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브릿지>다섯 아빠의 육아일기…'썬데이 파더스 클럽'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요즘엔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빠들이 많이 늘고 있죠.
매주 일요일 저녁 아이를 키우며 쓴 육아일기를 뉴스레터로 발행하는 아빠들이 있습니다.
좌충우돌 육아기를 담은 이 일기는 곧 아빠들의 성장 일기이기도 한데요.
필진 가운데 한 분인 강혁진 작가에게 뒷얘기 들어봅니다.
작가님 어서 오세요.
먼저 시청자들께 인사 부탁드리겠습니다.
강혁진 마케터·작가
네 안녕하세요.
너무나도 사랑스러운 27개월 남자아이 이서를 키우고 있는 강혁진이라고 합니다.
저는 지금 마케터로 일하고 있고요.
육아를 하고 있는 또 다른 아빠 4명과 함께 육아 에세이 '선데이 파더스 클럽'을 썼습니다.
서현아 앵커
네 반갑습니다.
이 아이를 키우면서 쓴 육아일기를 뉴스레터로 발행한 뒤에 또 이걸 모은 책입니다.
이 '선데이 파더스 클럽' 어떤 내용을 담고 있습니까?
강혁진 마케터·작가
'선데이 파더스 클럽'은 총 5명의 아빠들의 육아 에세인데요.
아이를 키우면서 느끼는 희노애락을 아빠들의 시선에서 담았습니다.
저와 규성님은 아들 하나, 현님은 딸 하나, 정민님은 아들 하나 딸 하나, 정우 님은 아들 셋을 키우고 있고요.
초등학생부터 27개월까지 아이들의 나이도 다양합니다.
그러다 보니 각자 육아를 하면서 느끼는 감정과 고민도 각기 다르더라고요.
그래서 거기에서 오는 다양한 이야기를 책에 담았습니다.
책 '선데이파더스 클럽'은 저희 뉴스레터 중에서 몇 편을 선별해서 책으로 옮긴 건데요.
아이가 태어나고 나니까 아이의 사진과 영상은 많이 찍게 되는데 그 당시에 제 생각을 영상이나 사진으로 남길 방법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그 감정들을 글로 남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글이라는 것이 또 제 생각을 전하는 데 가장 적합한 매체라고 생각도 했습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이 작가님께서 쓰신 글들 가운데서 가장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 뭘까, 기대가 되는데요.
강혁진 마케터·작가
아이가 아파서 새벽에 병원 응급실에 갔던 기억이 있는데요.
새벽 2~3시쯤이었나 아이가 10분에 한 번씩 구토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6번, 7번 연달아 하면서 그때는 올 초에 추운 겨울이었는데 아내와 함께 정신없이 짐을 챙겨서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또 아이는 너무 졸린데 자꾸 기침하고, 오바이트 하고 응급실은 또 아내랑 아이만 들어가고 저는 추운 차 안에서 기다리고 이랬던 적이 있는데요.
그 시간이 엄청 길게 느껴지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아이는 결국 장염 판정을 받고 수액을 맞고 나서 다행히 금방 나았는데요.
결국에는 아이가 아팠던 일들이 기억에 계속 남는 것 같습니다.
서현아 앵커
아이가 아프면 정말 부모 마음이 힘든데 독자들에게도 공감이 참 많이 되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이 아빠로서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야겠다라고 결심하게 된 계기는 어디에 있었을까요?
강혁진 마케터·작가
이유는 단순한데요.
아이가 태어났기 때문입니다.
아이가 태어났으니까 부모 중 한명으로서 육아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했고요.
아내가 임신을 하고 아이가 태어난 직후에는 제가 그 당시에 또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던 때여서 조금 더 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가 있었고요.
육아는 사실 저희 부부가 해결해야 될 다양한 미션 중에 하나이기도 한데 제가 최대한 육아를 많이 해야 아내도 그만큼 덜 힘들 거고요.
아내가 덜 힘들면 부부 사이가 좋아질 수밖에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육아를 많이 하면 부부 사이도 더 좋아지고 저 스스로가 더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육아를 많이 하면 더 행복해질 수 있다라고 말씀해 주셨는데요.
그렇다면 이 육아를 하시면서 작가님과 또 가족들에게는 또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강혁진 마케터·작가
정확히는 저만 육아를 하는 게 아니라 저희 부부랑 장인, 장모님 모두 육아를 같이 하고 있고요.
어린이집 선생님들도 함께 육아를 해주고 계신 거죠.
그래서 아이를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고 하는 것처럼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육아를 해 주고 있는데요.
아이를 키우면서 아이 덕분에 가족들과 더욱 연결되고 있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이를 낳으면 다들 인류애가 생겨난다고 하시는데 저도 좀 그랬던 것 같고요.
아이 덕분에 저 스스로도 좀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기도 합니다.
서현아 앵커
점차 상황이 바뀌고 있기는 하지만 사실 아직까지는 그래도 가정 내에서 대체로 엄마들의 육아 부담이 과중한 게 현실입니다.
아빠가 육아에 참여해야 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다고 보십니까?
강혁진 마케터·작가
저는 반대로 사실 묻고 싶기도 해요.
아빠가 육아에 참여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가 있을까요?라고 생각해 보면 사실 모든 아이는 자기가 원해서 태어나지 않잖아요.
그냥 부모가 원해서 낳는 거고 저는 거기에서부터 부모가 육아에 참여하는 이유가 생겨난다고 생각하고요.
아이에게 '태어나고 싶냐?' 이렇게 물어보고 낳은 게 아니니까요.
그래서 훗날 아이에게 태어나서 좋니라고 제가 묻거나 스스로 생각했을 때 '응 좋아.' 라고 대답할 수 있도록 잘 키워야 되는 건 엄마 아빠 누구의 몫이 아니라 모든 부모의 의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조금 현실적으로 보자면 사실 육아는 아빠가 더 잘할 수도 있어요.
육아는 체력이잖아요.
그래서 대부분의 아빠들이 엄마보다는 체력이 좋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런데 한편으로는 또 마음처럼 쉽지 않은 상황도 있으셨을 것 같아요.
이 아빠 육아의 가장 힘든 점은 뭐였을까요?
강혁진 마케터·작가
외출을 하다 보면 제가 조금 더 신경 쓰려고 해도 어려운 환경들이 좀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아기 기저귀 갈이대가 여자 화장실에만 있다거나 또 어떤 수유실에는 남성 아빠는 출입 불가라거나 또 그래서 남자가 육아에 더 많이 참여하려면 더 많은 곳에 아이의 쉼터가 성별 무관하게 부모가 다 출입할 수 있는 이런 환경들도 마련되면 좋겠다는 생각이에요.
서현아 앵커
사실 의지가 충만했다가도 이런 난관에 부딪히면 또 좌절하기가 쉬운데 또 인프라 측면에서도 변화가 필요하겠습니다.
지금 사실 우리나라의 출산율이 굉장히 낮은데요.
근본적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보실까요?
강혁진 마케터·작가
개인적으로는 부모가 아이를 직접 키울 수 있는 환경이 최대한 마련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어린이집의 지원이나 육아휴직 같은 제도가 더 넓게 확대되어야 한다고 생각하기도 하고요.
아이를 낳으면 지원금을 주기도 하는데 그런 것도 물론 도움이 되지만 장기적인 또는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돈으로 육아를 100% 해결할 수는 없잖아요, 아이가 로봇이 아닌 이상에는.
그래서 아이는 부모를 필요로 하고 또 그런 관점에서 야근 문화도 사라지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한 회사는 직장 어린이집에서 부모들의 야근이 끝날 때까지 아이를 봐주겠다는 얘기를 했다가 그런 대중들의 여론의 뭇매를 맞은 걸로 알고 있는데 야근이 끝날 때까지 아이를 봐주는 게 아니라 그런 부모들을 빨리 칼퇴근시켜주는 게 맞지 않나 이런 생각도 해봅니다.
서현아 앵커
아이는 부모를 필요로 한다.
정말 이 정책 관계자들이 꼭 기억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일 중요한 사실이고요.
그렇다면 작가님,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십니까?
강혁진 마케터·작가
육아의 관점에서 제 계획과 목표를 말씀드리자면 제 아이를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독립적인 아이로 키워내는 게 목표이자 계획이고요.
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조금 부족하더라도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갈 몸과 마음의 준비가 되었으면 합니다.
서현아 앵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꼭 전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으실까요?
강혁진 마케터·작가
음 아이를 낳고 키우는 일이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좀 많이 느끼시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아이를 낳고 키우다 보니까 어렵고 힘든 순간도 분명히 있는데요.
세상 모든 일이 그렇듯이 어렵고 힘든 일만 있는 건 아니잖아요.
그래서 오히려 그런 순간은 생각도 안 날 만큼 행복한 순간들이 사실은 아이를 키우면 더 많더라고요.
그래서 아이를 안 낳았으면 어쩔 뻔했나 이런 생각도 드는데요.
아이를 낳는 건 전적으로 개인의 선택이지만, 아이를 낳고 키우는 과정에 대해서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도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서현아 앵커
소중한 우리 아이를 성장시키면서 자신도 성장해 가는 아빠들의 이야기.
더 많은 관심과 응원이 이어지길 바라겠습니다.
작가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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