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탈·부도덕·갑질"…尹대통령, 국민 호소에 카카오·은행 맹비난
윤석열 대통령이 각계각층 국민들과 직접 만나 "우리나라 은행들은 갑질을 많이 한다"고 일갈했다. 은행산업이 사실상 독과점 형태로 운영되면서 고객 서비스보다는 이자 장사 등 손쉬운 이윤 추구에 매몰됐다는 지적이다. 윤 대통령은 "은행의 이런 독과점 행태는 정부가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했다. 카카오 모빌리티의 독과점 문제도 "부도덕한 행태에 반드시 정부가 제재를 해야한다"고 말했다.
연일 현장 중심과 소통 강화를 내세워 민생 챙기기에 나선 윤 대통령이 은행과 플랫폼 기업 등을 정조준하는 모양새다. 취임 이후부터 줄곧 금융산업과 통신, 플랫폼 기업 등의 독과점·약탈적 행태에 강한 문제의식을 드러내온 윤 대통령이 민생 안정 차원에서 다시 한번 이들 산업에 대한 정부 개입을 강조하는 차원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1일 서울 마포구의 한 카페에서 소상공인, 택시기사, 무주택자, 청년, 주부 등 각계각층의 국민 60여명과 함께 진행한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참석자들의 생생한 경험을 듣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회의는 추경호 부총리 등 정부 책임자들과 국민들이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타운홀 미팅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러자 윤 대통령은 "이게 독과점 이론에도 나오는 건데 소위 '약탈적 가격'이라고 해서 돈을 거의 안 받거나 아주 낮은 가격으로 해서 경쟁자를 다 없애버리고, 또 계속 유입을 시켜가지고 시장을 완전히 장악한 다음에 독점이 됐을 때 가격을 올려서 받아먹는 것"이라며 "그야말로 유인을 다 시켜놓고 가격을 올린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거는 아주 독과점 행위 중에서도, 독과점의 어떤 부정적인 행위 중에서도 아주 부도덕한 행태"라며 "여기에 대해서는 반드시 우리가 조치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참모들에게 지시했다.
이어 은행을 향한 강한 경고가 계속됐다. 한 수산물 제조 중소기업인이 13% 대출 금리를 5.5%로 대환대출했지만 일본 원전 오염수 방류 사태 이후에 여전히 은행 대출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호소했다.
사연을 들은 윤 대통령은 "우리나라 은행들은 갑질을 많이 한다"며 "왜 그러냐 하면 그만큼 우리나라의 은행 과점 상태, 이것도 일종의 독과점이다. 그러고 앉아서 돈을 벌고 그 안에서 출세하는 것이 그게 문제이지 실제로 은행에서 보시라. 은행에서 저 기획 부서에 있는 사람들이 다 (승진해서) 올라가지 일선에 영업한 사람들을 간부로 최고위직에 잘 안 올려보낸다"고 했다.
이어 "그만큼 은행이 정부 기관처럼 돼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 이거는 근본적으로 우리나라 은행의 독과점 시스템을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지 간에 자꾸 경쟁이 되게 만들고 이런 일이 없게 만들어야 된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도대체 이런 자세로 영업을 해가지고 이게 되겠냐 그러니까 이 체질을 좀 바꿔야 된다"며 "강하게 우리가 밀어붙여야 된다. 은행의 이런 독과점 행태는 이건 정부가 그냥 방치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저금리 대환 대출뿐만 아니라 어쨌든 이 금리 부담이나 여러 가지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방안 이것을 저희 팀 하고 정말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또 한 청년 직장인은 정책자금 대출(중소기업 청년 전세자금 대출) 금리가 오르는 문제를 지적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정부 각 부처는 정책 자금을 은행들한테 쭉 맡겨 놓는데 다른 일도 바쁘고 하니까 이게 사후 관리가 안 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인 것 같다"며 "금융위가 금감원하고 정부의 이 정책 자금에 대해서 어떤 식으로 지금 이자를 받는지 그리고 왜 올라가는지 사후 관리를 철저하게 해서 특히 중소기업이나 우리 서민, 청년들에게 가는 이 정책자금에 대해서는 이걸로 부당하게 (금융기관이) 이윤을 취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김주현 위원장은 "은행 나름대로 조달 비용도 들고 또 약간 리스크에 따른 손실 부담 이런 것 때문에 금리가 생각만큼 이렇게 낮추지 못하는 그런 한계는 있다"면서도 "그렇지만 저희가 어쨌든 정책 자금을 활용하고 예산을 지원하는 데 있어서는 서민들한테 돌아가는 금리가 최대한 낮아지도록 그렇게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박종진 기자 free21@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박지윤이 파경 원인?…최동석 "억측에 강경 대응" SNS 글 보니 - 머니투데이
- 이동국, 유튜브 돌연 중단 이유…"제작사가 내 이름 팔아 사기" - 머니투데이
- "왜 과거 세탁하냐"…김이나, '3년만 복귀' 김제동에 일침 - 머니투데이
- 전청조, 투자받은 돈으로 남현희에 '10억 펑펑'…벤틀리도 사줘 - 머니투데이
- 지병 없었는데…김태민 리포터, 뇌출혈로 사망 '향년 45세' - 머니투데이
- 50대 국제결혼 더 늘었다…"20대 여성 맞선, 9일 만에 결혼식" - 머니투데이
- "1~4위 SUV가 싹 쓸었다"…그랜저 시대 끝, '국민차' 등극한 차는 - 머니투데이
- "등굣길 김호중에게 1시간동안 맞았다"... 고교 후배 폭로 - 머니투데이
- "김호중, 자숙 말고 구속"…오늘 공연 강행하자 쏟아진 반응 - 머니투데이
- '징맨' 황철순, 주먹으로 여성 얼굴 20차례 '퍽퍽'…또 재판행 - 머니투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