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 서울시 편입' 조희연 "선거공학적 판단 안돼…심도있게 검토해야"

"현실화하면 김포 학교, 서울교육청 관할…국가적 의제"
"갑작스레 발표에 당혹감…총선 이후 긴 호흡의 토론 이뤄져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21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에서 2024년도 교육청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서울시의회는 이날 본회의를 시작으로 52일간 제321회 정례회를 진행한다. 2023.1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일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과 관련해 "교육문제를 포함해 중차대한 국가적 의제"라며 "선거공학적 판단이 아니라 중장기적인 심도 있는 검토와 국민적 토론을 통해 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 교육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경기도 김포시의 서울 편입이 쟁점이 되고 있다"며 "만일 이 발표가 현실화하면 김포의 학교들도 서울교육청 관할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포에 이어 하남, 구리, 과천, 분당 등의 서울 편입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는 전체 대한민국의 행정지도를 바꿀 수 있는 확산성을 가진 주제"라며 "국가의 국토정책, 서울 및 수도권과 지방의 관계 등 다양한 쟁점을 내포하고 있는 국가적 의제이며, 교육을 포함한 시민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중차대한 의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토록 중요한 사안이 조율과 숙의 절차 없이 갑작스레 발표된 데 대해 깊은 당혹감을 느낀다"며 "인구 감소와 수도권 쏠림, 지역 공동화 등 구조적이고 복합적인 요인을 고려해야 할 국토 계획이 내년 선거를 앞둔 정당의 득표 계산에 따라 발표됐다면, 이는 매우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합리적 검토 없이 이른바 '선거 포퓰리즘' 차원에서 중대한 국가 의제가 결정될 수 있다는 점에 대해 염려한다"고 재차 전했다.

조 교육감은 "서울시교육청은 인구 감소와 인공지능 시대의 도전에 학교가 응전하는 과제를 앞두고 있다"며 "이 역시 진영대립을 넘어 공론장에서 함께 숙의해야만 풀 수 있는 문제로, 중차대한 국가적 의제가 선거 공학적 판단이나 진영대립의 문제로 설정되고 추진되어선 안된다"고 밝혔다.

그는 "현행 행정구역 체제를 금과옥조로 여겨야 한다는 말이 아니다"며 "정치의 목적이 한국 사회의 더 나은 미래에 있다면, 중요 정책 발표에 앞서 긴 시야로 숙의하는 절차가 필수적"이라고 전했다.

조 교육감은 내년 총선 이후 긴 호흡으로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 문제에 대해 토론해야 한다며 "'서울공화국'을 극복하자는 공감대를 현 정부가 갖고 있는 상황에서도 김포시의 서울시 편입은 자연스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어 "위험한 것은 김포의 서울시 편입 그 자체가 아니라 숙의 없이 단정하는 일"이라며 "긴 호흡의 진지한 검토가 있다면 결론이 어떻게 나오건, 혹여 있을 수 있는 부작용 역시 방지할 수 있는 고민이 포함돼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번 발표가 서울 교육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벌써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며 "현재로선 김포시가 서울시 편입될 경우, 상대적으로 대도시의 동질성을 갖고 있는 서울의 학교 구성이 중기적으론 일종의 ‘도농복합형 교육도시’로 전환될 텐데, 그 변화에 따른 영향과 결과를 고민하는 정도"라고 밝혔다.

끝으로 "우리 아이들의 긴 미래를 결정짓는 사안을 조급하게 다뤄서는 안 된다는 말"이라며 "진영논리와 성급한 선거공학적 판단을 넘어선 중장기적으로 심도 있는 검토와 토론이 필요하다는 말을 하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jung907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