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대 갈등 봉합이 목표"…'개그콘서트'의 야심찬 귀환 [종합]

우다빈 2023. 11. 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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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개그콘서트' 제작발표회
3년 만 돌아오는 '개그콘서트'의 새로운 방향성
목표는 "세대 갈등 봉합"
1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KBS 별관에서는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상미 CP와 이재현 PD를 비롯해 김원효 정범균 정태호 김지영 조수연 홍현호가 참석했으며 윤형빈이 진행을 맡았다. KBS 제공

'개그콘서트'가 지상파에서 사라진 공개 코미디의 명맥을 잇겠다는 포부를 확연하게 드러냈다.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으라는 성경의 구절처럼 부활한 '개그콘서트'에는 신인들의 패기와 열정이 가득 담겼다. 신인 코미디언들의 갈망과 포부, 그리고 선배들의 든든한 지원이 '개그콘서트'를 전성기로 이끌 예정이다.

1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KBS 별관에서는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상미 CP와 이재현 PD를 비롯해 김원효 정범균 정태호 김지영 조수연 홍현호가 참석했으며 윤형빈이 진행을 맡았다.

이날 조현아 예능 센터장은 제작발표회에 앞서 무대에 올라 "''개콘'을 시작하는 것이 감개무량이다. 우려와 걱정, 또 기대가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다 잘 견디고 준비해준 '개콘' 출연자들, 제작진에게 감사하다. 미흡한 점도 있지만 애정 어린 시선으로 봐주셔서 예전의 '개콘'을 부활하고 건강한 웃음을 되찾도록 많은 웃음 부탁드린다"고 당부의 말을 남겼다. 특히 KBS 연예대상에 '개콘' 팀이 참여하며 화려하게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올리겠다는 각오가 덧붙여졌다.

1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KBS 별관에서는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상미 CP와 이재현 PD를 비롯해 김원효 정범균 정태호 김지영 조수연 홍현호가 참석했으며 윤형빈이 진행을 맡았다. KBS 제공

'개콘'은 1999년 9월 4일 처음 방송돼 수많은 스타들과 유행어를 배출했다. 그러나 침체기가 지속되면서는 2020년 6월 26일 1,050회를 마지막으로 약 3년 동안 방송이 중단됐다. 이처럼 오랜 시간 동안 자리를 비운 후 돌아온 '개콘'에 약 2,600명대의 방청 신청이 몰리며 부활을 반가워하는 목소리들이 모였다.

1051회부터 다시 시작하는 '개콘'은 박성호 정태호 정범균 송영길 정찬민 신윤승 등 전성기를 이끌었던 선배 개그맨들과 홍현호 김시우 임선양 임슬기 오정율 등 패기로 뭉친 후배 개그맨들이 출연해 대한민국의 웃음을 책임진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약 6개월 동안 트렌디하면서도 전 세대가 함께 웃을 수 있는 다채로운 코미디를 준비했다. 김상미 CP는 "이전과 달라진 내용은 신인, 새로운 얼굴이다. 새 얼굴들로 새 코너를 꾸몄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실제로 신인을 메인 코너로 기용하는 것은 이례적인 상황이다. 김원효는 "저희 22기는 기회를 많이 받았다. 열심히 한 만큼 혜택을 주셨고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면서 "지금은 선배들이 받쳐주는 역할을 하면서 신인들에게 다시 기회를 부여하는 중이다. 많이 미흡해보일 수 있지만 대중과 같이 키울 수 있는, 또 다른 신인을 만나게 될 수 있는 무대를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1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KBS 별관에서는 '개그콘서트'(이하 '개콘')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김상미 CP와 이재현 PD를 비롯해 김원효 정범균 정태호 김지영 조수연 홍현호가 참석했으며 윤형빈이 진행을 맡았다. KBS 제공

어느덧 신인들을 든든하게 서포트하는 위치에 오른 정범균은 "다시 지어진 '개콘'을 보니 과거가 생각나다. 다시 설레게 돼 기쁘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역할을 제대로 해보고 싶다", 김원효는 "이 공간에서 여러 감정을 느꼈다. 웃기기도 울리기도 했다. 지금도 울컥한 마음이 있는데 자기 집처럼 편안하다. '개콘'을 왜 없앴을까 원망도 많이 했다. 내 고향인데 아직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주고 있다"고 벅찬 심경을 드러냈다.

짧은 코너 시연으로 유튜버로 사랑을 받은 이들의 활약도 볼 수 있었는데 김 CP는 "유튜브를 보면서 많이 수용하고 있다. 저희의 차별점은 식상할 수 있지만 온가족이 볼 수 있는 코미디쇼가 없다. 유튜브, OTT에는 19세 이용가 개그가 있기 때문에 같이 볼 수 없고 그러다 보니까 세대 간 단절이 이뤄졌다"면서 "저희는 세대가 이해하면서 갈등이 적어지리라는 기대감이 있다. 온가족이 함께 봐도 편안하게 웃을 수 있다는 것이 목표"라고 짚었다. 김원효는 "모든 장르 중에서 개그, 코미디만 유독 심하게 다른 것과 평가를 받는다. 뉴스나 시사, 예능은 유튜브와 비교를 당하지 않는다. 저는 시장의 매운 맛 떡볶이만 있지 않고 다양한 맛이 있는 시장이라고 표현하고 싶다"고 짚었다.

다만 여전히 코미디쇼에 대한 우려와 부정적인 여론도 존재한다. 이재현 PD는 "경주마의 시간으로 달렸던 시기가 있었다. 많은 분들이 개그의 붐이 또 있다고 생각한다. 식상함을 탈피하고자 많은 논의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미 CP는 "준비하는 과정에서 tvN '코미디 빅리그' 폐지 소식을 듣고 상심했다. 저희만 있다고 좋은 것이 아니라 같이 부흥할 때 더욱 좋다. 그래도 넷플릭스에서 코미디언들이 설 자리가 생긴다고 하니 반갑다. 시청자들도 비교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제작비가 많이 부족하겠지만 열정이나 노력만큼은 뒤지지 않을 것"이라면서 넷플릭스 새 예능 '코미디 로얄'을 언급했다. 이처럼 세대 갈등 봉합을 외치고 일어난 '개콘'이 암흑기를 딛고 전성기를 다시 찾아올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개그콘서트'는 오는 12일 방송을 재개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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