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함 탈피할 것"..신인 내세운 '개콘' 야심찬 부활[종합]
1일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별관에서 KBS 2TV '개그콘서트' 제작발표회가 열린 가운데, 김상미 CP, 이재현 PD, 개그맨 김원효, 정범균, 정태호, 김지영, 조수연, 홍현호가 참석했다. MC는 윤형빈이 맡았다.
'개그콘서트'는 지난 1999년 9월 4일 첫 방송돼 수많은 유행어를 배출하며 21년 간 시청자들의 웃음을 책임졌다. 방송 중단 3년여 만에 1천51회를 시작으로 부활을 알린 '개그콘서트'는 과거 전성기를 이끌었던 코미디언들과 새로운 얼굴들이 힘을 합쳐 시청자 웃음 사냥에 나선다.
이날 조현아 KBS 예능센터장은 "감개무량하다"며 "여러 우려와 기대가 있었는데 그런 걸 모두 잘 견디고 준비해 준 출연진과 제작진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이어 "미흡한 점도 많고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애정 어린 시선 부탁드린다. 대한민국의 건강한 웃음을 되찾을 때까지 많은 응원과 사랑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서 '개그콘서트' 출연진은 저출생 시대에 귀한 금쪽이들이 다니는 전교생 2명의 유치원 이야기 '금쪽 유치원', 필리핀 며느리 니퉁과 알콩달콩 살아가는 남편이 니퉁을 구박하는 시어머니와 함께하는 '니퉁의 인간극장', 적극적인 여자 조수연과 이성적인 남자 신윤승의 소개팅 스토리 '데프콘 닮은 여자 어때요' 등 총 3개 코너를 선보였다.
시연이 끝난 후 김 CP는 기존 프로그램과 차이점에 대해 "2020년 6월 마지막 방송 후 시간이 3년 넘게 흘렀다. 시연했듯 신인, 새로운 피가 많이 수혈됐다. 신선한 코너를 준비했고, 더불어 익숙한 공개 코미디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또 "유튜브 개그의 좋은 점은 받아들이지만 한 가지 다른 점은 주말 저녁 가족끼리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는 것"이라며 "세대 갈등을 줄이는 데도 일조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어색한 순간이 오거나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되고자 하는 목표"라고 의짐을 다졌다.
이 PD는 "제가 다니는 피부과 선생님이 프로그램 부활을 듣고는 '가슴이 몽글몽글하다'고 하시더라. 추억이 많은 콘텐츠를 새롭게 만드는 게 뜻 깊다"고 말했다.
코너들이 식상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경주마처럼 눈을 닫고 앞으로 달려간 느낌도 있다"면서 "유튜브나 OTT로 인해 다른 붐이 일어났다고 생각한다. 받아들일 수 있는 건 받아들이게 됐다. 식상함을 탈피하고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어 "미흡해 보일 수 있지만 그것 역시 신인이기 때문"이라며 "처음부터 잘할 수는 없다. 또 다른 신인들도 꿈을 꾸며 준비할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김원효는 또 "모든 장르 중 개그, 코미디만 다른 것과 평가하는 것 같다. 뉴스, 시사, 예능은 유튜브와 비교를 잘 안 하는 것 같다. 시장에 매운 맛 떡볶이만 있는 게 아니라 여러 맛이 있지 않나. 본인들이 원하는 맛을 골라서 드시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윗 기수 코미디언들에게 3년 6개월 만에 부활한 '개그콘서트'는 남다른 의미다. 정범균은 "첫 무대 같은 설렘을 느꼈다. 그때는 내 개그만 했다면 지금은 도움이 되는 역할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털어놨다.
김원효는 "이 공간에서 여러 감정을 느낀다. 웃기는 공간인데 울기도 한다. 오늘은 순간적으로 들어올 때 울컥했다. 들어와서는 희한하게 집처럼 편안했다. 사실 KBS 원망도 많이 했다. '왜 없앴지? 이렇게 다시 할 걸'이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내 고향이라는 느낌이 들어 다시 돌아올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남다른 소회를 밝혔다.
'개그콘서트'는 공개모집을 통해 신인 크루를 결성시켰다. 33기 공채 이수경은 공개 코미디에 임하는 자세에 대해 "20년 만에 꿈을 이뤘다. 일요일 밤은 '개그콘서트' 엔딩송을 들으며 하루를 마무리했기에 가슴이 웅장해진다. 우리가 그런 프로그램을 만들고자 한다"고 다짐했다.
이와 관련 김 CP는 "유튜브 콘텐츠는 스케치성이 많다. 우리가 생각할 때 웃음 포인트가 약간은 약한 게 있다. 공개 코미디로 전환해서 충분히 많은 웃음을 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적극적으로 (김지영에게) 구애했다"고 말했다.
김지영은 "다문화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고 있어서 예전에도 이 캐릭터로 '개그콘서트' 오디션도 참가했었다. '전원일기' 같은 느낌을 드리고 싶다. 남녀노소 볼 수 있는 개그를 하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이수경은 잘 해준 선배가 있냐는 질문에 "소위 말하는 '똥군기'가 없다. 정말 다들 잘 해준다. 제가 계속 '코미디 빅리그'에 떨어졌는데, 그때 선배님들이 조언도 해주시고 많이 도와주셨다. 다른 곳에서 만난 정형돈 선배님이 '너희가 잘 해야 코미디가 살아난다'고 응원해 주셨다"고 말하며 코미디언 선후배 간 돈독한 우애를 자랑했다.
그런가 하면 정태호는 넷플릭스 예능 '코미디 로얄'을 언급하며 "윤형빈이 (코미디 로얄이) 망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나갔다. 저도 함께 나갔다. 우리는 돈을 내지 않고 볼 수 있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자아냈다.
김 CP는 "많은 코미디언 선배들이 응원하고 도와주신다. 박나래가 커피차를 보내줬다. 바람잡이라고 중간 코너 바뀔 때 웃음 주는 분이 있는데, 변기수가 나온다. 그렇게 도움들을 주신다"고 말했다.
끝으로 김원효는 "시청률이 5%가 넘으면 오시는 모든 분들에게 우리 가게 김밥을 쏠 것"이라고 공약을 내걸어 환호를 자아냈다.
한편 '개그콘서트'는 오는 12일 오후 10시 25분 첫 방송된다.
영등포=김노을 기자 sunset@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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