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영남의원 "험지 보내면 피바다"… 이러니 웰빙당 소리 듣는것 [사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영남 스타급 중진 의원들의 수도권 출마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당내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최근 영남 지역구 국민의힘 의원들의 만찬에서는 '수도권 차출론'에 대한 분노가 폭발했다. 한 중진 의원은 "당에서 수도권에 전략 공천을 할 경우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며 "당이 낸 후보를 이기고 영남을 피바다로 만들어버리겠다"고 했다고 한다. 지역구를 버리고 험지에 출마하라는 요구가 마뜩잖을 수는 있다. 하지만 공천 혁신과 자기 희생을 촉구한 혁신위에 '영남 피바다' 운운하며 저항하는 것은 도를 넘어도 한참 넘었다. "실익이 많지 않을 것"이란 게 이들의 주장이지만 속내는 기득권을 내려놓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러니 '웰빙 정당'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것 아닌가.
인 위원장은 1일 국회의원의 동일 지역구 3선 초과 연임 금지 방안을 혁신위 논의 안건으로 검토할 수 있다며 한 발짝 더 나갔다. 그는 "알고 있는데 안 할 뿐이다. 모두가 답을 다 알고 있으니 그냥 하면 된다"고도 했다.
국민이힘이 '영남 일색' 이미지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오래전부터 있었다. 국민의힘 의원 111명 중 절반이 넘는 56명이 영남권이다. 김기현 당 대표(울산 남을)와 윤재옥 원내대표(대구 달서을) 모두 영남이다. 특히 당내 3선 이상 31명 중 16명이 영남권이어서 세대교체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았다. 지금 같은 구조로는 수도권과 청년, 중도층의 지지율을 회복하기 힘들다. 영남권 중진 가운데는 3선 하태경 의원만이 서울 출마를 선언했다.
영남권 중진 차출론에 대해 지도부는 불편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김 대표는 "아이디어 차원으로 보인다", 윤 원내대표는 "언급하는 것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국민이힘이 혁신위를 출범시킨 것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패배 이후 뼈를 깎는 쇄신을 하기 위해서였다. 지지율 바닥이라는 위기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파괴적 혁신이 필요하다. 그런데 험지 출마에 이렇게 저항해서야 무슨 쇄신이 되겠나. 희생 없이는 혁신도, 미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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