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안 통하는 농업 기술…‘넷에 하나는 매출 0원’
[KBS 전주] [앵커]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농기계들이 정작 농민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소식, 전해드렸습니다.
민간 업체를 지원하겠다며 내놓은 농업 기술 역시 시장에서 통하지 않고 있습니다.
기술 이전을 받은 업체 4곳 중 한 곳은 전혀 매출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데요.
현실과 동떨어진 연구 개발 사업 전반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이 필요해 보입니다.
이지현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20년, 농촌진흥청 출연기관인 농업기술진흥원으로부터 1억 원가량의 사업 자금과 함께 기술 이전을 받아 농산물 가공 음료 시장에 뛰어든 업체입니다.
그로부터 4년 가까이 지났지만 관련 매출은 전혀 없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트렌드가 즙 종류를 많이 안 먹는 그런 입장이다 보니까 소규모로 하는 중소농에서는 많이 타격을..."]
유기농 전통식품 제조 기술과 사업 자금을 지원받은 이 영농조합도 3년째 매출이 바닥입니다.
최근 3년 동안 농촌진흥청과 농업기술진흥원로부터 기술을 이전받아 사업화에 나선 업체는 2백 69곳.
이 가운데 66곳, 전체의 24.5%는 단 한 푼도 매출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2017년부터 7년치 자료를 살펴봤습니다.
업체 5백80여 곳에 기술 이전과 함께 들인 돈만 6백여억 원.
이들 업체의 연평균 매출은 1억 원이 채 안 됩니다.
그 사이 13곳은 아예 문을 닫았습니다.
정부가 내년도 연구개발 예산을 대폭 삭감한 데에는 이런 배경과 무관치 않아 보입니다.
[안병길/국회 농해수위원/국민의힘 : "그동안 관행적으로 집행해오던 R&D(연구개발) 예산에 대해서 이제는 경종을 울려서 바꿔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시장에 적용할 수 있으면서 업체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연구 개발이 선결돼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단순히 기술 이전이나 자금 지원에 머물지 않고, 시제품 제작에서부터 포장, 홍보에 이르는 사업 전 과정에 대한 관리도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업체 관계자/음성변조 : "농진청에서 기술 이전 해주신 것에 그치지 포장비랄지 마케팅비랄지 그런 거에 대한 지원은 따로 안 해주잖아요."]
이명박 정부 때 폐청까지 논의됐던 농촌진흥청.
우리 농촌과 농업을 떠받치는 본연의 기능과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고민과 자성이 필요해 보입니다.
KBS 뉴스 이지현입니다.
촬영기자:안광석
이지현 기자 (id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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