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신사진 속 이슈人] 반정부 시위에 폭력 진압 나선 방글라데시 하시나 정권
극심한 여야 갈등과 정권 부패에 들고 일어선 국민들의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특수부대까지 동원한 방글라데시 셰이크 하시나 정권에 국제사회가 우려를 제기하고 있습니다. 외신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야당인 방글라데시국민당(BNP)은 최근 2명이 진압부대의 총에 맞아 숨졌다고 주장했습니다. 시위가 격화하자 수도 다카는 3일간의 봉쇄에 들어갔습니다. 정부는 신속행동대대(RAB)를 주요 지역에 배치했습니다.
내년 1월 총선을 앞둔 방글라데시는 야당 지지자들이 총리 사퇴 및 총선 관리를 위한 중립 정부 수립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고 있습니다. 현지 매체와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제1야당 BNP 당원 및 지지자 10만여명은 지난달 28일 다카 소재 당사 앞에서 시위를 벌였습니다. 방글라데시 최대 이슬람 정당인 자마트-에-이슬라미 지지자 2만5000여명도 시내 중심지역에서 별도로 시위를 벌였습니다.
시위 참가자들은 "셰이크 하시나는 투표 도둑"이라고 외치며 과거 총선에 부정이 있었고, 내년 1월 총선도 그리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일부 시위 참가자는 화염병을 던지는 등 경찰과 충돌했습니다. 다카 경찰청 대변인은 시위 참가자들의 공격으로 경찰 1명이 사망하고 100여명이 다쳤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은 BNP 시위자들이 차량에 불을 질렀다고 주장합니다. 경찰 조끼를 입은 청소년들이 차량에 불을 질렀다고 밝혔지만,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진압대가 BNP의 정치 집회를 폭력적으로 보이도록 한 정황이 있다고 합니다.
야권은 2009년 이래 집권 중인 셰이크 하시나 정부가 경제성장은 이뤘지만 부패한 데다 인권을 침해하는 등 문제가 많다면서 총리 사퇴 및 총선을 공정하게 관리할 중립 정부 수립을 촉구하며 수개월째 시위를 벌여오고 있습니다. 하시나 총리의 오랜 정치적 라이벌이자 두 차례 총리를 지낸 칼레다 지아 BNP 총재는 부패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고 가택연금 상태에 있습니다.
BNP 등 야권과 이들 지지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하시나 정권은 14년간 집권하면서 다양한 인권 침해 범죄를 범했습니다. 방글라데시 인권 단체들은 수백 명이 초법적 방법으로 살해되고 실종됐다고 주장합니다. 그들 대부분은 BNP 지도자와 활동가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감옥에서 신음하고 있고, 다른 사람들은 말레이시아 영국 미국 호주 캐나다 등지로 떠나 망명생활을 하고 있다고 합니다.
하시나 총리의 오랜 정치적 라이벌인 BNP 칼레다 지아 총재는 현재 위독한 상태에 있다고 합니다. 그녀의 아들이자 의장 대행인 타리크 라만(Tarique Rahman)은 구금 중 고문에서 살아남은 후 2008년부터 런던에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소셜미디어에 게재된 BNP 집회 사진과 행사 관련 보도를 보면 인력거꾼과 일용근로자가 대거 참여해 BNP의 캠페인이 대중의 공감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최근의 경제 침체, 탄압적 정치, BNP 활동가에 대한 강제 연행 및 실종, 인권 침해에 대해 미국 등 주요국들이 우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방글라데시 항공사가 에어버스를 대거 구입한 데 대한 대가로 프랑스 대통령으로서 33년 만에 지난 9월 다카를 방문한 마크롱 대통령도 하시나 정권의 폭압적 시위 진압과 인권침해에 대해 우회적으로 우려를 표하기도 했습니다.
1억7300만명의 인구 대국인 방글라데시는 1947년 영국으로부터, 1971년 파키스탄으로부터 분리 독립했습니다. 봉제, 신발 등 노동집약적 산업으로 2000년대 들어 경제성장을 이뤘습니다. 하지만 군사쿠데타와 독립운동 가문 중심의 족벌정치로 권력싸움이 극심한 편입니다. 현 하시나 총리는 건국의 아버지이자 초대 대통령인 셰이크 무지부르 라흐만의 장녀입니다.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이 군사쿠데타로 몰살될 때 해외에 머물러 있어 생존한 그에게는 일종의 국민적 동정과 비련의 카리스마가 있습니다. 그는 현재 선친이 만든 아와미연맹을 이끌며 전제적 권력을 행사 중입니다. 그의 권력에 대한 과욕이 방글라데시 정국을 흔들고 있습니다. 이규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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