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찾사' 출신·유튜버까지…젊어진 '개콘' 부흥할까

'니퉁의 인간극장' 김지영 박형민

[서울=뉴시스] 최지윤 기자 = '개그 콘서트'가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2020년 6월 막을 내린 후 3년 6개월 여 만이다. 올해 5월부터 크루를 모집, 새 얼굴을 찾았다. SBS TV 공개 코미디쇼 '웃찾사' 출신부터 인기 유튜버까지 기용,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 콘텐츠 인기 속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개그로 시청자를 사로잡을 수 있을까.

김상미 CP는 1일 서울 여의도동 KBS 별관에서 열린 개그콘서트 제작발표회에서 "새로운 얼굴이 굉장히 많다. 젊은 피를 수혈해 신선한 코너를 준비했다. 익숙한 공개 코미디는 예전과 그대로"라며 "유튜브 콘텐츠가 재미있어서 받아들인 건 받아들이고 많이 접목하려고 했다. 유튜브 콘텐츠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주로 하고 스케치성이 많다. 무대에 올렸을 때 웃음 포인트가 조금 약하다. '니퉁의 인간극장'은 반전 포인트가 들어갈 수 있는 구성이라서 공개 코미디로 전환해도 충분히 웃음을 줄 수 있을 것 같았다. 적극적으로 구애를 했다"고 털어놨다.

"조금 식상할 수 있지만 주말 밤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다. 유튜브, OTT도 재미있지만 부모님과 자식이 같이 보기엔 껄끄러운 부분이 있다. 그러다 보니 세대 간 단절도 생기고 있다. 부모님과 같이 봐도 어색하지 않은 콘텐츠를 선보이는 게 목표다. MZ세대 사이에 '밈'이 생기면 부모님께 설명하고, 나이 드신 분들이 아는 개그를 자식에게 설명해주고 서로 이해하면서 세대 갈등이 줄어 들었으면 좋겠다. 온 가족이 함께 봐도 어색하거나 어렵지 않고, 편안하게 보면서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김상미 CP

이날 코너 3개를 선보였다. '금쪽 유치원'은 저출생 시대 귀한 '금쪽이'들이 다니는 유치원 이야기다. 정범균이 선생님을 맡고, 홍현호와 이수경이 금쪽이로 분했다. 홍현호는 박휘순 닮은꼴로 시선을 끌었다. '니퉁의 인간극장'은 필리핀 며느리 '니퉁'(김지영)과 남편(박형민), 시어머니(김영희) 이야기다. '데프콘 닮은 여자 어때요'는 적극적인 여자 조수연과 이성적인 남자 신윤승의 소개팅 이야기를 그렸다. 이 외 개그맨 신동엽 닮은꼴 남현승, 유튜버 '레이디 액션'(임선양·임슬), '하이픽션' 방주호 등도 영입해 기대가 크다.

웃찾사 출신인 김지영은 유튜브 채널 '폭씨네'에서 베트남·필리핀 며느리 '니퉁'으로 주목을 받았다. "이 캐릭터로 KBS 개그맨 시험을 봤는데 떨어졌다. 개콘 무대에 서고 싶었다. 다시 불러줘서 감사하다"며 "KBS는 남녀노소 같이 볼 수 있는 채널 아니냐. 유튜브에선 아이를 낳고 싶어하는 외국인 며느리의 도발 등 수위가 높다. 개콘에선 시어머니와 고부 갈등을 통해 며느리의 통쾌함, 시어머니의 고충 등을 보여주겠다. 좀 순한 맛"이라고 귀띔했다.

이수경은 개콘 크루 모집을 통해 발탁했다. "개콘 크루에서 KBS 33기 공채가 됐다. 중2 때부터 개그맨이 되고 싶었는데, 20년 만에 꿈을 이뤘다"며 "'일요일 밤은 개콘 음악을 들으면서 마무리했다'는 댓글이 많더라. 시그널 음악만 들어도 가슴이 웅장해진다. 개콘 음악과 함께 일요일 밤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각오했다. KBS 29기 공채인 홍현호는 "우리 기수 중 유튜브 스타는 많은데, 공개 코미쇼로 나온 스타는 없다. 개승자 때 아직도 개그맨을 응원하는 분들이 많다고 느꼈다. 다른 마음 안 먹고 공개 코미디만 해도 유명해지고 인지도를 얻을 수 있다는 걸 증명하고 싶다"고 바랐다.

'금쪽 유치원' 이수경 홍현호

개콘은 1999년 7월 파일럿 '일요일 밤의 열기'로 시작했다. 2020년 6월 26일까지 지상파 3사 코미디쇼 중 유일하게 명맥을 유지했다. 폐지 후 2021년 11월 후속으로 '개승자'를 선보였지만, 4개월 만에 막을 내렸다. 지난달 tvN '코미디 빅리그'도 12년 만에 종영, 공개 코미디쇼는 전무하다. 다시 한 번 지상파 공개 코미디쇼 힘을 보여줄 수 있을까. 부활 후 첫 녹화에 500명을 모집했는데, 총 2614명이 방청 신청했다. 공교롭게도 넷플릭스 '코미디로얄'이 이달 28일 공개를 앞두고 있어 비교될 터다.

김 CP는 "개콘을 준비하는 와중에 코빅이 종방해 상심했다. 여러 채널에서 공개 코미디쇼를 선보여야 부흥할 수 있지 않느냐. 다행히 넷플릭스에서 코미디쇼를 한다고 해 반가웠다. 시청자들은 비교해서 보는 재미가 있을 것"며 "글로벌 OTT에 비해 제작비는 부족하지만, 열정과 노력은 뒤지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나래씨는 커피차, 권재관씨는 도시락을 보내줬다. 변기수씨는 녹화 중간에 바람잡이 역할을 해주겠다고 하더라. 많은 분들이 도와주는 만큼 보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12일 오후 10시25분 첫 방송.

개그콘서트 출연진과 제작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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