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 대신 사진 240장 놓인 ‘조용한 연주회’…무슨 콘서트길래
엄숙한 분위기의 공연장. 장엄한 첼로 선율이 흐르는데, 훌륭한 연주에 비해 박수 소리가 작습니다.
연주회를 가득 메운 건 관중이 아닌 240장의 사진. 이들을 위한 연주는 한 시간가량 이어졌습니다.
■ 하마스에 납치된 인질 240명..."집에 돌아올 때까지 잊지 않겠다"
사진 속 사람들의 정체는 지난달 7일 하마스의 기습 공격 당시 납치된 인질들입니다. 이스라엘 당국은 인질의 숫자가 총 240명에 달하고, 40여 명은 생사조차 알 수 없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스라엘 남부 음악 축제에 참가했다 하마스에 끌려갔던 20대 독일계 이스라엘인 샤니 룩은 사망한 것으로 확인돼,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주한 이스라엘대사관은 1일 이들의 무사 귀환을 기원하는 'Concert of the Missing' 연주회를 열었습니다.
인질들을 위한 연주곡 'prayer'로 시작해, 공연의 마지막엔 '희망'이라는 뜻의 이스라엘 국가 '하티크바(Hatikva)'가 울려 퍼졌습니다.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공연에 앞서 " 지난달 7일 천400명이 목숨을 잃었고, 240명은 아직 살아있다"며 "아주 어린 아이들을 포함해서 어린이가 약 30명이고, 65명이 외국인"이라고 전했습니다.
토르 대사는 이어 "우리는 그들을 볼 수 없고, 인질들은 가자 지구의 터널 어딘가에 있다"며 "우리는 오늘 이 공연장에서 그들을 맞이하고, 그들과 함께 앉아 얼굴을 볼 것이며 그들이 집에 돌아올 때까지 잊지 않겠다"고 말했습니다.
연주회에 참석한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공연장에 들어섰을 때 이곳이 비어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비어있지 않다"며 " 객석과 우리 가슴에는 240명의 사람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인질 대부분은 이스라엘인, 무고한 일반인, 남성과 여성, 어린이, 노인, 홀로코스트 희생자들"이라며 "우리는 이들을 집으로 데려오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 팔레스타인 인명 피해도 급증..."누적 사망자 8천500명 넘어"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하면서 팔레스타인의 인명 피해도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지난달 31일 기준 누적 사망자 수가 8천525명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는데, 그중 어린이가 3천542명이라고 전했습니다.
무력충돌이 시작된 지 벌써 한 달이 다 돼가지만 뚜렷한 출구 전략은 보이지 않는 상황.
김동석 국립외교원 아프리카·중동 연구부 교수는 " 단기적으로는 하마스 전력을 약화 시킬 수는 있지만, 혼란 상태를 한 번에 끝낼 수는 없다"며 " 이스라엘이 전력 면에선 앞선다해도 무력충돌이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내다봤습니다.
하마스는 단순한 무장 집단이 아니라 가자지구를 둘러싼 세력으로 봐야 해서, 간부들을 처단한다고 해서 명맥이 끊어지는 것이 아니란 분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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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혜림 기자 (gaegul@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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