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분절화 “한국 경제 주요 위험 요인”···수출 최대 10% 감소 우려
코로나19 사태와 전쟁을 거치면서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지정학적 분절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같은 변화에 따라 한국 수출도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1일 한국은행에서 열린 한은·대한상공회의소 공동개최 세미나에서 한은은 “글로벌 분절화 흐름이 상당 기간 지속되면서 글로벌 및 우리 경제에 주요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분절화 정도에 따라 수출이 최대 10%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보호무역 문제가 관세·비관세장벽과 같은 경제 영역에 국한되지 않고 안보 등 비경제적 영역으로까지 확대되면서 무역규제가 크게 증가하는 등 전세계 교역 자체가 위축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국은 2000년대 들어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해왔지만, 임금 등 생산비용의 상승과 첨단산업 육성 정책 추진 등으로 생산거점 기능은 약화되고 핵심 원자재·중간재 수출국으로서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주변국에 영향을 주고 있다.
한은이 모형을 통해 분석한 결과 전세계 교역이 분절화하는 현상은 한국 수출에 부정적 영향을, 수출 시장 다변화는 이를 완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선진국이 산업정책 등을 통해 첨단 산업을 중심으로 자급률을 제고하는 ‘제한적 분절화’의 경우 한국 수출은 장기적으로 해당 산업을 중심으로 3% 내외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경제 블록 간 뿐만 아니라 블록 내에서도 보호무역 조치가 강화될 경우 장기적으로 한국 수출이 약 10% 줄어들어 전세계 수출 감소폭 4% 안팎을 크게 웃돌 것으로 예상됐다.
윤용준 한은 조사국 국제무역팀장은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공급망을 확충하는 등 글로벌 교역 환경의 변화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보다 근본적으로는 우리 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한편 이날 세미나에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내년 유가를 84달러 정도로 예상했는데, 90달러 이상으로 오른다면 (물가 등) 예측도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주 기자 runyj@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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