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세 中企는 아직도 죽을 맛 8월까지 파산 1년새 58% 쑥
"3분기 자금사정 악화" 61%
경남 창원에 본사를 둔 전자부품 제조업체 A사는 최근 파산을 신청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저금리 기회를 노려 사업을 확장했다가 올 들어 경기 침체와 고금리라는 악재가 한꺼번에 덮치면서 자금경색이 심화됐다. A사 대표는 "거래업체가 도산하면서 수억 원에 달하는 매출채권을 회수하는 게 불가능해졌다"며 "금융권 대출로 어떻게든 버텨보려 했지만 이자 부담이 눈덩이처럼 불어나면서 결국 사업을 접게 됐다"고 털어놨다.
수출이 반등하며 경기 회복에 파란불이 켜졌지만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은 여전히 경영난에 허덕이고 있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여파로 한계 상태에 내몰리는 기업이 속출하는 상황이다.
1일 한국은행이 집계한 전국 어음 부도금액 현황을 보면 올 들어 8월까지 어음 부도액은 3조6282억원으로 2015년(연간 4조6361억원)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중소벤처기업연구원에 따르면 법인 파산 접수 건수도 올해 들어 8월까지 1034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6% 급증했다.
특히 수출 최전선에 선 중소기업은 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자금 조달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날 한국무역협회가 발표한 3분기 무역업계 금융 애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반적인 자금 상황이 '매우 악화' 또는 '다소 악화'됐다고 응답한 기업이 전체의 61.4%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7월 같은 조사에서 65.6%의 기업이 악화됐다고 응답한 것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10곳 중 6곳 이상이 자금 조달이 쉽지 않다고 하소연한 것이다.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이유는 고금리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에서 '이자비용이 영업이익과 같거나 초과한다'고 답한 기업은 51.5%에 달했다. 열심히 매출을 올려도 이자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한계기업이 절반이었다는 의미다. 자금 조달의 어려움은 규모가 작은 기업일수록 더 심각한 것으로 조사됐다. 무역협회가 응답 기업을 매출 규모별로 분석한 결과 매출 10억원 미만 영세기업은 70.2%가 자금 조달이 힘들다고 답했다. 매출 10억~50억원 기업은 49.7%가, 매출 50억~100억원인 기업은 31.3%가 자금 조달이 어렵다고 응답했다.
고금리에 따른 부담이 커진 만큼 금융 애로 해소를 위해 '금리 부담 완화'가 가장 필요하다고 답변한 비율은 79%에 달했다.
[양연호 기자 /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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