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취재] 대형마트 휴무일 변경?…충청권도 ‘눈치 작전’
[KBS 대전] [앵커]
앞서 보신 리포트와 관련해 취재기자와 좀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보도국 이용순 경제팀장 나와 있습니다.
이 기자! 한 달에 이틀 주말에 대형마트 문은 닫힌다는 게 당연한 일처럼 여기고 있었는데, 일부 지역이기는 하지만 평일 휴업 소식이 들리니까 낯설기까지 한데요.
가장 궁금한 게, 그럼 우리 지역은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은가요?
[기자]
충청지역에서는 청주시가 지난 5월 대형마트 휴업일을 매월 둘째, 넷째 주 수요일로 바꿨는데요.
이제는 대전시와 세종시, 충청남도로 시선이 옮겨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는 합니다.
전체 구도를 말씀드리면, 눈치 작전이 치열합니다.
지자체 세 곳이 눈치를 보는 표면적인 이유로는 대형마트 노조가 '평일로 의무 휴업 날짜를 옮기면 곤란하다'는 뜻을 전달한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공무원들이 내부적으로 논의를 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평일로 휴업일을 옮겼을 때 예상되는 소비자들의 행동 변화, 전통시장과 상점가의 반응을 여러 시나오리를 짜서 예측하려 하고 있습니다.
특히, 의무 휴업일을 평일로 옮긴 대구와 청주 유통업계에서 나타난 변화, 그리고 서울시의 대응 움직임까지 살피고 있습니다.
결국은 마트 노조의 반대 의견서를 받은 상황에서 이 논의를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앵커]
대형마트 의무 휴업이 골목상권이 침해받는 것을 다소나마 줄이려는 차원에서 시작된 거잖아요.
과연, 대구시 사례에서처럼 우리 지역에서도 대형마트 휴업 날짜가 평일로 옮겨가면 전통시장 매출이 늘어날 것으로 장담할 수 있을까요?
[기자]
이게 참 어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대구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해서 대전에서, 세종에서, 충남에서도 대형마트 매출도 늘고 전통시장 매출도 늘어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다만, 추세를 놓고 보면 지역이 어디이건 두루 참조할 만하다고 봅니다.
2012년 관련 제도가 시행될 때만 하더라도, 대형마트 영업을 규제해야 전통시장이나 골목상권을 살릴 수 있다는 여론이 팽배했다면, 지금 상황은 대형마트와 골목상권 모두 온라인 쇼핑 때문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지 않습니까?
온라인 매출이 대형마트의 3.8배에 이르고 마트와 백화점, 편의점, SSM 등 오프라인 매출을 다 합친 것과 동등해졌거든요.
산업통장자원부 발표에서도 올해 상반기에도 온라인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2% 팽창했습니다.
이렇다 보니 대한상공회의소가 상반기에 발표한 전문가 설문조사에서도, 77%가 대형마트 규제가 전통시장 활성화에 효과가 없었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또한 전문가 58%는 대형마트 규제로 정작, 반사이익을 얻은 것은 온라인 쇼핑 업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조금 전 뉴스를 보면, 대전 상인단체에서 대형마트 휴업일을 평일로 옮기는 것을 대전시에 요청하겠다고 밝혔어요.
대형마트 평일 휴업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을까요?
[기자]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봐요.
대전상권발전위원회가 대전지역 자영업자 14만 명과 2백여 개로 분류되는 골목상권 상인들을 대변하는 이익단체인데요.
대구시가 대형마트 휴업일을 평일로 옮겼더니 대형마트뿐 아니라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역시, 매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는 표본 조사 결과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대전시에서도 관련 단체가 제안하면 논의하겠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만큼, 제안서가 공식적으로 접수되면 이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입니다.
서울시 자치구 움직임도 예사롭지가 않은데요.
서울 8개 자치구가 코리아세일페스타 기간에 맞춰 원래 이번 주 일요일이 휴업일인데, 이번 주 일요일 정상 영업하고, 대신 다음 주 일요일 휴업하는 것으로 변경했거든요.
이와 관련해 마트산업 노조는 행사 기간에 유동인구가 늘어 매출 증가가 이뤄지면, 이를 빌미 삼아 평일 휴업 논의에 나설 수 있다며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습니다.
마트 근로자 입장에서는 한 달에 이틀 보장된 휴일을 포기하고 평일에 쉬고 일요일에 일하는 것을 좋아할 리가 만무하죠.
따라서 대전시가 평일 휴업 변경 여부를 논의하더라도 마트 노조와의 협의는 불가피한 상황으로 보여지고요.
지난 5월부터 평일 휴업을 결정한 청주시가 조만간 유통업종별 매출 변화 자료를 배포할 것으로 점쳐지는데, 이것까지 두루 살펴보면서 논의 구조를 다변화하리라 보여집니다.
이용순 기자 (sh6558@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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