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하마스 지하터널 첫 타격… 민간인 사상자 늘어 비난 화살
가자 자발리아서 근거지 장악
최대 난민촌 공습으로 피해 커
튀르키예, ICC 제소 방안 검토
볼리비아 ‘단교’ 공식서신 보내
美·이, 전쟁 후 가자 통치 논의
이스라엘군이 가자지구 내 지하터널을 처음 타격하는 등 팔레스타인 이슬람 무장정파 하마스를 향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다만 이 과정에서 가자지구 최대 난민촌을 공습해 대규모 사망자가 발생하며 국내외의 비난에 직면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북부 자발리아에 위치한 하마스 군사조직 자발리아 대대의 근거지를 보병과 탱크부대가 장악하고 테러범 50여명을 사살했다고 밝혔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총 길이가 50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하마스의 지하터널 안쪽을 개전 이후 처음으로 공격했다.
로이터통신은 이 지역 병원 관계자들의 발언을 인용해 폭발로 50명 이상이 죽고 150여명이 다쳤다고 보도했다. 하마스 내무부는 “난민촌 사망자가 100명으로 늘었다. 자발리아에서만 400명의 사망자와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자발리아 난민촌은 가자지구 최대 난민촌으로 지난 7월 기준으로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 등록된 난민만 11만6000여명에 달하며 실제 난민 수는 이보다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10만명 이상 인구가 약 1.4㎢의 공간에 몰려 있어 대규모 인명피해가 난 것으로 보인다.
유럽, 남미 등 비아랍권 지역의 여론도 악화하고 있다. 특히 이츠하크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이 이날 영국 BBC 인터뷰에서 “민간인 사상자를 줄이려고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발언한 뒤 난민촌 폭격이 이루어져 더 큰 비판에 직면한 상태다.
이번 폭격은 이스라엘 내에서도 비판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 NBC방송은 “이스라엘 내에서 인질들의 안전한 귀환보다 가자지구에서의 군사 작전을 우선시하는 정부 방침에 반대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면서 하마스를 자극하는 이번 난민촌 공격이 자국민의 반발에 부딪힐 수 있다고 평했다.
한편 이날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 이스라엘이 전쟁 이후 가자지구에 대한 통치 방안을 논의했다고 복수 소식통 발언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군을 포함한 다국적군을 배치하는 방안, 1979년 이집트-이스라엘 평화조약을 모델로 한 평화유지군 설립 방안, 유엔이 임시로 가자지구를 감독하는 방안 등 크게 세 가지 방안이 거론됐으나 논의가 초기 단계라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미국 내부에서는 이 방안들에 대해 실현 가능성이 적다는 회의적인 견해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필웅·이예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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