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건 이름뿐인데”…이민 후 45년 만에 형제 상봉
[KBS 대구] [앵커]
이민 후 가족과 연락두절된 80대 재미동포가 45년 만에 동생과 재회했습니다.
단서는 이름과 나이뿐이었지만 경찰의 도움으로 신고 6시간만에 찾을 수 있었습니다.
45년 만에 상봉한 형제를, 박준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오래 전, 미국인 기술자의 눈에 띄어 이민을 결심한 윤화식 씨.
바쁜 타향살이와 잦은 이사 탓에 가족들과 연락이 끊긴 지도 수십 년.
강산이 몇 번이나 바뀐 뒤에야, 두 형제는 얼굴을 다시 마주할 수 있게 됐습니다.
["광식아 반갑다! (예 형님.)"]
오랜만에 잡은 손, 동생의 얼굴이 붉어집니다.
[윤광식/동생 : "(형님이) 살아 계시는지 변을 당하셨는지 궁금한데 실질적으로 올해 전혀 꿈도 못꿨던 일이 벌어진 거예요."]
[윤화식/형 : "다행히 얼굴을 보니까 훤한 게 내가 퍽 안심이 됐어요. 고생은 하긴 했지만은 그래도 잘 살았구나 그런 안도감을..."]
형제는 극적인 상봉을 한 뒤 돌아가신 부모님의 묘소를 찾아 인사를 올렸습니다.
[윤화식/형 : "내가 어렸을 때 두 분이 돌아가셔 가지고. 산소를 갔는데 '저승에 계신 분들도 반갑게 맞이했을 거다. 건강하게 둘이서 왔으니까...'"]
윤화식 씨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동생을 찾으러 한국에 온 건 일주일 전.
단서는 동생 이름과 나이뿐이었습니다.
어릴 적 살았던 대구로 와 경찰에 도움을 청했고, 6시간 만에 동생과 기적처럼 재회할 수 있었습니다.
[김태완/대구 중부경찰서 실종전담팀장 : "이름만 알고 주민등록을 모를 경우에는 특정조회라는 걸 활용하게 되는데, 대조를 하는 과정에서 일치되는 점이 있는지 그걸 확실히 하기 위해 통신수사까지..."]
보고싶었던 마음을 담아 건네는 편지.
["사랑하는 창식 그리고 광식아... 오랜 세월동안 보고싶었다. 정말 이 형은 지금 행복하다."]
수십 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다시 만난 두 사람.
남은 삶, 두 손 꼭 맞잡고 함께 걸어가자 약속합니다.
KBS 뉴스 박준우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인푸름
박준우 기자 (joonwoo@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 김포→서울 출근자 85% 알고보니 ‘김골라 하차율’ [취재후]
- 전국적 ‘빈대’ 속출…“물리면 즉시 씻고 침대 틈새 고온 소독”
- 가자 난민촌 공습…라파 통로 열려 ‘외국인·중상자 첫 대피’
- “끝까지 잡는다” 전세사기 무기한 단속…14개월간 5500여 명 검거
- [단독] “불법 영화 보다가 도박 중독”…OTT-도박 연계 현장 첫 적발
- ‘고속도로 화재영웅 장병’ 찾았다…“할 일 했을 뿐”
- 음주운전에 도주까지…붙잡고 보니 불법체류 중국인
- ‘김포 서울 편입’ 김동연 경기지사 의견은? [현장영상]
- 혈세 쏟아부은 앱, 폐지되거나 외면받거나
- 관객 대신 사진 240장 놓인 ‘조용한 연주회’…무슨 콘서트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