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로코노미와 MZ소비
최근 식음료 업계 키워드를 고르라면 단연 '로코노미(Loconomy)'라고 할 수 있다. 로코노미는 '지역(Local)'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지역 특산물과 합작한 상품, 서비스를 생산 및 소비하는 경제활동이다.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진도 대파, 제주 감귤, 나주 배, 보성 녹차 등 특장점을 가진 농산물이 많다. 우리 입맛에 맞는 제품 개발을 고민하는 식품 업체에 이러한 특산물은 큰 영감을 제공한다.
필자의 회사는 3년 전부터 '한국의 맛(Taste of Korea)'을 테마로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햄버거를 매년 출시하고 있다. 최근 출시한 진도 대파 크림 크로켓 버거는 출시 일주일 만에 50만개가 팔려 조기 품절됐다. 2021년 출시한 창녕 갈릭 버거 역시 2초에 1개꼴로 팔리는 등 큰 인기를 얻어 올해까지 3년째 여름마다 고객을 만나고 있다. 고객의 큰 호응은 더 많은 양의 원재료 수급으로 이어진다. 최근까지 창녕 마늘 약 130t 이상과 진도 대파 100t가량을 수매했으며, 이는 농가 소득 향상으로 직접 연결됐다. 그뿐만 아니라 농업인들과 타지에 살고 있는 이들의 가족들에게 "우리 농산물과 우리 지역에 대해 더 큰 자부심을 느끼게 됐다"는 말씀을 듣고 있기도 하다. 고품질 농산물로 '버거 맛도 살리고 농가도 살리겠다'는 '한국의 맛' 기획 의도가 제대로 발휘된 것 같아 큰 보람을 느낀다.
지역과 기업의 상생은 이전부터 다양한 형태로 존재해왔지만, 최근 로코노미란 신조어까지 등장하며 상생이 특히 주목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필자는 소위 MZ세대라 불리는 젊은 소비자층에서 일부 단서를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자신의 취향과 가치관 표현에 적극적인 젊은 세대는 사회나 환경 문제를 고려하는 '가치소비' 경향을 뚜렷이 보인다. 지역 농가 상생이란 사회적 가치와 특정 기간에 한정 판매하는 제품의 희소성이 결합해 가치소비를 지향하는 개성 강한 젊은 세대에게 높은 소구력을 갖게 됐다고 본다.
'한국의 맛' 프로젝트는 제품 자체에 대한 인기와 함께 패스트푸드에 대한 인식 변화, 농가 경제 활성화, 지역 홍보 등의 다양한 성과를 냈다고 평가받고 있다. 햄버거뿐만 아니라 나주 배 칠러, 제주 한라봉 칠러, 허니버터 인절미 후라이 등 다양한 제품으로 로코노미 열풍을 이끌고 있다. 물론 그 과정이 순탄치만은 않았지만 지역 농가와 모든 직원의 노력, 고객들의 사랑으로 이뤄진 결과라고 생각한다.
"기업은 이윤 추구를 목표로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필자는 "기업은 '모두'의 이익 추구를 목표로 한다"고 말하고 싶다. 기업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더 나은 사회'를 위해 노력한다면 소비자들이 이에 화답한다는 것을 필자는 경험을 통해 배웠다. 최근 한 조사 결과, 로코노미 식품 구매 경험자가 81%에 달하며, 앞으로 로코노미 식품을 구매해보고 싶다는 응답도 80%에 이르렀다. 한국에 자리 잡은 글로벌 기업으로서 '한국의 맛'을 계속 널리 알리는 한편 한층 더 한국적인 방식으로 고객들과 소통하며 한국 사회 목소리에 귀 기울이도록 노력할 것이다.
[김기원 한국맥도날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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