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6개월 만에 돌아온 ‘개콘’ “함께 볼 수 있는 개그 만들겠다”[스경X현장]
“식상할 수 있지만, 주말 밤에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지금까진 없었다는 생각에 함께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을 구상했습니다.”(김상미CP)
2020년 6월26일은 대한민국에서 웃기는 일을 직업으로 하는 이들에게는 슬픈 날로 기억된다. 1999년 9월부터 막을 올렸던 KBS2 ‘개그콘서트’가 20년 반의 시간을 보낸 끝에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날이었기 때문이다.
당시 녹화에서 여러 코너가 진행됐지만, 객석에서 눈물을 훔치는 개그맨들의 모습을 여럿 발견할 수 있었다. 코로나19의 여파로 객석에 방청객도 받을 수 없는 비극적인 상황, 개그맨들은 그렇게 이태선 밴드의 엔딩 시그널을 마지막으로 ‘개그콘서트’를 떠나보낼 수밖에 없었다.
대한민국 개그의 심장이 3년6개월 만에 다시 약동하기 시작했다. 바로 ‘개그콘서트’가 사라진 채널인 KBS에서 그 부활을 알렸기 때문이다. 지난 5월 신입크루 모집으로 여정을 시작한 ‘개그콘서트’는 크루 선발과 9월 부산국제코미디페스티벌 공연 등 담금질의 시간을 거쳐 1일 오후 끊어진 회차 이후인 1051회 녹화에 들어가게 됐다.
1일 오후 ‘개그콘서트’의 기획을 맡은 김상미CP와 연출을 맡은 이재현PD 등 제작진과 출연자들은 서울 여의도 KBS 별관 공개홀에서 제작발표회를 열었다. 오랜만에 부활한 ‘개그콘서트’의 소식에 각지에서 활동 중인 개그맨들의 축하도 이어졌다. 새로워진 ‘개그콘서트’는 세 개의 코너를 시연하고 출연자들이 모여 소감도 밝혔다.
‘개그콘서트’가 사라진 이후 대한민국의 코미디는 공개 코미디에서 급속도로 웹 콘텐츠의 방향으로 변화했다. ‘개그콘서트’와 함께 공개 코미디의 막바지를 지키고 있던 tvN ‘코미디빅리그’가 9월13일 폐지되면서 약 2개월 정도 개그의 진공상태가 이어졌다. 하지만 젊은 세대는 생활 밀착적이면서도 호흡이 빠른 유튜브의 스케치 코미디에 빠져들었고 ‘숏박스’ ‘빵송국’ ‘피식대학’ 등 인기 크리에이터들의 등장으로 무게추를 옮겼다.
변화한 ‘개그콘서트’도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하려는 시도를 계속했다. 스케치 코미디 ‘폭씨네’ 채널의 동남아 며느리의 한국 시골 적응기를 다룬 스케치 코미디가 코너 형태로 투입됐으며, ‘남동엽’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크리에이터 남현승과 ‘하이픽션’ 채널의 방주호, ‘레이디액션’ 채널의 임선양과 임슬기가 신입크루로 합류했다.
김상미CP는 변화된 상황에 대한 적응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유튜브 코미디가 요즘 너무 재미있어서, 받아들일 수 있는 부분은 받아들이고 적용할 것은 적용하고 있다”면서 “요즘 TV를 세대별로 같이 시청하지 않아 단절된 상황도 있다. 그런 상황에서 같이 봐도 어색해지지 않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이재현PD는 “최근에 피부과를 가서 시술을 받았는데, 선생님께 ‘개그콘서트’가 다시 시작한다고 말씀드렸더니 1990년생인 션생님께서 ‘가슴이 몽글몽글하다’고 해주셨다. 누구나 추억이 되는 콘텐츠가 중요한데 그런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1일 KBS 여의도 별관 공개홀에서 첫 녹화에 들어가는 ‘개그콘서트’는 편집작업을 거쳐 오는 12일 오후 10시25분 KBS2를 통해 방송된다.
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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