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럼] 동반 진화가 필요한 융합연구
최근 미국 마트에서는 한국산 냉동김밥(kimbap) 사재기 열풍이 불고 있다고 한다. K-콘텐츠와 K-팝의 영향력도 있겠지만 가장 큰 인기 비결은 가성비와 채식으로 꼽힌다는 평가이다. 아무리 가격이 저렴한 게 요인일 수 있지만, 맛이 없다면 외면받을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비용 절감 차원에서 시금치 대신 들어간 오이의 존재를 금방 눈치채지 못하는 게 미식가의 입맛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어찌보면, 개별 재료의 맛보다는 달달한 밥과 고소한 김의 맛에 넘어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요식업자들은 비싼 채소의 대체로 비용 최적화에 노력하고 있고 재료가 상하지 않도록 비책도 강구하며 안전성 확보에도 힘쓴다. 재료를 김밥의 겉 재료로 만들어 보고 크기도 조정해 발상의 전환을 이룬다. 결국 시장에서 판가름이 나겠지만, 다양한 조화와 전환을 시도한다.
필자의 주 연구분야인 에너지와 산업 분야에서도 저비용 친환경에너지 생산과 생산성 향상, 시스템 안전성과 자율성 제고, 원 단위 및 효율개선 등 궁극의 연구목표가 존재한다. 우리가 다시 생각해 봐야하는 부분은 진화하고 있는 기술과 융합의 시도이다.
산업간 혹은 기술간 확장·융합기술이라는 것은 두 개 분야 이상의 도메인 지식이 풍부해야 연결의 끈을 찾아낼 수 있다. 이로써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제품 생산이 가능할 것이다. 이렇다 보니 융합의 가시적인 성과를 내보이기가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융합기술 도출은 대개 다음과 같은 방식으로 만들어질 것이다. 먼저, 문제의 정의를 살펴보자. 내가 받고자 하는 서비스의 구상, 형상화 이후에 현존 기술로는 부족한 차이를 확인한다. 이후 문제 해결과 구상한 서비스를 만족시키기 위한 기술간 연결을 통해 전체 서비스 조감도를 만든다. 그리고, 기술의 2차원적인 단순 연계와 더불어 시장, 제도 등을 고려한 3차원 연결고리를 가지는 기술적 조합과 고도화 기술을 시도한다.
이렇듯 융합의 기본 철학은 성찰과 조화로 봐야 함이 적절할 것이다. 각자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어떤 노력을 하면 좀 더 성장할 수 있는지 빠르게 파악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것이 '메타인지', 즉 스스로 성찰할 수 있는 능력이다. 이를 통해 각자의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며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공자의 말씀대로 '화이부동'(和而不同)할 수 있는 기술간·산업간 '메타융합'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필자의 연구원에서는 생산성 향상이라는 구상하에 여러 대의 로봇이 협동하여 사람의 지시없이 스스로 제품 조립과 같은 자율 제품조립 로봇 인공지능 기술을 개발중이다. 또 인간의 지적활동을 제조 로봇에 적용하여 학습, 예측, 동작케 하는 지능자율형 제조 로봇 기술도 개발하고 있다. 아울러, 지속가능하고 안전한 인류의 먹거리를 만들어내기 위해 환경 및 에너지 친화형 청정 공간에서 작물, 가축, 수산물의 생산-유통-소비 전 과정에 필요한 AI 먹거리 생산 메타팜 서비스 기술을 개발한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기술개발도 활발하다. 에너지 다소비 영역인 공장의 에너지 효율향상을 위한 디지털트윈과 인공지능 융합기술, 그리고 이러한 모든 인간과 사물의 모니터링-최적화-제어의 자율형 인공지능 사물인터넷(AIoT) 기술 및 고신뢰 자가망 네트워크 기술 등을 개발 중이다. 세상의 본질은 관계에 있고 관계의 연결을 통한 가치의 교환과 창출에 있을 것이다. ICT가 가지는 이러한 초연결, 통합, 최적화, 자율화 그리고 가시화 역량들은 이미 우리 주변에 많이 스며들어 있다. 우리는 알게 모르게 그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받고 있다. 앞으로도 ICT의 초연결성은 더욱 더 촘촘해 질 것이다.
산업에 융합의 적용은 기존 환경의 대대적인 변혁도 필요한 것이기에 현장의 수용성을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기존 환경을 고치고 새롭게 하는 일은 반대도 만만치 않다.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새로운 융합 기술이 실현되는 경우에도 성과가 묻히는 경우가 다반사다. 그러나, 융합연구의 중요성과 필요성은 누구나 인지하고 있음에 그 어느때보다 조화로운 진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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