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신용대출 23개월 만에 증가 전환···가계대출 리스크 더 커졌다
지난달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전달보다 3조4500억원 이상 급증하며 6개월 연속 증가세를 지속했다. 금리 상승기에 잔액이 꾸준히 줄었던 신용대출도 1년 11개월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는 사이 가계대출 리스크는 계속 커지고 있다.
1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에 따르면 이들 은행의 지난달 말(하나은행은 10월30일 기준) 가계대출 잔액은 685조7820억원으로, 전달 대비 3조4526억원 증가했다. 한국은행 기준금리가 0.75%였던 2021년 10월(3조4380억원)과 비슷한 수준이다.
세부 내용을 보면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전달 대비 3조1273억원 불어난 520조9861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을 이사철을 맞아 주택 자금 수요가 늘었고,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 금융소비자들이 대출을 서둘러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에서 아파트 4만2000여 가구가 입주했다.
지난 1년 10개월 동안 감소세였던 신용대출 잔액(107조9490억원)도 전달보다 6081억원 늘어나면서 증가 전환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직장인이 생활비가 필요해 1억~2억원씩 신용대출을 받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 “부동산이나 증시 투자 수요로 인해 신용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전세자금 대출은 전달보다 4714억원 감소한 121조7042억원으로 집계됐다.
금리 상승 탓에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진 기업들이 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하면서 기업대출 증가세가 계속됐다. 중소기업 대출 잔액(626조6173억원)은 전달 대비 3조2771억원, 대기업 대출(137조2992억원)은 4조3086억원 늘었다.
최희진 기자 dais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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