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용으로 표현한 ASMR···"잠들어도 좋습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공연장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어야 한다.
30여 분이 지나고 나서야 무용수가 한 명씩 나오더니 두 시간이 지났을 땐 공연장에 불이 꺼진다.
일반적인 무용 공연에 익숙한 관객에게 이 공연은 새로운 경험을 준다.
공연은 무용공연으로 표현한 ASMR의 느낌을 준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매트 깐 바닥이 무대이자 객석
관객에 잠드는 경험 선사 '파격'
대학로 극장 쿼드서12일까지
공연장에 들어서기 위해서는 신발을 벗어야 한다. 푹신한 매트가 깔려 있는 넓은 공간 한 켠에 쿠션과 담요를 하나씩 집어들고 자리를 잡는다. 공연 시작 시간이 지났는데 무용수는 나올 기미가 없다.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던 관객들이 하나둘 눕기 시작한다. 30여 분이 지나고 나서야 무용수가 한 명씩 나오더니 두 시간이 지났을 땐 공연장에 불이 꺼진다.
서울문화재단은 지난달 30일 대학로극장 쿼드에서 황수현 안무가의 신작 ‘Zzz’ 현대무용 공연을 프레스콜로 공개했다. 황 안무가는 ‘검정감각’, ‘카베에’ 등의 작품으로 낯선 신체 경험과 새로운 감각을 탐구해 왔다.
일반적인 무용 공연에 익숙한 관객에게 이 공연은 새로운 경험을 준다. 공연이 일반 무용 공연의 틀을 깨기 때문이다. 관객이 공연장에 입장하는 순간부터 다르다. 무대와 객석이 분리되지 않은 채 매트가 깔린 바닥 전체가 무대이자 객석이다. 공연이 진행되는 동안 관객이 조용히 앉아 있어야 하는 것도 아니다. 공연 내 걷거나 앉거나 눕는 등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사전에 관객은 바닥에 누울 수 있는 편안한 옷을 입고 오도록 안내 받는다.
공연은 전체적으로 관객을 잠자는 행위로 인도하기 위해 구성됐다. 공연장부터 검은색 배경에 은은한 조명으로 꾸며졌다. 배경 음악으로 파도소리와 유사한 소리들이 나온다. 무용수가 하나둘 등장하는 건 공연이 시작되고 30여 분이 지난 뒤다. 위아래 검은 옷을 입은 무용수들은 음악에 따라 느리게 관객 주변을 걷는다. 가다 서다를 반복하고 음악에 따라 휘파람도 분다. 무용수 7명이 모두 나와 모이는 듯하다가 흩어지며 누워있는 관객들 사이를 조용히 걷는다. 무용수의 동작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눈꺼풀이 무거워진다. 두 시간이 지났을 무렵 공연장의 불이 꺼지고 어두워지자 잠자는 관객의 숨소리가 들린다.
공연은 무용공연으로 표현한 ASMR의 느낌을 준다. 황 안무가는 이번 공연에 대해 관객이 극장 안에서 지극히 사적인 영역의 ‘잠을 자는 행위’를 해보며 공동의 감각을 구성하는 퍼포먼스에 동참하게 하는 실험이라고 설명한다. 극장에서 잠자며 몸의 경직성을 풀고 타인의 몸을 만나는 경험은 홀로 잠든 시간 속 신체와 기억을 재구성하고 경험을 저장하며 세상과 연결하는 행위를 사회적 행위로 확장시킨다는 의미다. 공연은 11월 12일까지 쿼드에서 볼 수 있다.
김지영 기자 jikim@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별풍선 24억이면 결혼한다”더니…아프리카TV 인기 어마어마하네
- '전청조 선물 다 돌려주고 싶다'던 남현희, '4억 벤틀리' 명의는 본인
- 15년간 MBC '오늘 아침' 꾸준히 진행한 김태민 리포터, 뇌출혈로 사망…향년 45세
- 고교생 독감주사 맞고 '추락'…'병원 5억7000만원 배상해야'
- 타투 쇄골·앳된 얼굴의 전청조…앱서 남자 꼬실 때 쓴 사진
- 잉꼬 부부였는데…'아나운서' 박지윤·최동석, 결혼 14년만에 파경
- '전청조에게 가스라이팅 당했다? 남현희 말 백 번 의심스러워” 이수정 주장
- '햄버거에서 머리카락 나왔잖아'…'자작극' 논란 유튜버의 최후
- 송파경찰서 압송된 전청조…“혐의 인정하냐” 질문에 묵묵부답
- 뇌성마비 승객에 '알아서 내려'…출구까지 기어가게 한 항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