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 카페서 초심 되새긴 윤 대통령, 시민과 직접 소통(종합)

출마 계기 마포구 찾아 타운홀 비상경제민생회의
건전재정 비판에 "탄핵 얘기 나와…하려면 하라"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1.1/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서울=뉴스1) 정지형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시민들과 직접 만나 민심을 듣기 위한 장소로 서울 마포를 택한 것을 두고 대통령실은 "민생을 꼼꼼히 챙기겠다"는 초심을 되새기는 의미라고 강조했다.

참모들에 따르면 이날 오전 비상경제민생회의(비경회의)가 열린 마포는 윤 대통령이 대선 출마를 결심한 계기가 됐던 장소다.

윤 대통령은 지난 2021년 6월29일 정치 입문을 선언하기 전 다양한 사람을 만났는데 한 번은 마포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를 찾아갔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당시는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 연장되던 시기"라며 "고깃집을 운영하는 분이 주변 가게들이 줄폐업하고 있다고 호소했다"고 말했다.

실제로 윤 대통령은 정치 입문을 선언할 때 서두에 "마포의 자영업자는 도대체 언제까지 버텨야 하는 거냐고, 국가는 왜 희생만을 요구하는 거냐고 물었다"며 국민과 함께 출발하겠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비경회의에서 "무엇보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게 만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뒤 쇄신 요구가 제기되자 '민생 현장으로'를 외친 윤 대통령이 비경회의를 '타운홀 미팅' 형식으로 개최한 것도 민생 중점 국정운영을 내세우기 위한 차원이다.

이날 비경회의에는 청년, 대학생, 주부, 택시기사, 직장인 등 일반 시민 60여명이 참석해 각자가 안고 있는 생활 속 애로사항을 전달했다.

비경회의 자체가 지난해 7월 대통령이 직접 민생 현안을 챙기겠다는 차원에서 시작된 만큼 민심에 더 가까이 다가가겠다는 의지도 반영됐다는 평가다.

9월에 열렸던 직전 비경회의는 '초거대 인공지능(AI) 도약'을 주제로 열렸는데, 첨단산업 기술 선점도 중요하지만 주제가 지나치게 거시적이라는 의견이 대통령실 내부에서 제기됐다.

윤 대통령을 계속 따라다닌 '불통' 이미지를 시민과 직접 소통하는 행보로 불식시키겠다는 의도도 민생 타운홀로 행사가 준비된 배경으로 꼽힌다.

김기흥 부대변인은 오후 언론 브리핑에서 "타운홀 미팅 방식 선정은 '정치가 정쟁에 매몰되면서 민생 정책을 소홀히 해 정치 과잉으로 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인식 때문"이라며 "정치권에서는 건전 재정을 비판하고 있지만 재정 강화는 물가 상승으로 서민 호주머니를 털어간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참석자들이 자유롭게 이야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캐주얼 정장 차림으로 참석해 자유로운 분위기를 이끌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참석한 시민들께서도 자리에서 하고 싶은 말을 다 하셨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건전재정을 통한 약자복지를 강조하면서 '탄핵'이라는 단어를 꺼내 이목을 끌었다.

윤 대통령은 "어려운 서민을 두툼하게 지원해 주는 쪽으로 예산을 재배치하면 '내년 선거 때 보자', '아주 탄핵시킨다'는 얘기까지 나온다"며 "제가 '하려면 하십시오, 그렇지만 여기에는 써야 한다'(고 한다)"고 말했다.

지출 구조조정으로 약자복지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맞닥뜨리는 '저항'에 굴하지 않고 국민을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됐다.

김 부대변인은 "대통령은 건전 재정을 유지하면서도 국정이라는 것은 국민을 먼저 위해야 하고,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건 국가의 본질이라며 서민과 약자를 두껍게 지원하는 따뜻한 정부의 의지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kingko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