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에 실은 DMZ 메시지, 전 세계 전달" 임미정 DMZ 오픈 페스티벌 총감독
‘DMZ 오픈 국제음악제’가 4일부터 11일까지 8일간 고양 아람음악당과 파주 캠프그리브스(6일)에서 열린다. 올해 정전협정 70주기를 맞아 경기도가 DMZ 관련 행사를 모두 묶어 선보인 ‘DMZ 오픈 페스티벌’의 마지막 행사다. 임미정 DMZ 오픈 페스티벌의 총감독(DMZ 오픈 국제음악제의 예술감독)은 인터뷰를 통해 “여전히 곳곳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지금이야말로 평화를 이야기해야 하는 시대”라며 “DMZ가 가진 평화의 메시지를 음악이란 아름다운 예술에 담아 전 세계에 전달하겠다”라고 밝혔다.
임 감독은 이번 국제음악제를 “국제 최고 수준의 음악 공연에 DMZ의 미래 상징성과 평화의 메시지를 촘촘하게 녹여낸 음악제”로 규정했다.
교향악단 3개팀과 솔로 아티스트 12명이 출연하는 가운데 평화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낸 ‘국제음악콩쿠르 세계연맹’에 속한 세계 유수의 콩쿠르 입상자들과 음악 활동가,국내 저명 음악가들이 함께 한다. 공연 수익금은 전액 자선 단체에 기부된다.
4일 고양 아람누리음악당에서 열리는 개막 공연의 타이틀은 ‘치유하는 빛’(김신 작곡)이다. 임헌정의 지휘로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우크라이나 출신의 ‘2023 호로비츠 피아노 콩쿠르’ 1위 수상자 로만 페데리코의 협연도 이뤄진다.
임 감독은 “호로비츠 콩쿠르는 우크라이나에서 열리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올해 스위스에서 처음 열렸다. 로만 페데리코 역시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이번 공연에서 평화의 의미를 담아 연주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음악제에서 선보일 작품들과 연주자들은 다양한 국가에서 속해 있다. 10일 공연에는 ‘반 클라이번 콩쿠르’ 수상자들인 드미트리 초니(피아노), 안나 게뉴시네(피아노)가 최초로 내한 공연을 펼친다. ‘반 클라이번 콩쿠르’는 역사적으로 평화의 상징성을 가진 대회다. 미국의 피아니스트인 반 클라이번은 냉전시대인 1958년 구소련에서 열린 ‘차이콥스키 콩쿠르’에서 우승, 당시 미국과 소련 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들은 각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출신으로 이들이 전할 냉전과 평화의 메시지가 기대된다.
올해 초 DMZ OPEN 페스티벌 총감독에 부임해 5월20일부터 10개에 달하는 DMZ 행사를 이어온 임 감독이 가장 주력한 것은 ‘DMZ의 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변화)’이다. 모두에게 어두운 이미지인 DMZ를 미래에 어떤 모습으로 변화시켜 나갈지 고민한 것이다.
그 해답은 DMZ의 생명성에서 찾았다. DMZ가 상징하는 잔인한 역사를 뒤로 하고 생태적 보고, 생명이 자라나는 곳이자 아름다운 곳으로 평화의 옷을 입혔다.
6일 DMZ 남방한계선에서 불과 2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캠프 그리브스 탄약고 전시관에서 열리는 음악회는 이를 생생하게 구현할 예정이다. 캠프 그리브스는 과거 50여 년간 미군기지로 사용됐던 곳으로 2004년 미군 철수 이후 평화·생태·문화의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임 감독은 “시멘트로 만들어진 옛 화약고 안에서 음악을 듣는 경험은 전쟁의 삭막한 공간이 음악을 통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며 “이번 음악제는 DMZ의 어두운 역사를 넘어 인류애와 평화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30년 넘게 피아니스트로서 활동하면서 ‘음악이 무대를 뛰어 넘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데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확신한 임 감독은 2005년 ‘하나를 위한 음악재단’을 창립하고, 한세대 교수로 학생들을 가르치며 국내외에서 평화와 생태환경 등을 주제로 한 음악회를 기획해 왔다.
그는 “음악제에 담긴 함의가 큰 만큼 참여하는 음악가들에게도 남다른 의미가 있을 것”이라며 “이 시대에 필요한 메시지를 담은 세계적 수준의 음악회인 만큼 많은 도민들께서 관심을 가져주시고 공유하고 함께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자연 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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