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맹탕 연금개혁안 반성 없이 돌출발언 혼선만 키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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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27일 '얼마를 더 내고 받을지'를 담지 않은 '맹탕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놓은 뒤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하지만 역대 정부가 냈던 연금개혁안과 비교해보더라도 이번처럼 정부 입장이나 향후 공론화 과정에서 기준이 될 내용이 하나도 담기지 않은 적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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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 27일 ‘얼마를 더 내고 받을지’를 담지 않은 ‘맹탕 국민연금 개혁안’을 내놓은 뒤 이를 비판하는 목소리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정부의 연금개혁 의지가 정말 확고했다면 핵심 쟁점인 보험료율과 소득대체율의 목표치를 제시했어야 했다. 그런데도 누구 하나 책임지려는 사람은 없고 당정은 설익은 구조개혁안만 일단 던지고 보는 식의 무책임한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우선 당정은 연금개혁안에 숫자를 제시하는 것이 되레 부적절하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0일 “연금개혁은 뒷받침할 과학적 근거나 사회적 합의 없이 결론적 숫자만 제시하는 것으로 마무리 지을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지난 정부는 연금개혁에 대한 의지 없이 4개 대안을 제출해 갈등만 초래했다”고 밝혔다. 누가 보더라도 내년 총선을 의식해 논란이 될 숫자를 모두 빼놓은 것으로 보이는데, 반성은커녕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이었다. 앞서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도 “정부가 보험료율 숫자를 제시하고 국민들을 설득하는 방식은 제대로 된 성과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반박한 바 있다. 하지만 역대 정부가 냈던 연금개혁안과 비교해보더라도 이번처럼 정부 입장이나 향후 공론화 과정에서 기준이 될 내용이 하나도 담기지 않은 적은 없었다. 적반하장이 아닐 수 없다.
더군다나 당정은 모수개혁안을 내지 못했다는 비판을 덮으려고 앞다퉈 급진적인 구조개혁안을 쏟아내며 혼선만 키우고 있다. 공론화를 위해 특정 안을 제시하지 않겠다던 정부는 정작 큰 논란을 불러올 만한 ‘세대별 보험료율 인상 속도 차등화’ 방안은 버젓이 정부안에 담았다. 한술 더 떠 유의동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모수개혁은 기금 소진을 일정 기간 늦추는 반쪽짜리 개혁”이라고 폄훼하는 대신,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점진적 통합을 추진”한다거나 “국민연금을 적립식으로 전환”하자는 방안을 제시했다.(10월31일 원내대책회의) 각각의 운용 목표와 원리가 다른 국민연금과 기초연금의 통합을 갑자기 거론한 것도 엉뚱한데다 국민연금의 ‘적립식 전환’ 방안 역시 느닷없다. 현재처럼 정해진 급여를 국가가 보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낸 만큼 받는 완전 소득비례 방식으로 가자는 것인데, 이렇게 되면 국민연금의 소득재분배 기능이 떨어져나가 보장성 하락을 불러오고 공적연금 구실을 하기 어렵다. 국가의 미래를 좌우하는 ‘국민연금 개혁’을 당장 총선용 인기몰이에 활용하려는 얄팍한 수를 써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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