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시진핑 만난다"… 중국은 정상회담 확답 머뭇

백악관 "건설적인 회의가 될 것"
2주 앞둔 APEC서 만날 가능성
중국은 발표 없어 성사 여부 미궁
양국 물밑 조율 속 불발 관측도

지난해 11월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개최된 G20 정상회의에서 만나 대화하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로이터 연합뉴스

【파이낸셜뉴스 실리콘밸리=홍창기 특파원】 조 바이든의 미국 행정부가 이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못박았다. 중국의 공식적인 발표가 없는 가운데 백악관이 직접 나서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됐는지 여부는 여전히 미궁에 빠져있다. 백악관이 미중 정상회담 개최를 공식화한 만큼 정상회담을 위해 미중 양측이 물밑에서 치열한 대화를 나누고 있다는 분석이 있는데 미중 정상회담이 열리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10월31일(현지시간) 카린 장 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우리의 정책과 중국과의 관계는 변하지 않았다"며 이달 11일부터 17일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미중 정상회담 개최가 유력시되는 뉘앙스를 내비친 것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시 주석이 APEC 개최 기간에서 만나는 것은 원칙적으로 합의했고 정상회담 성사를 마무리하는 데 필요한 중요한 세부 사항을 검토하는 중이라는 미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도 이날 나왔다.

브리핑 후 미중 정상회담 개최 질문에 장 피에르 배변인은 "건설적인 회의가 될 것"이라며 정상회담 개최를 확인했다.

하지만 구체적인 정상회담 형식, 정상회담 의제와 관련해 장 피에르 대변인은 함구했다. 다만 그는 "바이든 대통령이 시 주석과 힘든 대화를 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만 말했다.

반대로 미국을 최근 방문했던 왕이 중국 외교부 부장은 "샌프란시스코로 가는 것이 평범한 항해는 아닐 것"이라고 말한 뒤 미국을 떠났다. 미중간 미묘한 뉘앙스 차이가 계속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과 중국이 미중 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 '원칙적'인 합의는 했지만 실제 성사여부는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과 중국의 군사적 대결과 긴장이 미중 정상회담의 실제 성사 여부의 최대 걸림돌이라고 전했다. 미군과 중국의 인민해방군 사이의 긴장이 정상회담을 준비하는 와중에도 계속 고조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이번 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판 샹그릴라 대화' 샹산포럼 안보 회의에서 중국 인민해방군 고위 장성은 미국의 외교·군대 정책을 전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위협으로 규정하며 긴장을 유발했다. 샹그릴라 대화는 매년 싱가포르에서 열리는 아시아 안보회의의 별칭으로 각국 국방장관과 고위 관료, 안보 전문가 등이 참석한다

인민해방군을 지휘하는 공산당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장유샤 장군은 "어떤 국가들은 세계에 혼란을 일으키고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함으로써 자국의 이익을 증진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어떤 국가는 미국을 말한다.

하지만 미국 국방부 인사들은 중국 인민해방군이 미국 항공기와 군함을 위협하는 등 대결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