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
지난달 수출이 13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무역수지는 5개월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수출과 무역수지가 동시에 플러스를 기록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20개월 만이다. 장기간 이어지던 수출 부진이 회복세로 돌아서면서 경기 반등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0월 수출액이 551억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5.1% 증가했다고 1일 발표했다. 지난해 9월 이후 첫 플러스 전환이다. 수입액은 9.7% 줄어든 534억6000만달러였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6억4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그동안 수출보다 수입이 더 큰 폭으로 줄어들면서 나타난 ‘불황형 흑자’에서 벗어난 것이다.
수출이 플러스로 전환한 것은 자동차, 선박, 기계 등 주요 품목 수출이 호조를 보인 데다 반도체 수출도 회복 조짐을 보인 덕분이다. 지난달 자동차 수출은 10월 기준 역대 최대인 58억8000만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19.8% 급증했다. 선박 수출은 101.4% 늘어난 28억3000만달러에 달했다. 석유제품 수출은 52억7000만달러로 18% 늘었다.
그동안 부진했던 반도체 수출도 지난달에는 89억4000만달러로 3.1% 줄어드는 데 그쳤다. 지난해 8월(-7.8%) 감소세 전환 이후 가장 선방했다. 특히 D램 등 메모리 반도체 수출은 지난달 45억1000만달러를 기록하며 1% 증가했다. 중국으로의 수출도 지난달 9.5% 줄어들며 작년 9월(-6.6%) 후 처음으로 감소폭이 한 자릿수에 그쳤다.
"수출 증가세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
자동차 19%, 선박 101% 증가…반도체는 3% 감소로 선방
정부는 적어도 내년 초까지는 수출이 증가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 수출이 13개월 만에 증가세를 보인 게 일회성이 아니라는 것이다.
실제 지난달 수출액 551억달러는 10월 기준으로 역대 2위 규모다. 주력 품목 중 자동차는 16개월, 일반기계는 7개월, 가전은 5개월 연속 수출이 증가했다. 석유제품도 업황 개선에 힘입어 8개월 만에 증가세로 전환했다.
최대 수출 품목인 반도체 업황은 바닥을 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89억4000만달러로 3.1% 줄어드는 데 그쳤다. 올해 1분기 수출이 40%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크게 개선됐다. 메모리 감산 효과가 가시화하고 수요가 회복되면서 이르면 올 4분기, 늦어도 내년 1분기엔 반도체 수출이 증가세로 전환할 것으로 산업통상자원부는 보고 있다.
지역별로도 지난달 수출은 9개 주요 지역 중 6곳에서 증가했다. 특히 미국(100억8000만달러)과 아세안(105억6000만달러)으로의 수출액은 10월 기준 역대 1위였다. 한국의 최대 교역시장인 중국으로의 수출은 110억달러로 3개월 연속 100억달러를 넘었다. 대중 반도체 수출 감소율도 올 1분기 44.6%에서 2분기 34.7%, 3분기 34.8%, 10월(1~25일 기준) 2.9%로 점점 개선되고 있다.
김완기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1일 브리핑에서 “올 11월과 12월, 내년 초반까지 수출의 우상향 모멘텀이 안정적으로 지속될 것”이라며 “이 기간에 반도체 수출도 플러스를 기록하면서 반등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수출 플러스가 기저효과 때문 아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반도체와 컴퓨터 시장만 회복됐다면 10월 기준 역대 최대 수출액을 기록했을 것”이라며 “상당히 견조한 수출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고 했다. 수출이 지난해 10월부터 고꾸라진 만큼 올해 10월 수출 증가를 기저효과로 볼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선을 그은 것이다.
수출이 반등하고 에너지 수입액이 감소(-22.6%)하면서 무역수지(16억4000만달러 흑자)는 5개월 연속 흑자를 나타냈다. 그러나 중동 정세가 불안정해지면서 유가가 불안한 점은 변수다. 지난달 에너지 수입액은 줄었지만 원유 수입액은 0.1% 증가했다. 10월 국내 도입단가도 배럴당 96.1달러로 전월 대비 9% 뛰었다. 김 실장은 “1~2월은 원유와 가스 수요가 증가하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무역수지 압박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박한신/이슬기 기자 p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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