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상장사 3분기 영업익 2배↑…잇단수주에 전망 '맑음'
(서울=연합뉴스) 김보경 기자 = 올해 3분기 현대차그룹 소속 상장사 11곳의 총영업이익이 작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뛰어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를 필두로 건설, 부품, 철강, 물류, 철도차량 분야에서도 괄목할만한 실적을 올리며 국내 기업들의 평균 수익성을 끌어올리고 있다.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실적을 공시한 현대차그룹 상장사 11곳(이노션 제외)의 전체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7.6% 증가한 104조4천500억원으로 집계됐다.
상장사에는 현대차, 기아를 필두로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현대건설, 현대위아, 현대오토에버, 현대비엔지스틸, 현대차증권, 현대로템이 포함됐다.
이로써 현대차그룹 상장사들은 올해 2분기에 이어 두 분기 연속 매출액 100조원을 돌파하며 최대 매출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그룹 상장사들의 성과는 영업이익에서 두드러진다.
총영업이익은 8조3천6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3조9천900억원 대비 108.9% 급증했다. 제품과 서비스를 판매해 남는 돈이 1년 새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특히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이익은 25조7천9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대 연간 영업이익을 기록했던 지난해 23조5천700억원을 넘어섰다. 연간 영업이익을 3분기 만에 달성한 것이다.
자동차 계열사인 현대차·기아가 올해 3분기 합산 66조5천억원의 매출과 6조7천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리며 총매출의 64%와 총영업이익의 80%를 담당했다.
여기에 건설과 부품, 철강, 물류, 철도차량 분야의 계열사들도 각자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면서 현대차그룹의 실적이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해석했다.
이에 따라 글로벌 신용평가사들도 현대차그룹 계열사들의 신용등급을 상향 조정하고 있다.
글로벌 3대 신용평가사 중 하나인 무디스는 올해 초 현대차·기아의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현재 'Baa1'인 신용등급이 'A3'로 올라갈 수 있다는 뜻이다.
무디스는 현대모비스와 현대캐피탈의 신용등급 전망도 'Baa1' 등급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상향 조정했다.
또 다른 글로벌 신용평가사 피치는 지난 3월 'BBB+'인 현대차·기아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렸다. 현대카드의 신용등급 전망도 11년 만에 'BBB 안정적'에서 'BBB 긍정적'으로 변경했다.
현대차그룹의 성장은 내부 체질 개선과 강력한 신사업 드라이브 등을 강조한 정의선 회장의 '신경영' 결과라는 것이 대체적 평가다.
정의선 회장은 2020년 새해 메시지에서 "사업 전반에 걸쳐 체질 개선을 계속 추진할 것"이라며 "그룹사의 역량과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그룹의 밸류체인을 지속해서 혁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상장사들의 수주 낭보가 잇달아 전해지면서 현대차그룹의 실적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먼저 현대건설은 지난 6월 사우디아라비아와 6조5천억원 규모의 아미랄 석유화학 플랜트 패키지 1·4번 프로젝트 계약을 체결했다. 역대 사우디 수주 중 최대 규모다.
배터리 제외 세계 5대 부품사로 뛰어오른 현대모비스는 지난 8월 폭스바겐과 전동화 부품인 배터리 시스템 공급 계약을 맺었다. 수주 금액은 5조원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은 지난 6월 호주에서 1조2천억원대 전동차 공급 사업을 수주했고, 현대위아는 글로벌 메이커들과 총 1조원을 상회하는 등속조인트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현대트랜시스도 지난해 12월 스텔란티스그룹과 7천억원 규모의 변속기 공급 계약을 맺었다.
현대글로비스는 작년 9월 해외 자동차업체와 해상 운송 역사상 최대 규모인 2조2천억원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켰다.
이와 더불어 현대차·기아도 3년 새 4배 이상 판매가 증가한 전기차를 발판으로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미래항공모빌리티(AAM),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등 신산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vivi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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