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은 벼랑끝→PS 통산 0승→아들의 첫 생일날... 이겨야할 이유가 많은 QS달인... 그런데 "즐기면서 하겠다" 왜?[수원 인터뷰]

권인하 2023. 11. 1.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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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생일이 11월 2일인데."

공교롭게도 지난해 태어난 첫째 아들의 생일이다.

지난해 11월 아들이 태어나 이번에 아들과 함께 하는 첫 포스트시즌이라 각오가 남다르다.

아들 생일을 물어보자 11월 2일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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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7회말 2사 1, 3루 고영표가 정수빈을 외야 뜬공으로 처리하며 환호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8.6/
2023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고영표가 역투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03/
2023 KBO리그 KT 위즈와 KIA 타이거즈 경기가 3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렸다. KT 이강철 감독이 마운드를 찾아 고영표를 격려하고 있다. 수원=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10.03/

[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아들 생일이 11월 2일인데…."

우연이 겹쳐서 필연이 됐다. 이미 잡혀 있었던 3차전 선발. 공교롭게도 지난해 태어난 첫째 아들의 생일이다. 아들에게 생일 선물로 승리 투수만큼 좋은 게 없을 듯. 게다가 자신에게도 포스트시즌 첫 승이라는 목표가 걸려있다. 그런데 팀이 1,2차전을 모두 져서 3차전마저 진다면 한국시리즈를 구경도 못하고 탈락한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경기.

KT 위즈 고영표가 2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리는 NC 다이노스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승리해야 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고영표는 지난 10월 3일 KIA 타이거즈전서 김태군의 타구에 오른 팔을 맞았다. 정확히는 이두-삼두 부근을 맞았다. NC의 에릭 페디가 맞은 곳은 팔꿈치 아래 쪽이고 고영표는 팔꿈치 위쪽이다.

고영표는 이후 등판을 하지 못했다. 한동안은 플레이오프 등판도 못할 위기였다. 맞은 곳에 통증이 잦아들자 그 위쪽에 어깨까지 통증이 이어졌기 때문. 다행히 플레이오프가 다가오면서 통증이 없어졌고, 지난 10월 26일 청백전에서 정상적으로 피칭을 가졌다. 플레이오프 1차전이 열렸던 30일엔 3차전을 위한 마지막 불펜 피칭도 문제없이 소화했다.

고영표는 "이두와 삼두 사이의 힘줄 쪽에 맞았는데 나중에 어깨쪽으로 올라와 시간이 더 걸렸다. 통증은 이제 다 잡혔고 밸런스도 던지면 던질수록 좋아지고 있다"며 3차전 선발 등판에 자신감을 보였다.

고영표는 올시즌 28경기에 등판해 12승7패 평균자책점 2.78을 기록했다. 다승 공동 5위, 평균자책점 6위. 174⅔이닝을 던져 이닝도 7위에 랭크됐다. 국내 투수로만 한정하면 다승 공동 2위, 평균자책점 2위, 이닝수 1위다. 퀄리티스타트는 21번으로 두산 알칸타라(22번)에 이어 2위다. 페디, 삼성 뷰캐넌과 동률이다. 7이닝 이상 던지는 퀄리티스타트 플러스는 17번으로 뷰캐넌(12번)에 크게 앞선 압도적 1위. 그만큼 안정적으로 길게 던지는 국내 에이스로 군림했다.

7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KBO리그 LG와 KT의 경기, KT 선발투수 고영표가 역투하고 있다. 수원=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9.07/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고영표가 투구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8.6/
6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KT와 두산의 경기. KT가 3대1로 승리했다. 이강철 감독이 고영표를 맞이하고 있다. 잠실=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8.6/

하지만 포스트시즌에선 긴 이닝보다 점수를 안주는 것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고영표는 "NC 타자들이 좋은 타자들인데 단기전이라 더 집중력이 올라와 있더라. 특히 1∼3번 타자들이 너무 좋다"면서 "NC를 상대할 때 항상 안타를 많이 맞았는데 포스트시즌은 다른 분위기이고 선취점이 중요해서 이번엔 긴 이닝 보다는 짧은 이닝이라도 최대한 점수를 적게 주는 방향으로 생각하고 있다"라고 했다.

2021년엔 선발로 11승을 거뒀지만 한국시리즈에서는 이강철 감독의 특명을 받고 중간 계투를 맡아 우승에 기여했었고 지난해엔 키움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3차전 선발로 나섰지만 2⅓이닝 동안 6안타(1홈런) 5실점(4자책)의 부진으로 패전투수가 됐었다. 포스트시즌에서 아직 승리가 없다.

지난해 11월 아들이 태어나 이번에 아들과 함께 하는 첫 포스트시즌이라 각오가 남다르다. 고영표는 "아직 아무것도 모를 나이지만 그래도 나중에 영상으로라도 보지 않겠냐"면서 "아들을 생각해서라도 좋은 피칭을 하고 싶다"라고 했다. 아들 생일을 물어보자 11월 2일이라고. 마침 3차전 당일이다.

더 잘던져야겠다고 취재진이 말하자 고영표는 "그런데 더 잘던지려고 할 때 결과가 안좋았다. 힘이 들어가고 좀더 생각과는 다른 결과가 나왔다. 그게 야구인 것 같고 참 어렵다"라고 한 고영표는 "특별하게 하기 보다는 그냥 즐기려고 한다. 가을 축제이지 않나"라고 했다. 혹시 세리머니 같은 것을 생각해봤냐고 묻자 "세리머니는 상황이 되면 나오지 않겠냐"라고 시큰둥한 반은. 아들 생일인데라고 하자 표정이 달라지더니 "생각을 좀 해보겠다"며 미소를 지었다.

고영표의 올시즌 NC전 상대전적은 4경기 등판 2승1패 평균자책점 3.55였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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