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세가 베네치아 구했다"…8조원 짜리 `수중 차단벽` 완벽 탄성

김광태 2023. 11. 1.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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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가 베네치아를 구했다."

베네치아 당국이 거금을 들여 인근 바다에 조성한 조수 차단벽 '모세(MOSE)'가 완벽히 가동돼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2020년 10월 3일부터 가동된 모세는 베네치아를 보호하며 수백만유로의 피해를 막았고, 시민들이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평가했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모세가 떠오르는 이미지와 함께 모세를 가동하는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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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기간 17년…1회 가동에 2억8000만원
모세가 만조를 차단하는 모습 [출처=ANSA]
모세가 만조를 차단하는 모습 [출처=ANSA]

"모세가 베네치아를 구했다."

베네치아 당국이 거금을 들여 인근 바다에 조성한 조수 차단벽 '모세(MOSE)'가 완벽히 가동돼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31일(현지시간) 안사(ANSA) 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밤 11시 5분께 베네치아 주변 조수 수위는 154㎝까지 치솟았다. 바닷속에 잠겨 있던 모세가 조수 상승 경보가 나오자 수면 위로 서서히 솟아올랐다. 이 시기는 북아프리카에서 불어오는 강한 바람과 만조 시기가 맞물리면서 파도가 높아진다.

보통 높은 조수 수위는 수상 도시인 베네치아에 피해를 가져다 준다. 예전 같으면 도시의 70% 안팎이 벌써 물에 잠겼을 수준이다. 하지만 이번에는 베네치아가 모세 덕분에 침수 피해를 보지 않았다.

이날 오전 베네치아 곳곳을 보여주는 라이브 동영상에는 사람들이 산마르코 광장을 평상시처럼 걷는 모습이 담겼다.

막대한 침수 피해를 막은 일등 공신은 바로 '모세'였다. 모세는 총 78개의 인공 차단벽으로 구성돼 있다. 평상시에는 바닷속에 잠겨있다가 조수 상승 경보가 나오면 수면 위로 솟아올라 조수를 막는 방식이다. 최대 3m 높이의 조수까지 차단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모세는 성서에 등장하는 인물이지만 '실험적 전자 기계 모듈'(Modulo Sperimentale Elettromeccanico)의 약자이기도 하다.

베네치아의 상습 침수 피해는 악명이 높다. 베네치아는 매년 9월부터 이듬해 4월 사이 조수가 상승하는 '아쿠아 알타'(Acqua alta) 현상으로 침수 피해를 겪었다. 2019년 11월 12일에는 조수가 역사상 두 번째로 높은 187㎝까지 치솟아 도시의 85% 이상이 물바다가 됐다.

총피해액만 약 10억유로(약 1조4370억원)로 추산됐다. 학교가 문을 닫고 시민과 관광객이 고립됐고, 주택, 상점, 문화유적 등이 물에 잠겨 훼손됐다.

모세의 아이디어는 사실 1980년대 중반부터 존재했지만, 실제 건설은 2003년 추진됐으며 목표 완료 날짜는 2012년에서 2020년까지 8년 연기됐다. 17년의 공사 기간에 60억유로(약 8조6221억원)가 투입됐다.

현지 언론도 모세에 대한 평가가 우호적이다.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는 "2020년 10월 3일부터 가동된 모세는 베네치아를 보호하며 수백만유로의 피해를 막았고, 시민들이 불편 없이 생활할 수 있도록 해줬다"고 평가했다. 루이지 브루냐로 베네치아 시장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모세가 떠오르는 이미지와 함께 모세를 가동하는 직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다만 모세를 가동하려면 막대한 비용이 든다. 1회당 20만유로(약 2억8740만원)에 달한다. 2020년 10월 3일 첫 가동 이후 지금까지 모세는 총 60회 상승해 현재까지 지출된 비용은 1000만유로(약 143억7000만원)를 넘어섰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모세가 기후변화에 따른 조수의 변화를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만큼 장기적인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있다.

김광태기자 ktkim@dt.c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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