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지구 시가전, 이라크에서보다 더 피비린내 날 것"

이도연 2023. 11. 1. 19:2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시가전을 개시한 가운데 이 시가전이 이전보다 훨씬 잔인한 전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지상전이 이라크 내전 당시 모술 전투와 비견되지만, 훨씬 민간인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주민 대피 어렵고 민간·군사시설 혼재돼…민간인 피해 커질 듯
가자지구 내 작전 수행하는 이스라엘군 (가자지구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IDF)이 1일(현지시간) 공개한 사진에서 이스라엘 탱크가 가자지구 내에서 작전을 수행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에서의 지상전을 강화하고 있다. [IDF 제공] 2023.11.01 danh2023@yna.co.kr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이스라엘 지상군이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를 상대로 시가전을 개시한 가운데 이 시가전이 이전보다 훨씬 잔인한 전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영국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지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이스라엘의 지상전이 이라크 내전 당시 모술 전투와 비견되지만, 훨씬 민간인의 피해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모술 전투는 2016~2017년 미군·영국군의 지원을 받은 이라크군이 이슬람국가(IS)로부터 모술 시를 탈환하기 위해 벌인 것이다.

이 전투의 사상자 규모가 정확히 밝혀진 적은 없지만, 매장 기록 등을 근거로 9천~1만1천명의 민간인이 전투 과정에서 숨진 것으로 파악됐다.

모술 전투가 벌어졌던 2016년 10월부터 이듬해 6월까지 모술을 빠져나간 민간인은 전쟁 전 인구의 절반 정도인 90만명에 달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의 봉쇄에 이어 이집트와의 국경도 폐쇄되면서 가자지구 주민들은 대피할 곳이 없는 상황이다.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 주민들에게 남쪽으로 대피하라고 통보했으나 여전히 3분의 1 정도가 북부에 남아있는 상태며 남부에도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

시가전 전문가 에이머스 폭스는 "주민들은 실제로 떠날 수 없고 도심에서 전투가 벌어질 수도 있다"며 "가자 시가전은 지난 몇 년간 우리가 봐왔던 어떤 전투보다 그 대가가 클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더욱이 당시 모술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최전선에서 10∼15분 떨어진 곳에 긴급 치료를 제공할 수 있었고 1시간 거리에 더 큰 야전 병원이 있었지만, 가자지구에는 병상이 3천500개밖에 없어 민간인들의 위험은 가중되고 있다.

가자지구서 기동하는 이스라엘군 장갑차 (가자지구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군(IDF)이 1일(현지시간) 공개한 가자지구 내 지상 작전 사진.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소탕을 목표로 지상 작전에 나선 이스라엘 장갑차가 전진하고 있다. [IDF 제공] 2023.11.01 besthope@yna.co.kr

가자지구는 모술과 달리 민간·군사 기반시설이 혼재돼 있다는 점도 민간인 피해를 키울 수 있다.

모술에서는 IS가 모술을 점령한 지 2년이 넘은 시점에 탈환 작전이 시작됐다.

그러나 하마스는 1987년 가자지구에서 설립됐고 그 뿌리는 1973년까지 거슬러 올라가 약 반세기 동안 가자지구의 사회 구조에 완전히 녹아 든 상태다.

전술 측면에서도 차이가 있다.

모술에서는 가장 격렬한 공습이 이뤄졌던 두 달간 폭탄 7천발이 투하됐으나 이스라엘은 이번 가자지구 공습 첫 엿새 간 무려 6천발을 퍼부었다.

게다가 당시 이라크군은 모술의 동포들에 대해 친밀감을 갖고 있었고 정치 지도자들도 민간인 보호를 강조했다. 그러나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인들에게 그런 감정을 느낄 리 만무하다.

전장 정보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모술에서는 IS를 싫어하는 주민들이 이라크군에 직접 휴민트(인적 정보망) 정보를 줬고, 이 정보를 기반으로 IS를 공격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가자지구에서는 이스라엘군의 진격에 따라 주민들이 하마스에 이스라엘군 관련 휴민트 정보를 넘기면서 하마스가 정보 우위를 점할 가능성도 있다.

폭스는 "이스라엘군은 더 잘 계획되고 준비된 방어를 통해 체계적으로 싸워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dylee@yna.co.kr

▶제보는 카톡 okjebo

Copyright © 연합뉴스. 무단전재 -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