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사설] '메가시티 서울' 추진, 충분한 공론화 과정 거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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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지난달 30일 경기 김포를 서울에 편입하는 방안을 당론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뒤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그러나 서울의 메가시티화(化)는 지방 도시와는 다르다.
김포 외에 다른 도시들도 서울 편입을 원할 것이며 배제할 명분도 없다.
메가 서울을 추진하더라도 이런 장단점을 염두에 두면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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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입법화 나서, 서두르지 말아야
김포의 서울 통합론이 촉발된 데는 이유가 있다. 신도시가 조성되면서 많은 서울 시민이 옮겨 간 김포는 교통여건이 열악해 불만이 팽배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김 대표의 발언은 다분히 내년 총선을 의식한 것이다. 기왕에 논란이 된 이상 무조건 부정적으로만 보기보다는 차제에 논의에 부쳐볼 가치는 있다고 본다.
메가시티는 외국에서도 추진되고 있고 국내에서도 처음이 아니다. 마산, 창원, 진해를 통합한 사례도 있고 무산됐지만 부산, 울산, 경남을 묶는 부·울·경 메가시티 프로젝트가 시도된 바 있다. 도시의 국내외 경쟁력을 높이고 행정의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한 목적이다.
그러나 서울의 메가시티화(化)는 지방 도시와는 다르다. 수도권 집중은 국가 균형발전을 저해한다. 그중에서도 서울은 많은 인구와 재화가 몰려 있는 과밀도시다.
서울 집중을 완화하고자 만든 도시가 김포를 포함해 고양, 부천, 성남, 광명, 하남, 구리 등의 위성도시들이다. 김포 외에 다른 도시들도 서울 편입을 원할 것이며 배제할 명분도 없다. 김포만 서울이 되면 지도의 형상도 선거구의 '게리맨더링'처럼 기괴해진다.
위성도시들의 서울 편입이 부를 역효과를 따져 봐야 한다. 이미 비수도권과 격차가 있는 집값과 교육·문화·복지·교통 등의 여건은 '메가 서울'이 되면 더 격차가 벌어질 것이다. 물론 현재 위성도시 주민 입장에서 보면 서울 편입으로 생활환경은 분명히 나아질 것이다. 하지만 국가 전체로 보면 거대한 서울은 블랙홀처럼 지방의 인재(人財)를 빨아들여 집중 현상은 더 심화될 게 자명하다.
1일 정부가 발표한 지방시대 종합계획과 메가 서울은 자칫 충돌하거나 모순될 수 있다. 메가 서울을 추진하더라도 이런 장단점을 염두에 두면서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쳐야 한다. 지방과 서울을 동시에 발전시킨다는 전제는 지켜야 한다. 당사자인 위성도시와 경기도의 의견을 무시하고 밀어붙여서도 안 된다.
여당의 움직임이 빨라지면서 김포 집값이 벌써 들썩이고 있다고 한다. 주민들이야 좋겠지만 김 대표가 바로 이런 점을 노렸다면 정책의 출발부터 즉흥적인 선거용 그 이상이 아니다. 그 사실 또한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렇더라도 사회 각계 전문가들의 심도 있는 의견을 들어보고 결론을 내기 바란다. 선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해서 표를 의식해 졸속으로 결정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행정구역 개편은 절차를 생략하고 화급히 진행할 사안이 아니다. 국토 운용 문제이기 때문에 먼 앞날을 내다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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