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대구시, '조례 위반' 정당 현수막 다 뗀다···민주당 "절도죄로 고소하겠다"

손은민 2023. 11. 1. 1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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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첫날, 종일 수성구 대로변에는 '불법 현수막 철거' 차량이 돌아다녔습니다.

10월 30일부터 정당 현수막을 규제하는 대구시 조례가 시행됐습니다.

그동안 정당 현수막이 길거리마다 난립하면서 시민 통행 안전을 위협하고 도시 미관을 해쳐 왔고, 혐오 표현 등 시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많아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게 대구시의 조례 개정 이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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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당 현수막 철거 나선 대구시

"집행하겠습니다"

11월 첫날, 종일 수성구 대로변에는 '불법 현수막 철거' 차량이 돌아다녔습니다.

교차로에 걸린 현수막, 신호등과 가로수에 달아 놓은 현수막들을 줄줄이 떼어 실어 갔습니다.

모두 정당에서 내건 현수막들입니다.

10월 30일부터 정당 현수막을 규제하는 대구시 조례가 시행됐습니다.

이른바 '대구광역시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안'.

조례는 정당 현수막도 이제는 지정 게시대에만 설치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개수도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4개까지만 걸 수 있고 혐오나 비방 내용이 있어도 철거 대상이 됩니다.

그동안 정당 현수막이 길거리마다 난립하면서 시민 통행 안전을 위협하고 도시 미관을 해쳐 왔고, 혐오 표현 등 시민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경우도 많아서 규제가 필요하다는 게 대구시의 조례 개정 이유입니다.

지난 10월 20일 조례가 대구시의회에서 통과됐고 30일부터 시행됐는데, 여전히 정당 현수막들이 아무렇게나 걸려있으니 대구시가 구·군과 단속반을 꾸려 행정대집행에 나선 겁니다.

수성구는 11월 1일부터 매일 단속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른 구군·들은 단속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또 지역 정당들을 반발을 고려해서 각 구·군은 지정 게시대를 늘리고 정당에 게시대 사용료를 지원하는 등의 대책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절도죄로 고소하겠다"
지역 정치권에서 거세게 반발했습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은 현수막을 철거한 공무원을 재물손괴와 절도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했습니다.

설치 장소나 개수에 제한을 두지 않는 상위법에 위배되고, 혐오나 비방 내용도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어서 정당 활동 자유를 막는 거라는 겁니다.

김홍석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대구시 조례는 반헌법적 조례입니다. 정당의 정당한 활동을 방해하는 거죠. 정치적 지지세로 보면 기울어진 운동장인 대구에서 야당이 현수막조차 걸지 못한다는 건 정치적 경쟁을 막는 거라고 볼 수 있어요. 그리고 뭐가 혐오와 비방의 내용인지는 도대체 누가 정하는 거예요. 어디까지가 혐오이고 어디까지가 비방인 거죠. 이런 것에 대한 최소한의 답변이 있어야 하는데, 없는 거죠. 동의할 수 없습니다. "

지역마다 별로 지정 게시대가 열 개 있는 곳, 두 개 있는 곳도 있는데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고 반발했습니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정당 현수막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상위법까지 위배하며 추진된 조례는 문제가 있다는 입장입니다.

김성년 정의당 대구시당 사무처장 "지방자치단체 조례는 상위법의 위임 범위를 넘어서면 안 된다고 돼 있는데 대구시 조례는 상위법을 위반하는 조례이기 때문에 인정하기 어렵고요. 지정 게시대도 국회의원 선거구별로 천차만별이에요. 예를 들어 달서구 갑이 28개, 을이 10개, 병에 8개··· 그럼 걸 곳이 없어서 누구는 현수막을 못 다는 문제들도 생기는 거죠. 소수 정당에는 게시대 사용료도 부담입니다."


상위법 개정되지만···논란 여전

이런 가운데 상위 법인 옥외광고물법 개정안이 11월 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소위를 통과했습니다.

개수 제한이 없던 정당 현수막을 읍면동 별로 2개까지만 허용하는 등의 내용이 담겼습니다.

오는 9일 본회의를 통과하면 2024년 1월 1일부터 시행되는데 개정되더라도 대구시 조례보다는 훨씬 폭넓게 허용합니다. 

개정되는 법 역시 대구시 조례와는 또 제한 범위가 달라서 문제는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도심 미관과 안전을 위한 제한인지 정당 활동의 자유 침해인지 현수막 논란은 계속될 전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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