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비FA 다년계약" 심재학 단장, FA 김선빈-고종욱 잔류도 '최우선 목표'
심재학(51) KIA 단장은 1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기존에 있는 선수들(최형우, 김선빈, 고종욱)을 잡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최형우는 다년계약을 생각하고 있고, 김선빈, 고종욱은 FA다. 보통 FA 선수가 우선 협상 대상자이긴 하지만, 조건만 맞으면 최형우와도 빠르게 계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여곡절이 많은 시즌이었다. 올해 KIA는 73승 2무 69패로 5위 두산 베어스(74승 2무 68패)와 1경기 차 6위를 기록,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어느 팀이든 주축 선수들의 부상이 있기 마련이지만, KIA는 유독 그 정도가 심했다. 나성범(34)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다쳐 돌아오더니 개막 두 경기만에 최고의 유망주 김도영(20)이 부상으로 쓰러졌다.
올해도 소크라테스 브리토(31)를 제외한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하며 2년 연속 외인 농사에 실패했다. 3위부터 6위까지 단 5경기 차밖에 나지 않을 정도로 치열한 순위싸움이 진행된 9월 말에는 보름도 안 돼 나성범, 최형우, 박찬호(28)가 차례로 시즌 아웃이 됐다. 그 탓에 KIA가 자랑하는 박찬호-김도영-나성범-최형우 라인이 정상적으로 가동된 것은 144경기 중 58경기(4명이 함께 1군에 등록된 경기 수)도 채 되지 않았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부침이 심하던 KIA를 지탱한 것이 김선빈, 최형우, 고종욱 세 선수였다. 김선빈은 올해 잦은 부상이 있었음에도 119경기 타율 0.320(419타수 134안타) 48타점 41득점, 출루율 0.381 장타율 0.358을 기록하며 꾸준한 안타 생산으로 팀에 득점 찬스를 제공했다. 특히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주장을 맡으면서 타이거즈 프랜차이즈 선수로서 제 몫을 했다는 평가다. 화순초-화순중-화순고를 졸업한 김선빈은 2008년 신인드래프트 2차 6라운드 43순위로 KIA에 입단해 통산 1509경기 타율 0.303(4968타수 1506안타), 32홈런 564타점 691득점 149도루, OPS 0.750의 성적을 남겼다. 이 부분을 높게 평가한 심 단장은 김선빈과 이번 주에 제대로 된 첫 만남을 가진다.
심 단장은 "(김)선빈이와 이번 주에 약속을 잡았다. 짧게 이야기한 것을 제외하고 정식으로 만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몸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시즌 종료 후 가족들과 충분한 휴식을 갖게 했다"면서 "우리 팀 선수니까 잡는다는 전제로 만날 것이고 우선 선빈이가 가지고 있던 생각을 들어보려 한다. 고참으로서 주장으로서 올 시즌을 돌아보다 보면 자연스럽게 FA와 재계약 이야기도 나올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고종욱, 최형우과는 이미 한 차례 만남은 가졌다. 고종욱은 대타로 주로 나오며 7월 11경기 타율 0.389로 차츰 방망이를 예열하더니 후반기 타율 0.314(207타수 65안타)로 맹타를 휘두르면서 나성범, 최형우의 공백을 잠시나마 잊게 했다. 특히 우타자 상대로 타율 0.288(215타수 62안타) 24타점으로 강한 모습을 보이며 경기 후반 KIA 더그아웃의 고민을 덜었다.
시즌 중 이승엽 현 두산 감독을 넘어 KBO리그 최초 1500타점을 달성한 '리빙 레전드' 최형우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시즌 막판 부상을 당하기 전까지 121경기 타율 0.302(431타수 130안타) 17홈런 81타점 64득점, 출루율 0.400 장타율 0.487 OPS 0.887로 나성범 빠진 타선에 무게감을 실어줬다. 특히 불혹의 나이에도 홈런 부문 리그 12위, 순장타율 7위(0.186)로 노익장이 무엇인지 제대로 보여줬다.
다만 최형우와 다년계약에 걸리는 것이 있다면 시즌 막판 당한 쇄골 분쇄골절 부상이다. 수술과 재활에만 약 4개월이 소요돼 스프링캠프 참가도 살짝 빠듯한 상황. 고령의 나이인 만큼 KIA로서도 이 부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심 담장은 "(최)형우가 솔직히 적은 나이는 아니다. 막판 쇄골 부상도 남은 야구 인생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생각해야 한다"면서도 "올해 보여준 기록을 보면 나이에 비해 아직 신체능력이 떨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한다. 또 리더 역할을 하면서 팀 워크에식 측면에서도 굉장히 잘해줬기 때문에 냉정히 판단하면서도 대우는 분명히 해주려고 한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최)형우 자체가 일단 KIA에 남아 여기서 은퇴하고 싶은 생각이 워낙 강하다. 액수나 계약 기간이 정해지지 않았지만, (협상에 있어) 선수의 그런 의지를 반영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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