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FINANCE] `짧고 굵게` 고객 잡아라… 은행들, 예금 금리 맞불 작전

이미선 2023. 11. 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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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들, 금리 인상 전망에 6개월 등 단기 상품 선호
KB정기예금 4.08%… 1년 만기보다 0.03%p 높아
관계자 "고금리 자금, 만기 재예치로 리스크 분산"
사진 연합뉴스.

일부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의 6개월 만기 금리가 1년 만기보다 높은 이른바 '금리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수신 경쟁에 나선 은행들이 최근 단기 상품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니즈에 맞춰 앞다퉈 6개월 만기 상품의 금리를 끌어올리고 있는 모습이다.

1일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 공시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은행 'KB Star 정기예금'의 6개월 만기 최고금리는 4.08%다. 이 상품의 12개월 만기 최고금리 4.05%보다 0.03%포인트(p) 높다.

NH농협은행 'NH왈츠회전예금 II' 6개월 최고금리는 4.05%로, 12개월 최고금리(3.96%)보다 0.09%p 높다.

6개월 만기 상품과 12개월 만기 상품의 금리가 동일한 곳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한은행 '쏠편한 정기예금'은 6개월과 12개월 최고금리 모두 4.05%다. 하나은행 '하나의 정기예금'도 6개월, 12개월 최고금리가 4.05%로 동일하다.

인터넷은행인 케이뱅크도 '코드K 정기예금'의 6개월 만기와 12개월 만기가 4.00%로 같다. 케이뱅크는 코드K 정기예금 금리를 예치 기간에 따라 차등 인상했다. 가입기간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은 연 3.0%에서 0.2%p 올려 연 3.2%로, 3개월 이상 6개월 미만은 연 3.5%에서 0.3%p 인상해 연 3.8%의 금리를 제공한다.

통상적으로 예금 금리는 예치 기간이 길수록 높아지는데, 이례적으로 금리 역전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예금금리 역전이 나타나는 이유는 금리가 당분간 더 오를 수 있다는 전망에 고객들이 만기가 긴 상품보다 짧은 상품을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오를 땐 예금은 짧게 굴려야 수익이 커진다. 금리 인상기에는 파킹통장이나 6개월 정기예금 등 단기 상품에 돈을 예치하는 금융소비자가 많다.

실제 초단기 예·적금 상품은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얻고 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달 23일 선보인 '한달적금'은 출시 약 3일 만에 누적 계좌 개설 수가 44만좌를 넘어섰다. 한달적금은 31일동안 매일 하루에 한번 최소 100원부터 3만원까지 1원 단위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는 적금 상품이다. 기본 금리 연 2.5%에 매일 적금을 납입할 때마다 우대금리 0.1%p를 준다. 또 5회·10회·15회·20회·25회·31회 등 최대 6회의 보너스 우대금리 제공으로 최고 연 8.0%의 금리 혜택을 받을 수 있다.토스뱅크의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도 호응을 얻고 있다. 이 상품은 가입과 동시에 이자가 지급된다.

아예 이자를 미리 주는 정기예금 상품도 호응을 얻고 있다. 토스뱅크가 선보인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은 가입 즉시 이자가 지급되는 상품이다. 이렇게 받은 이자는 재투자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토스뱅크의 먼저 이자받는 정기예금은 연 3.5%(세전) 금리에 계좌당 가입한도는 최소 100만원에서 최대 10억원이다.

저축은행권에서도 '방망이'를 짧게 잡는 단기자금 유치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소비자포털 공시를 보면 1일 기준 6개월 만기와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각각 연 3.44%, 4.12%로 나타났다. 한 달 전인 10월 1일과 비교해 6개월 만기 평균 금리는 0.02%p 높아졌고, 12개월 만기 평균 금리는 0.07%p 낮아졌다.

상품별로 보면 이날 기준 OSB저축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6개월 4.50%로 나타났다. 이 상품의 1년 만기 금리는 4.10%다. 6개월 상품이 12개월보다 0.4%p 높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은 지난해 말 레고랜드 사태 이후 자금 유치를 위해 예적금 금리를 높여왔는데, 당시 고금리로 조달했던 자금의 1년 만기가 돌아오면서 다시 재예치 경쟁에 나서고 있다"며 "은행 입장에선 특정 만기 상품에 예금이 몰리게 되면 나중에 상환 부담이 커지므로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만기를 분산하는 것도 있다"고 말했다.이미선기자 alread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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