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만 사장 영전, 김원형은 과연…21세기 통합우승 감독 11명 사퇴 그 후 ‘KS 우승 0회, 아 옛날이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결과적으로 김응룡 전 감독만 화려한 꽃길을 걸었다. 그러나 대부분 감독은 다시 화려한 시절을 꽃피우지 못했다.
권불십년이라는 말도 무색하다. KBO리그 감독들 목숨은 ‘파리 목숨’을 넘어 ‘모기 목숨’이다. 10년은 바라지도 않고 3년 이상만 버티면 대단한 능력이라고 봐야 한다. 하물며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우승을 이끈 감독이 바로 다음해에 잘리는 일도 버젓이 벌어진다. SSG 랜더스의 김원형 감독 경질은, 뭔가 대단히 갑작스럽게 이뤄진, 매끄럽지 않은 모양새다.
21세기 들어 정규시즌 및 한국시리즈 통합우승 감독은 총 11명이다. 통합우승은 그 자체로 감독에게 대단한 스펙이다. 대부분 감독 재취업에 성공했다. 그러나 타 구단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사령탑은 전무하다. 역대 두 팀에서 한국시리즈 우승 경력이 있는 지도자도 김응용 전 감독이 유일하다.
김응룡 전 감독은 2002년 삼성에 통합우승을 안겼고, 2004시즌 후 사장으로 영전했다. 여전히 감독과 사장을 모두 역임해본 유일한 야구인이다. 해태와 삼성에서 총 10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고, 삼성 사장 시절 2005~2006년 통합 2연패로 다시 우승을 맛봤다.
이후 2013년과 2014년에 한화 이글스 감독으로 깜짝 복귀하기도 했으나 암흑기의 한화를 살리지는 못했다. 그래도 2016년 말부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을 맡는 등 21세기 통합우승 이후 가장 화려한 행보를 했다.
김응룡 전 감독 이후 통합우승 감독은 2003년과 2004년 현대의 통합 2연패를 이끈 김재박 전 감독이다. 김재박 전 감독은 2007년부터 LG 트윈스를 맡았으나 2009년까지 한번도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다. 이후 KBO 경기감독관을 역임했다.
‘레전드 오브 레전드’ 선동열 전 감독도 2005년과 2006년 삼성의 통합 2연패를 이끈 뒤 2009시즌을 마치고 재계약했다. 그러나 재계약 1년만이던 2010시즌 후 퇴진했다. 지난달 31일 경질된 김원형 전 감독과 가장 흡사한 케이스. 심지어 2010년 통합 준우승을 차지했고, 시즌 후 연말에 전격 해임됐다.
이후 선 전 감독은 2012년 친정 KIA 사령탑에 부임했다. 그러나 2014년까지 한 번도 포스트시즌에 못 올라갔다. 2014시즌을 마치고 재계약을 했으나 팬들의 성화에 못 이겨 스스로 지휘봉을 놨다. 이후 국가대표팀 감독으로 컴백했으나 2018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금메달을 이끌고도 퇴진했다.
김성근 전 감독도 2007~2008년, 2010년 SK 와이번스에서 통합우승한 뒤 더 이상 우승의 맛을 보지 못했다. 한화 이글스를 역시 살리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일본프로야구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꾸준히 이어갔고, 현재 JTBC 최강야구에서 몬스터즈 사령탑을 맡아 맹활약 중이다.
조범현 전 감독은 KIA의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퇴진 후 KT 위즈 초대 사령탑을 맡았다. 그러나 신생팀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끄는 건 쉽지 않았다. 최근에는 지난 3월 막을 내린 WBC 대표팀을 지원하는 기술위원장을 맡았다.
이후 김응룡 전 감독과 함께 통합우승 후 가장 성공적 커리어를 쌓은 지도자가 류중일 현 국가대표팀 감독이다. 류중일 감독은 삼성에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통합 4연패를 일궈낸 뒤 2018년부터 LG 트윈스를 3년간 맡았으나 끝내 우승에 실패했다. 그래도 2019년과 2020년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21세기 통합우승 감독의 타 구단 이적 이후 최고성적이다. 포스트시즌 진출도 류중일 감독이 유일하다.
김태형 감독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2016년, 2019년 통합우승에 2018년 한국시리즈 우승 포함 두산을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렸던 사령탑. 내년부터 3년간 롯데 자이언츠 지휘봉을 잡는다. 주어진 전력을 극대화해 성적을 내는 능력이 탁월하다는 평가다.
김기태 감독은 2017년 KIA의 통합우승을 이끈 뒤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일하다 올 시즌부터 KT 2군 지휘봉을 잡았다. 이밖에 이동욱 전 감독은 2020년 NC 다이노스 창단 첫 우승을 이끈 뒤 야인으로 지내고 있다. 2021년 통합우승 사령탑, KT 이강철 감독은 두 차례나 연장계약하며 장기집권에 들어갔다.
이번에 SSG에서 나온 김원형 감독은 어떤 행보를 할까. 확실한 건 통합우승 이후 퇴진하면, 이후 야구인생이 결코 순탄치 않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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