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는 건 이름뿐인데”…이민 후 45년 만에 형제 상봉

박준우 2023. 11. 1.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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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대구] [앵커]

이민 후 가족과 연락두절된 80대 재미동포가 45년 만에 동생과 재회했습니다.

단서는 이름과 나이뿐이었지만 경찰의 도움으로 신고 6시간만에 찾을 수 있었습니다.

45년 만에 상봉한 형제를, 박준우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오래 전, 미국인 기술자의 눈에 띄어 이민을 결심한 윤화식 씨.

바쁜 타향살이와 잦은 이사 탓에 가족들과 연락이 끊긴 지도 수십 년.

강산이 몇 번이나 바뀐 뒤에야, 두 형제는 얼굴을 다시 마주할 수 있게 됐습니다.

["광식아 반갑다! (예 형님.)"]

오랜만에 잡은 손, 동생의 얼굴이 붉어집니다.

[윤광식/동생 : "(형님이) 살아 계시는지 변을 당하셨는지 궁금한데 실질적으로 올해 전혀 꿈도 못꿨던 일이 벌어진 거예요."]

[윤화식/형 : "다행히 얼굴을 보니까 훤한 게 내가 퍽 안심이 됐어요. 고생은 하긴 했지만은 그래도 잘 살았구나 그런 안도감을..."]

형제는 극적인 상봉을 한 뒤 돌아가신 부모님의 묘소를 찾아 인사를 올렸습니다.

[윤화식/형 : "내가 어렸을 때 두 분이 돌아가셔 가지고. 산소를 갔는데 '저승에 계신 분들도 반갑게 맞이했을 거다. 건강하게 둘이서 왔으니까...'"]

윤화식 씨가 마지막이라는 심정으로 동생을 찾으러 한국에 온 건 일주일 전.

단서는 동생 이름과 나이뿐이었습니다.

어릴 적 살았던 대구로 와 경찰에 도움을 청했고, 6시간 만에 동생과 기적처럼 재회할 수 있었습니다.

[김태완/대구 중부경찰서 실종전담팀장 : "이름만 알고 주민등록을 모를 경우에는 특정조회라는 걸 활용하게 되는데, 대조를 하는 과정에서 일치되는 점이 있는지 그걸 확실히 하기 위해 통신수사까지..."]

보고싶었던 마음을 담아 건네는 편지.

["사랑하는 창식 그리고 광식아... 오랜 세월동안 보고싶었다. 정말 이 형은 지금 행복하다."]

수십 년의 세월을 뛰어 넘어 다시 만난 두 사람.

남은 삶, 두 손 꼭 맞잡고 함께 걸어가자 약속합니다.

KBS 뉴스 박준우입니다.

촬영기자:백재민/그래픽:인푸름

박준우 기자 (joonw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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