학폭법'에 보면 가해자와 피해자에 대한 조치만 규정해놨지 잠정적 피해자에 대한 조치 규정이 없습니다. 사실 학교폭력이 일어나기 전에 여러 징후가 있거든요. 피해를 당할 것 같다는 상담이 들어오면 잠정적 피해자로 간주해서 적극적인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정부는 내년도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을 포함한 청소년 예산을 대폭 삭감했습니다. 전국 17개 광역단체 중 15곳의 학교폭력 예방프로그램이 내년에 폐지될 전망인데요.

학교폭력 가해자들은 점점 더 어려지고 무자비해지고 있지만, 학교폭력으로부터 학생들을 보호하는 우리 사회 울타리는 점점 더 낮아만 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더하기'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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