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라운지] 10월 수출 13개월 만에 '플러스' 전환...상저하고 기대감
■ 진행 : 함형건 앵커
■ 출연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라운지]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주요 경제 이슈,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과 짚어 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요즘 모처럼 우리 경제에 좋은 소식들이 연이어 들려오고 있습니다. 일단 오늘 발표된 수출입 동향, 무역수지가 계속 흑자를 기록하고 있었는데 지난달 수출액이 지난해 동기보다 증가했어요. 이런 성적표 받아본 적 되게 오랜만인 것 같은데요.
[이인철]
맞습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늘 달고 다녔던 불황형 흑자라는 꼬리표를 처음으로 떼냈다라는 데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데요. 실제로 관세청 기준 10월 수출이 1년 전과 비교하면 5% 넘게 늘었어요. 550억 달러. 같은 기간 수입은 많이 줄었습니다. 9.7%나 줄어서 534억 달러예요. 그러니까 무역수지가 그나마 16억 4000만 달러 흑자네. 5개월 연속 흑자인데. 앞에 나온 4개월 연속 흑자와는 결이 좀 다르다.
앞에는 에너지 수입이 너무 많이 줄어서 수출도 줄었지만 에너지 수입이 너무 많이 줄어서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였다면 수출강국 코리아, 그동안은 정말로 수출도 줄어서 명함은 내밀 수 없었지만 지금은 반도체는 아니지만 이제 맏형 격인 현대차를 비롯해서 자동차 그리고 무선통신, 석유, 선박, 디스플레이 이런 4개 품목의 경우에는 10월 월간 기준 사상 최대를 냈어요.
그런 걸 보게 되면 수출하는 2개를 꼽았잖아요, 그동안. 반도체 잘 되고 있나? 중국 수출은 어떤데. 사실은 여전히 수치로는 마이너스예요. 그런데 그 흐름도 보게 되면 마이너스 폭이 굉장히 많이 줄어서 조만간 플러스로 전환하지 않겠느냐라는 기대감이 있어서 정부는 굉장히 고무적이에요.
그동안 외신들도 그렇고 한국 대외 의존도가 높고 에너지 의존도 높고 중국이 저렇게 리오프닝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면 한국은 저성장 국면에 고착화될 수 있다, 이런 우려. 그리고 상저하고는 무슨 얘기냐? 상저하저라는 얘기를 했는데. 오늘 이 데이터 받아들고는 정부가 여전히 10월에 반도체가 일단은 주력 부문이 살아나고 있다는 기대감도 좋고 중국 수출도 석 달 연속 100억 달러 넘어섰거든요.
이게 지난 1월만 하더라도 92억 달러까지 떨어졌었는데 줄고는 있지만 그래도 감소폭이 둔화되고 있다는 데 대해서 긍정적이다. 그래서 10월을 기점으로 해서 수출이 플러스로 돌아서게 되면 4분기에는 완만하게 경기가 회복되지 않겠느냐라고 기대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긍정적인 소식인데. 혹시 지난해 하반기에 우리 수출 실적이 안 좋았기 때문에 이른바 기저효과, 일종의 통계적인 착시도 섞여 있는 거 아니냐. 이런 시각도 있는데 이건 어떻게 봐야 됩니까?
[이인철]
맞습니다. 정확한 지적이시고요. 왜냐하면 지난해 10월 수출을 보게 되면 여전히 감소세예요. 5.8% 넘게 줄었던 수출을 그걸 제로로 봐서. 수출통계든 어떤 통계든 1년 전과 비교한 수치를 보게 되면 이미 기준이 낮아진 상태에서 더 떨어지지 않았다는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기저효과를 방문했다는 거고. 그래서 이게 일회성으로 한 달만 반짝할 거냐를 봐야 되는데. 리스크 요인이 너무 많다는 거예요.
수출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금리도 봐야 되고 그리고 물가도 봐야 되고 여기다가 환율도 불안하죠. 이런 게 남아 있는 상황이어서 최대 불안 요인이 지금도 유가거든요. 우리가 거의 2년째 유류세를 깎아주고 있어요.
2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하다 보니까 한쪽이 좀 더 전쟁이 불안해지게 되면 최악의 시나리오의 경우는 현재 유가 수준에서 거의 2배 가까이 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에 유가는 우리가 통제 불가능한 변수고 또 하나가 잠시 후 미국에서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가 결정되겠습니다마는 미국의 금리가 우리는 경기 감안하면 금리를 내리고 싶은데 미국이 계속해서 인플레가 안정권에 접어들지 않았다는 이유로 계속 고금리를 유지하고 또 국제금리가 뛰고 이런 것 때문에 우리 의지대로 금리를 내릴 수도 없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저는 상저하고 전망의 가장 큰 리스크가 뭐냐. 대외전망이다. 고유가, 고물가, 고금리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앵커]
물론 당국 입장에서는 이거 기저효과 아니다. 그리고 추세적 전환 가능성을 상당히 기대하고 있는 것 같은데. 지금 말씀하신 대로 연말까지는 쭉 지켜봐야 된다는 그런 말씀인 거죠. 어제 발표된 또 다른 지표가 있었습니다. 방금 말씀하신 수출입 동향은 10월 통계고 이건 산업동향, 9월 통계인데요. 이것도 상당히 좋게 나왔어요. 생산과 소비, 투자 일제히 늘어났죠.
[이인철]
맞습니다. 과연 우리가 제조업 중심으로 계속 물건을 만들어서 잘 팔아야 되는 국가인데 3개의 품목을 보게 되면 바로 생산, 소비, 투자인데요. 이게 모두가 다 플러스로 전환하기는 쉽지가 않았는데 어쨌든 넉 달 만에 생산, 소비, 투자가 증가했는데 일등공신을 꼽으라고 하면 반도체거든요. 반도체는 거의 2년 가까이 침체를 보여서 올 초부터 감산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반도체가 살아나고 있다는 게 고무적이다라는 표현인데. 실제로 올해 반도체를 보면 9월의 경우에는 반도체 재고 물량이 조금 줄었어요. 한 달 만에 6.7% 가량 줄었고 생산은 대신에 12% 늘었고. 이러다 보면 출하량과 수출량은 70% 가까이 늘어났는데. 우리는 반도체는 주로 PC용 그리고 스마트폰용이 살아나야 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9월 저점을 찍었던 D램 가격이 두 자릿수 내외로 올랐어요. 현물가격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고정거래 가격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 전반적으로 1, 2, 3위 업체가 기존에 재고를 갖고 있던 고객들도 그러면 재고가 다 소진된 건 아니에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격 더 오르기 전에 조금 사놔야 되는 게 아니냐. 이런 게 보이고 또 하나는 생산형 AI 인공지능 관련해서는 굉장히 고메모리, 고부가가치의 반도체 수요가 늘고 있어서 이런 것들로 인해서 빠르게 SK는 전환을 냈고 삼성도 설비투자를 늘리다 보니까 오히려 4분기보다는 내년 쪽에 반도체 회복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 같아서 전반적으로 보면 반도체가 생산을 늘리는 데 기여를 했고 그리고 설비투자도 8% 느는 데 기여를 했다. 그나마 다소 부진한 게 소비거든요. 소비는 9월이면 사실은 추석 전이기 때문에 가장 많이 늘어나야 돼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0.2%, 정말 감질맛날 정도로...
[앵커]
조금 살아나기는 했는데 여전히 미약합니다.
[이인철]
이게 분기 기준으로 보면 감소세예요. 3분기만 놓고 보면 2.5% 전년에 비해서 줄었거든요. 2분기 연속 줄고 있어서 소비라는 건 미래 경기의 바로미터예요. 경기 어려울 것 같다 하면 소비 위축되고요. 또 하나가 고물가, 고금리 때문에 쓸 돈이 없어요.
실제로 물가를 감안하게 되면 근로자들의 실질소득은 6개월째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분들은 지금 소득이 줄고 있으면 기존에 내가 부어놨던 예적금을 깨든가 아니면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써야 되는 상황이거든요. 실제로 대출 내역을 보게 되면 9:1 정도로 마이너스 통장 대출로 여겨지는 신용대출이 늘고 있단 말이에요. 그런 걸 감안하게 되면 소비가 과연 연말까지 살아나느냐. 이 부분도 의문이에요.
[앵커]
지금 말씀하신 대로 우리 내수에 상당히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 민간소비. 수출이 늘어나고 반도체가 회복될 기미를 보이고 이런 건 좋은데 소비가 늘어날 조짐은 보이지 않아서요. 말씀하신 대로 고금리라든가 고물가 이게 굉장히 중요한데. 중동리스크 변수도 남아 있는 것 같고. 또 역시 가계부채라든가 이른바 영끌족들이 많은 이자 부담을 안고 있는데 조금 이따가 좀 더 자세히 얘기하겠습니다마는 이런 것도 소비여력을 위축시키는 영향이 있지 않습니까?
[이인철]
맞습니다. 가장 실질임금이 지난해부터 줄었어요. 지난해도 보면 2.6% 성장, 2% 성장에 물가는 5%. 그러니까 그때부터 마이너스 성장을 쓰기 시작한 거죠. 실질적인 소득이 줄었으니까. 코로나 때는 더 심했잖아요. 더 심해서 영업을 아예 정지했었기 때문에. 그런데 올해도 보면 1% 성장에 물가는 3%. 내년도 전망은 물가하고 성장률 전망 똑같습니다.
엇비슷하거나 아니면 성장률 전망이 더 낮거든요. 그러면 3년 연속 이렇게 실질소득이 줄어들게 되면 가계는 빚을 내야 되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고금리로 인해서 빚을 내도 원리금 갚기가 어려워져요. 그런데 우리 빚의 90%는 주택담보대출인데 연체율도 똑같이 올라가고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지금 가계가 여유로 쓸 수 있는 가처분소득이 굉장히 줄었어요.
이것이 있어야만 연말에 그래도 보너스 받아서 애들 새 IT기기 사주고 집안 리모델링하고 아니면 새옷 사고 이래야 되는데 그런 것들이 과연 일어날 수 있겠느냐. 아마 정부가 11월, 12월 소비진작책으로 각종 축제, 대형 행사를 하면서 할인쿠폰을 뿌리고 이런 것들이 위축된 소비를 이떻게든 부각을 시켜야지만. 왜냐하면 전체 경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높지만 소비도 절반 이상이거든요. 그러니까 국내 소비가 살아나야지만 해외 변수가 이렇게 굉장히 장기간 우리를 짓누르고 있잖아요. 그 버팀목이 되는 게 소비예요.
[앵커]
역시 체감경기가 살아났으면 좋겠는데 여러 가지 변수가 남아 있죠. 역시 금리 문제. 미국 연준이 새벽에 기준금리를 다시 조정하는데. 동결 전망이 지배적인 것 같습니다.
[이인철]
11월만 아니라 12월에 마지막에 한 번 더 남았어요. 12월 13일 현지 시각으로 두 번 다 동결 전망이 우세합니다. 특히 오늘 동결 전망은 98:2예요. 그러면 2%가 과연 인상쪽에 있느냐. 아니고 금리 인하 쪽에 랭킹을 하고 있습니다. 그 얘기는 뭐냐. 지금 미국은 이미 기준금리 상단, 연 0.5% 기준금리 상단에서 더 올리지 않을 수 있다는 거예요. 그런데 고금리가 굉장히 장기간 될 수 있다.
왜냐, 국채금리가 열일하고 있다는 겁니다. 미국의 장기국채금리가 지금 2007년 이후 연 5% 돌파하면서 16년 만에 최고치예요. 미국의 장기국채금리가 이 상태로 계속 유지가 되면 미국의 기준금리를 3번 올리는 것과 비슷한 효과가 난다는 겁니다.
미 투자 월가에서는 연 5% 10년물 국채금리가 장기간 계속되면 0.25% 기준금리를 3번 인상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구태여 미국 연준이 나서서 금리를 올릴 이유가 없다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사실 미국의 국채금리가 오르면 이걸 지표로 하는 대부분의 대출금리 오르죠, 회사채 금리 오르죠. 전세계 금리의 바로미터에요.
이것 따라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동결한다고 하더라도 지금 시중은행 대출금리가 오르는 이유가 바로 미국 금리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아마 내일 파월 의장이 굉장히 매파성 발언을 강하게 할 거예요. 매파성 발언을 올해 금리 인상이 끝났다고 선언하기보다는 오히려 여전히 인플레이션 목표치가 안정권에 접어들지 않았기 때문에 고금리를 상당히 오랫동안 지속하겠다는 매파성 동결을 한다고 하더라도 이미 시장에서는 포커페이스가 어느 정도 속마음을 읽히고 있다는 거거든요.
그래서 아마 인플레이션이 추세적으로 둔화되고 있는 것 맞고. 그러나 시장이 예상만큼 빠르게 둔화되는 건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시장에서는 금리인하 타이밍을 저울질하는, 그리고 파월 의장의 발언을 통해서 당장은 아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 현재 고금리가 이어질 수 있겠지만 추가적으로 금리를 안 올릴 수 있다는 데 베팅하는 것. 그리고 내년에 금리를 내리게 된다면 연말에 가서, 하반기에 가서 두 차례 정도. 그러면 현재 연 5.5% 미국의 기준금리가 5%까지 낮아진다는 얘기인데. 불과 1년 반 전 0.25였거든요. 이게 5%라니까 상당히 오랫동안 고금리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앵커]
우리가 기준금리 조정할 때마다 하는 얘기가 그렇다면 파월 의장의 입에서 어떤 얘기가 나오는지 주목해봐야 된다. 그런데 아까 말씀하신 대로 기준금리보다 국채금리, 시장금리가 더 중요해진 상황이라면 연준의장이 어떤 얘기를 하든 간에 그 효과가 점점 더 떨어지는 거 아닙니까?
[이인철]
맞습니다. 그래서 아마 연준 의장이 어떤 발언을 할지 매 회의마다, 매 장소마다 계속 매파성 발언을 쏟아내면서 증시가 출렁거렸었지만 점차 갈수록 그런 매파성 발언의 쇼크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요. 시장에서는 오히려 미국 경기가 과연 연 5%의 기준금리를 거의 1년 반 이상 유지하게 되면 과연 살아남을까?
물가 잡으려다 경기 잡는 거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거든요. 물론 지금은 인플레이션 그리고 고용, 여기에다 소매 판매까지 너무 좋습니다. 미국 경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아요. 그래서 올해 IMF는 한미일 성장률을 보게 되면 미국이 1등, 일본이 2등, 한국이 3위로 밀리고 있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내년 상황은 역전됩니다.
내년 우리가 2% 성장을 하지만 미국이 1.5, 일본은 1%예요. 그러니까 아마 고금리가 계속되고 장기국채금리가 계속 장기화된다는 건 미국 경제에도 상당한 부담이에요. 지금은 위축되고 있지 않지만 모기지 금리가 8% 넘어가면 당연히 신규 주택 착공은 어려워지고요. 물론 미국의 기존 대출자들, 기존에 집을 받은 분들은 상관이 없어요.
그분들은 30년 만기 고정금리로 이미 대출을 받았기 때문에. 그러나 신규로 집을 사시려는 분들은 굉장히 고금리로 물어야 되는데 그걸 감안하게 되면 그 금리 이상의 임금이 올라야 되거든요. 그런데 임금 인상이 오르게 되면 이게 다시 물가를 올리기 때문에 선순환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아마 미국도 내년에는 상당히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앵커]
그리고 새벽에 미국 재무부가 발표하는 또 다른 중요한 내용이 있다고 하던데요. 국채 발행 규모, 세부적인 계획을 다시 내놓나 보죠?
[이인철]
맞습니다. 미국 연방정부가 계속해서 부채 한도 협상 타결하면서 어느 정도 연력은 좋았는데 분기별로 매번 발표를 합니다. 거의 1000조원 가까운 국채를 발행하게 되는데. 발행 물량은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나 있어요. 그런데 그걸 약간씩 조절하거든요. 조절하는 데 관전 포인트는 뭐냐. 크게 두 가지입니다.
미국 장기국채금리가 5% 내외로 움직이고 있는데 과연 장기물량으로 계속해서 물량을 내놓을 건가. 보통 길게 가면 그동안은 금리가 낮았기 때문에 발행한 미국의 입장에서는 이자를 적게 줘도 되니까 주로 장기채 위주로 발행해 왔어요. 그런데 지금 상황이 반전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단기채 위주로 발행될 텐데 그럼 물량을 줄이지 않겠느냐. 왜냐하면 중국도 올해 들어서 위안화 약세를 방어하는 차원도 있지만 달러를 굉장히 많이 팔았거든요. 70조 원 넘게 달러채권을 팔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지금 가능한 한 물량을 줄여야만 이자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상황이에요.
미국이 발권력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 채권 공급과잉 우려 속에 채권이 소화되지 않으면 금리는 더 올라가거든요. 더 높은 금리를 줘야 되기 때문에 아마 저는 두 가지 관전포인트. 과연 예상된 물량을 그대로 다 풀 건지. 그리고 계속해서 장기물이 아닌 단기물로 소화를 할 건지 여부를 지켜봐야 합니다. [앵커] 국내 상황도 다시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아까 금리와 가계부채 문제 잠깐 언급했습니다마는. 최근에 대통령실 김대기 비서실장이 이런 얘기를 했었죠. 가계대출 위기가 발생했을 때는 외환위기의 몇 십배의 위력이 될 것이다.
김대기 실장이 경제관료로 계속 일해 오신 분인데 경제관료, 고위관료의 입에서 이 정도 강도 높은 얘기가 나오는 경우가 그렇게 흔한 일은 아닌 것 같은데요.
굉장히 특이하게 봤습니다, 저는. 어떤 배경이 있었던 걸까요?
[이인철]
가계부채가 계속해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는 것도 맞고. 여기에다가 고금리 상황에서도 대출이 줄지 않고 있어요. 그래서 최근 들어서는 정부가 브레이크를 걸고 있잖아요. 정부가 그동안은 부동산 경착륙을 막기 위해서 대출규제를 많이 완화했어요.
소득이 없더라도 청년, 무주택자라면 거의 50년까지 연 4% 장기로 대출해 주는 특례보금자리론을 비롯해서 최장 50년짜리 주담대를 하다 보니 오히려 그런 사이에 주택 통계는 왜곡됐죠. 인허가 착공 물량이 줄었기 때문에 이러면 지금이 더 싼 거 아니야? 빨리 매수해야 돼. 영끌족들이 가세를 했잖아요. 그러다 보니까 2분기 기준 가계부채가 1863조고요.
이게 지난해 3분기 정점 찍은 이후 2분기 연속 줄다가 계속 늘고 있고. 월간 데이터를 보더라도 지난달에 26일 기준 2조 5000억원 가량 늘어났는데 이게 2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어요. 90%가 주택담보대출입니다. 그리고 신용대출도 2년 만에 5000억 원 증가세로 전환했다는 거거든요. 물론 여기에는 여러 가지 함축적인 의미가 있습니다.
일단 주택담보대출이라는 게 잔금, 계약하고 계약 시점에서 주택 마지막 잔금 치르는 두세 달 후에 통계에 잡혀요. 그러다 보니까 9월 말 일반형 특례보금자리론 사라지고 50년 만기 주담대 사라졌기 때문에 그게 통계에 잡힌 것일 수 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말로 갈수록 증가폭은 줄어들 수 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고금리에 장사 없다.
지금 거래량 자체가 줄고 있고 또 관망세로 돌아서고 있거든요. 특히나 저는 다소 우려스러운 게 주택매매시장보다는 전세 쪽으로 불안한 조짐이 보이고 있는데요. 거의 눈에 보이지 않지만 23주 연속 주간 기준 전셋값이 오르고 있어요.
전세사기가 주로 열악한 빌라나 다세대에서 일어나다 보니까 아파트로의 전세 수요가 늘고 있죠. 그런데 전세라는 건 물량을 한꺼번에 만들 수 없는 입장이다 보니까 아마 금리가 계속 오르면 오히려 매수보다는 매물은 더 늘어나는데 지금보다는 더 낮아지겠지라는 기대감 때문에 조금 더 눌러살자. 전세 수요 때문에 전세가 내년은 더 불안할 조짐이 있습니다.
[앵커]
우리가 가계대출 규모가 너무 커지고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고 이런 점이 우리 경제의 뇌관이라는 말을 오랫동안 해 왔습니다마는 사실 지금 그런 얘기가 나온 배경을 보면 정부 입장에서도 보면 상당히 지금 상황이 부담스러운 것 같아요.
그런데 근본원인을 보면 대출을 많이 풀어준 게 정부 아니었습니까? 지금 대출규제 특히 대표적으로 DSR 같은 경우에 예외적인 사유도 많이 넓혀놨고 특례보금자리론이라든가 여러 가지 대출이 늘어나게 된 배경이 있었는데 그렇다면 정부가 이제 와서 어떻게 할 것인가. 정부가 내놓은 조치는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이인철]
다시 또 역으로 대출규제 쪽으로 선회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IMF 기준 우리나라의 가계부채는 GDP 대비 108%까지 치솟아서 스위스 다음으로 세계 두 번째로 높거든요. 그런데 증가폭도 더 빨라요. 여기에다가 고금리의 가장 큰 게 연체율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연체율도 지금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0.38% 정도 되지만 1년 전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러면 그 근본적인 원인은 뭐냐. 정부가 굉장히 부동산 시장을 어쨌든 경착륙은 막아보기 위해서 대출규제를 풀었던 것들이 분명히 영향이 있고요. 여기에다 은행권도 지금은 가계부채 증가로 인해서 약간 금융권에 대한 관리감독이 허술한 틈을 타서 대출금리가 회사채나 코픽스 금리보다도 훨씬 더 큰 폭으로 올리고 있어요.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우대금리. 대출금리라는 건 기준금리 플러스 거기에다 가산금리를 더하고 우대금리를 빼야 되는데 가산금리는 지금 굉장히 높이고 우대금리는 덜하는 방식으로 예대금리차를 막대하게 취하고 있거든요. 실제로 지금 거의 3분기 기준 30조 원에 달하는 금융권의 이자이익 발생이 쉬쉬할 정도로 역대 최대입니다.
그러다 보니까 아마 정부가 할 수 있는 건 스트레스 DSR이라고 해서 변동금리로 대출받지 말고 고정금리로 유인하려는 것 같아요. 그런데 이거 타이밍을 봐야 돼요. 왜냐하면 지금 제가 앞서서 현재 3.5%인 한국의 기준금리나 미국의 연 5.5% 기준금리가 한 번 내지 동결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내년 하반기 가면 오히려 금리 내려야 되는 상황이거든요.
그런데 고정금리는 고금리일 때보다 또 저금리일 때 고정금리여야 대출자의 이자부담이 줄어들잖아요. 그런데 지금 상당히 높은 금리에서 고정금리를 받아보게 되면 3년 이내 갈아타게 되면 이게 중도상환수수료가 발생하거든요. 그러니까 이게 조금 이제 늦었다.
왜 이런 얘기가 나오느냐. 지난해 말 기준 조금 고정금리 대출비중은 25%밖에 안 됩니다. 변동금리가 75% 되니까 스트레스 DSR을 도입해서 변동금리로 대출받으신 분들에 한해서 가산금리를 더 얹어서 대출한도를 줄이겠다는 취지는 충분히 공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타이밍상 지금 이걸로 인해서 가계부채에 영향을 미칠 거냐. 오히려 대출받은 사람들의 고통이 더 심해질 수 있다고 저는 보거든요.
[앵커]
어쨌든 가계부채 문제는 부동산 시장의 가격전망하고도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건데 많은 분들이 혹시나 이렇게 무리하게 대출해서라도 집을 사야 된다는 생각을 한다면 이것 자체가 지금 시장전망을 그렇게 보기 때문인데 정부의 부동산 대책하고도 연관돼 있는 것 같아요.
[이인철]
맞습니다. 저는 내년이 더 걱정이에요. 올해도 걱정이지만 내년은 우리나라는 이미 스태그플레이션 초입단계에 있다고 보거든요. 경기성장률은 2.1% 미만이고 이미 잠재성장률이 2% 아래로 떨어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거든요. 그런 상황에서 물가는 2~3%, 5%란 말이에요.
그러면 여기서 빚내서는 더 이상 안 됩니다. 정말로 가계의 경우에는 부채 다이어트를 통해서 조금은 부채를 줄이는 그리고 정부도 연착륙으로 가야 돼요. 대환대출 시스템을 만들고 그리고 이런 소상공인들이 계속해서 미뤄왔던 대출의 경우에는 프로그램도 하고 이걸 어쨌든 상생금융을 통해서 이분들이 연착륙할 수 있는 방향을 모색해야 합니다.
[앵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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