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신흥국 증시 … 베트남 '휘청' 인도 '선방'
인도는 디지털 지원정책 기대
글로벌 증시의 부진 속에 대안으로 떠오른 신흥국 베트남과 인도 주식시장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 베트남 증시가 글로벌 고금리 영향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하락세를 면치 못하는 반면, 인도 증시는 약보합으로 선방하는 모습이다.
1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최근 증권 업계에서는 '포스트 차이나'의 대표 수혜국으로 인도와 베트남을 꼽으며 증시 강세를 전망해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두 나라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수익률이 현저한 차이를 보이며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베트남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은 'ACE 베트남VN30(합성)' ETF가 있다. 올 하반기(7월 3일~11월 1일) 수익률은 -8.23%였다. 이 상품은 베트남 VN30지수에 투자한다. VN30지수는 베트남 호찌민 거래소 상장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과 유동성 등 시장 대표성을 갖춘 대형주 30개 종목으로 구성돼 있다. 이 상품의 순자산총액은 지난달 31일 기준 2101억원으로, 올해 초 1375억원보다 700억원 넘게 증가했다.
베트남 ETF의 수익률 하락은 베트남 증시가 전 세계 경제 부진과 국제유가 강세 등 여파에 흔들리는 이머징마켓의 특징에서 비롯한다.
미국발 고금리 분위기가 이어지고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등 중동발 대외 변수에 따라 베트남 경제가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얘기다. 실제로 베트남 증시 벤치마크인 VN지수는 최근 1020선까지 밀려 연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지난달 말에는 베트남 최대 민간기업인 빈그룹이 2억5000만달러 규모의 해외 교환사채(EB)를 발행했다는 소식에 빈그룹주 주가가 일제히 가격제한폭(-7%)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다만 올해 4월 베트남 인구가 1억명을 돌파한 데다 중위 연령이 32세로 젊은 층이 차지하는 비중도 커 여전히 중국을 대체할 곳으로 여겨진다. 특히 애플·삼성전자 등 글로벌 기업들이 베트남에서 스마트폰 공장을 운영하면서 베트남 전자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10%에 육박한다.
베트남과 달리 인도 증시를 추종하는 ETF의 수익률은 약보합으로 선방했다. 인도 니프티50지수를 추종하는 국내 ETF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인도니프티50'의 올 하반기 수익률은 -0.18%였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인도Nifty50도 -0.04% 수익률을 보였다. 니프티50지수는 인도 시장의 대표 지수로, 인도거래소(NSE) 상장 종목 중 유동비율 시가총액 기준 상위 50개를 담고 있다.
TIGER 인도니프티50은 올해 4월 상장한 뒤 1개월 만에 개인 순매수 100억원을 돌파했고, 현재 순자산은 1000억원을 넘어섰다.
인도는 14억 인구라는 거대한 소비시장을 바탕으로 전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로 꼽힌다. 중국을 넘어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구를 보유한 국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인도 정부는 디지털 인프라 구축을 위해 올해 디지털 관련 규제만 4만개가 넘게 대거 폐지하는 등 정부가 디지털 시장 성장을 위한 정책 지원을 쏟고 있다. 백찬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인도는 전 세계 국가 중 긍정적인 경기 전망 등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활발하다. IT·소프트웨어 산업 분위기도 좋다"며 "미·중 갈등 고조로 중국의 입지가 위태로워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도의 입지가 더 커지고 있다"고 밝혔다.
[홍성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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