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비, 하이트진로, 그다음은… 얄궂은 가격인상의 법칙
업계 1위 오비맥주 가격 올리니
하이트진로도 맥주 출고가 인상
롯데칠성음료 “인상 시기 검토”
100원 올리면 시장서 1000원↑
음식점 맥줏값 7000원 눈앞
업계 1위 업체가 가격을 올리면 후발업체들이 따라서 올리는 '가격 인상의 법칙'이 또다시 발동했다. 지난 10월 11일 오비맥주가 맥주제품 공장 출고가격을 평균 6.9% 인상한 데 이어 하이트진로도 9일부터 출고가를 올리기로 결정한 맥주업계 얘기다.
"맥주 가격 인상 계획이 없다"던 하이트진로가 예상대로 맥주 가격을 올린다. 하이트진로는 9일부터 테라와 켈리 출고가를 평균 6.8% 인상하기로 했다. 하이트진로 측은 "판매 비율이 높은 500mL 캔맥주는 인상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지만, 결국 1년 8개월 만에 한번 더 가격을 끌어올렸다.
맥주시장 점유율 1위와 2위 업체가 가격을 올렸거나 올릴 예정이니 시선은 이제 3위 업체인 롯데칠성음료로 향한다. 롯데칠성음료 관계자는 "가격 인상을 검토 중이긴 하지만 시기와 인상폭 등 확정된 건 아직 없다"고 말하면서도 "대부분의 지표가 좋지 않아서 가격 인상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럼 롯데칠성음료는 언제쯤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들까. 기장 최근 '가격 인상의 법칙'이 실행됐던 때인 1년 전으로 시간을 돌려보자. 지난해 3월 8일 오비맥주는 맥주 출고가를 7.7% 인상했다. 그러자 같은 달 22일 하이트진로도 같은 폭으로 가격을 끌어올렸다. 8개월 뒤인 11월엔 롯데칠성음료가 맥주 출고가를 8.2% 끌어올렸다.
이번에도 같은 수순을 밟고 있다. 오비맥주가 선봉에 섰고, 하이트진로가 그 뒤를 따랐다. 롯데칠성음료의 가격 인상이 머지않았다는 얘기다.
출고가가 오르니, 시장 가격이 오를 공산도 그만큼 커졌다. 오비맥주와 하이트진로 모두 소비자부담을 줄이기 위해 판매 비율이 높은 500mL 캔맥주는 이번 가격 인상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밝혔지만, 음식점 등에서 판매하는 병맥주 출고가는 가격이 올랐다.
출고가가 평균 100원 오를 때 음식점에서 1000원 올라왔던 걸 감안하면 이번에도 1000원이 추가로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현재 5000~6000원인 음식점 맥주 가격(500mL)이 70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 서민들이 애환과 함께 한잔씩 털어 넣는 술맛이 갈수록 써지고 있다.
김미란 더스쿠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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